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사태 장기화 우려..정부 외교력 시험대

전문가들 "인질사태 장기화국면..고차원 협상전략 필요"

2007.08.07 13:42:02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두 정상이 6일 한국 인질을 억류중인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기로 합의함에 따라 탈레반의 극적인 태도변화가 없는 한 이번 인질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조지 부시, 하미드 카르자이 두 대통령은 특히 6일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인질석방 협상과 해결책 마련은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시켜 나갈 수 밖에 없게 됐으며,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부는 그러나 인질사태와 관련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간 `양보불가‘ 합의와는 무관하게 지금까지 기울여온 인질석방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적신월사(赤新月社: 이슬람권의 적십자사) 등 국제적으로 명망있고 이슬람권에서 존중받는 비정부기구(NGO)의 중재와 안전보장을 전제로 한 대면접촉을 탈레반측에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탈레반 무장세력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인질 추가살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탈레반이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하고 나설 지 주목된다.

한미 양국과 아프간 정부는 인질 구출을 위한 직접적인 군사작전은 가급적 배제한다는 입장이어서 소모적인 협상만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부시, 카르자이 두 대통령은 탈레반이 한국인 21명을 인질로 억류하고 있는데 대해 어떠한 ‘보상(quid pro quo)‘도 있어서는 안되며, 탈레반은 야만적이며 이번 일로 더 대담해져선 안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밝혔다.

두 정상은 그러나 이날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인 인질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탈레반이 한국 인질사태를 부각시켜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점을 의식한 듯 철저한 무시전략과 강도높은 비난전을 구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무고한 생명을 인간방패로 이용하는 것은 바로 탈레반"이라면서 "탈레반은 냉혹한 살인자들이며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심이 전혀 없다"고 강도높게 비난했고,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이 이미 패배한 세력으로 아프간 정부에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며 탈레반을 ‘겁쟁이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회담에서 예상했던 결과가 그대로 나왔다"면서 "인질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던 아프간 정부와 미국이 양보불가 입장을 공식 확인함에 따라 이제 인질사태는 장기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지난 1979년 이란 과격파 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에 난입한 후 미국인 인질 52명을 붙잡고 총 444일간 팔레비 국왕 신병인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협상으로 해결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인 인질사태도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또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확고한 입장 정리로 한국 정부와 탈레반 양측이 모두 딜레마에 빠진 느낌"이라며 "특히 인질협상에 나서야 할 한국 정부로서는 탈레반을 상대로 한차원 높은 협상전략을 전개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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