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석방 김지나.김경자씨는 누구인가

2007.08.14 10:04:49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뒤 26일만인 13일 밤 처음으로 석방된 김지나(32)씨와 김경자(37)씨는 지난달 31일 알자지라방송이 공개한 영상에 히잡을 두른 초췌한 표정으로 함께 나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평소 척추질환을 앓아온 김지나씨는 지난달 13일 아프간으로 출국할 때 진통제를 가지고 떠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에 따르면 1남1녀 중 막내 딸인 김씨는 서울에서 중.고교를 나온 뒤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대학 전공은 가정관리학이지만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지 아동심리학을 부전공으로 이수했다.

쾌활한 성격에 눈물도 많았던 김씨는 2005년에도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왔으며 이번 아프간 봉사활동 기간엔 대학 부전공을 살려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봉사를 맡았다.

대학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던 지나씨는 학원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후 애니메이션 관련 회사를 3-4년간 다녔다.

2-3년 전부터 전문대학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강사로 일하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자신의 직업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왔다.

지나씨는 출국 전 허리가 아프고 눈도 많이 충혈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나씨는 아프간으로 떠날 때 진통제 1주일분을 지니고 출국했으며 가족은 피랍 후 우리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건강상태를 반영하듯 지나씨의 미니홈피에는 "몸이 안 좋은 가운데 (아프간으로) 떠납니다. 팀원에게 짐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려져 있다.

오빠 지웅(35)씨는 "아프간에 가기 전에 허리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 갔다"며 "장거리 이동이 많은데 도움을 주려고 갔다가 오히려 짐이 될까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지웅씨는 "성격이 쾌활하면서도 눈물이 많았고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선 책임감이 강해 뭐든 끝까지 추진하려 했다"며 "그런 성격 때문에 (아프간 출국을) 말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지나씨와 함께 석방된 김경자씨는 지난달 29일 일본 NHK방송이 고 심성민씨와 김지나.이지영씨의 육성을 공개할 때 이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유독 경자씨의 목소리만 나오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경자씨는 이어 지난달 31일 알자지라 방송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히잡을 두른 초췌한 표정으로 피랍 13일만에 얼굴을 드러내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

경자씨는 평소 기관지 등 호흡기가 좋지 않았으며 피랍자 가운데 비교적 나이가 많아 현지 적응과 혹독한 억류생활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1남2녀 중 둘째 딸로 광주시 오포읍에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경자씨는 봉사활동을 떠나면서도 행여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행선지를 ‘아프간‘이 아닌 ‘두바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분야 벤처기업에 근무하면서 모 대학원 사회복지학 과정에 다니던 경자씨는 휴가를 내고 아프간 봉사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동안 샘물교회에서 유치부 교사로 활동했고 봉사활동 때마다 맏언니 역할을 자처하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등 이타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지인들은 말했다.

어머니 박선녀(62)씨는 피랍 후 "가족을 안심시킨다며 애써 거짓말까지 했는데...무사히 돌아오기만 바랄 뿐"이라며 울먹여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경자씨의 언니(39)도 "지난 해에도 두바이에 간다고 했는데...그 동안 잘해 주지 못한 게 뼛속 깊이 사무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자씨의 가족은 피랍사태 발생 후 광주 집을 거의 비웠으며, 어머니와 오빠는 분당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가끔 들렀으나 석방 때까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내 한 언론은 지난 2일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군의 수색작전을 피해 김지나, 김경자, 이지영씨 등 3명을 파키스탄 인근 팍티카주로 옮긴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김지나씨와 김경자씨가 석방됨에 따라 지난달 31일 알자지라 방송 영상에서 얼굴이 함께 공개된 임현주, 한지영, 유정화, 이정란, 안혜진씨 등 나머지 피랍자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