호주TV에서 갑자기 사라진 앵커우먼의 비극

2007.11.09 13:03:21

호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젊은 미모의 TV 앵커우먼이 뉴스 녹화를 앞두고 실종, 주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 동료들은 물론 호주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비극의 주인공은 평소 명랑하고 매혹적인 여성으로 인기를 모았던 TV 채널10 뉴스의 간판스타인 샤메인 드래건(29) 씨.

그녀는 지난 2일 오후 시드니의 관광명소이며 자살장소로 유명한 동부 해안 왓슨베이의 ‘더 갭‘(The Gap)에서 벼랑 아래로 몸을 던졌다.

드래건 씨는 당일 시드니 시내 피어몬트의 스튜디오에서 공동앵커인 팀 웹스터와 함께 진행할 오후 5시 퍼스(서부호주) 뉴스 녹화를 수시간 앞두고 실종돼 방송사에서 경찰에 신고된 상태였다.

그녀는 갭의 벼랑 끝에 "꽤 오래 동안" 앉아 있는 모습이 행인들에게 목격되면서 그녀의 신변을 우려한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파트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몸을 던져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

퍼스의 크로아티아계 부모 밑에서 자란 드래건 씨는 지난 2005년에 퍼스 5시 뉴스 앵커로 승진한 후 파트너인 경찰 과학수사대 병리학자이자 인디밴드 ‘아담 세드 갤로어‘의 베이스 연주자인 사이몬 슈트러더스 씨와 함께 시드니 시내 인접 서부지역에서 거주해 왔다.

드래건 씨는 사망 하루 전만 해도 스튜디오에서 동료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가 하면, 당일 오전에는 비요크 콘서트 티켓을 구입하는 등 조금도 이상한 낌새를 보이지 않았으나 그동안 내면적으로 우울증과 싸워왔으며 최근 복용하던 항우울제를 바꿨던 것으로 밝혀졌다.

16세 때부터 동갑나기 친구 겸 연인 사이로 지내온 드래건 씨와 슈트러더스 씨는 내년 3월 합동 생일을 기념하면서 깜짝 결혼식을 올릴 계획을 세우고 가정을 꾸미는 이야기를 해온 것으로 전해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샤메인이 용감하고도 은밀하게 우울증과 싸워 왔다"고 밝히고 "투병에도 불구하고 샤메인은 영원한 낙관주의자로서 부정적인 사람이 아니었고 정녕 희생자가 되기를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성명은 그녀가 시드니에 사는 것을 힘들어 했다면서 "퍼스의 가족을 떠나 사는 것을 힘들어 했지만 시드니에서도 각별한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면서 "그녀는 시드니를 즐겼지만 퍼스가 고향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해 향수병이 우울증의 한 원인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가족 친지들은 "그녀의 죽음은 우울증으로 정의되지만 그녀의 삶은 사랑으로 정의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쿠키뉴스(http://ww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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