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등 인터넷 영상, 범죄 선전장 전락 우려

2007.11.08 16:43:56

7일 핀란드에서 한 고교생이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 8명을 사살하는 핀란드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인터넷 영상사이트 ‘유튜브‘에는 ‘요켈라 고등학교 대학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권총을 든 범인의 모습이 붉은 색조로 꾸며진 이 영상에는 범인이 ‘적자생존‘ 등의 말을 들먹이며 자신이 할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난 4월의 버지니아공대 총기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지만 당시 범인 조승희가 방송사에 비디오테이프를 발송한 것과 달리 이번 핀란드 사건의 범인 페카-에릭 우비넨은 유튜브를 악용했다.

영국 더타임스 인터넷판과 로이터통신 등 외국 언론들에 따르면 유튜브 같은 인터넷 영상사이트에 악행이 담긴 영상을 버젓이 게재하는 사례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발생한 영국인 학생 살인사건의 용의자들은 인터넷 공동체 사이트나 블로그에 흉기와 총기를 들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내걸었고 지난 8월 영국 리버풀에서 11세 소년이 살해당한 직후에는 범인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떠돌기도 했다.

영상을 통한 ‘사전 예고 및 유언‘이 주목을 받았던 최초의 사례는 1999년 발생한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사건이라는게 범죄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콜럼바인 사건부터 버지니아텍 사건까지는 범인들이 방송 같은 기성 매체를 동원하려 했던데 비해 요즘 범죄자들은 단기간에 빠른 전파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 마이크 베리 박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5~50년 전만 해도 범죄자들이 편지를 썼지만 이제 그들은 종이와 펜 대신 유튜브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베리 박사는 이런 현상이 "모방 범죄를 양산한다기보다는 뭔가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같은 매체를) 새로운 통로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1996년 스코틀랜드에서 교사와 학생 17명을 살해한 범인이 영국 여왕과 정치인 등에게 편지를 보낸 사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의 이언 브라운 명예연구원도 유튜브가 이번 핀란드 사건의 동기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사법 관리들은 이처럼 인터넷을 악용하려는 범죄자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제퍼슨 카운티의 스티브 젠슨 검사는 더타임스를 통해 콜럼바인 사건의 범인들이 영상을 만든 이유를 "일종의 우상이 되고 싶어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영상의 유포는 범인들의 목적을 달성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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