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탈레반 한국인 인질사태 개입할까>

협상개입보다 외교적.군사적 지원에 치중할 듯

2007.08.02 13:19:14

국내 정치권 및 인권단체들이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겨냥한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미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 지 주목된다.

탈레반이 억류중인 인질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아프간 정부가 수감하고 있는 탈레반 `포로들‘을 풀어주는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어 미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 관계자들이 인질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 및 아프간 정부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한국인 인질문제가 오는 5.6일 회담을 갖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고 언급, 그 의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중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일 한국인 인질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 및 아프간 정부와 아주 긴밀히(very closely) 협력하고 있다"면서 "인질들이 즉각 석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그동안 탈레반측에 한국인 인질석방을 촉구하면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힐 차관보의 발언도 지금까지의 입장에서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또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5.6일로 예정된 미.아프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과 관련, "한국인 인질문제가 우리의 최대 관심사들 중 하나"라면서 "이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지만 두 지도자의 관심사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아프간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그동안 `테러범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반미 감정이 강한 탈레반을 자극하는 것을 우려해 인질사태 초기에 한국과의 공개적인 협력보다는 `물밑공조‘에만 역점을 둬온 미국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예측도 제기됐다.

미국이 전통적인 한미동맹과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을 한국이 적극 지원해온 점 등을 감안해 기존의 원칙적이고 강경한 태도에서 벗어나 지난 3월 이탈리아 기자 납치 때처럼 `융통성‘을 발휘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더욱이 미 행정부 당국자들의 이같은 언급이 정치권 일각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에 특사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국내 5개 주요 정당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 의회 및 행정부의 주요인사들을 만나 미국 정부의 협조를 촉구할 예정인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국내 정치권 일각 및 인권단체들이 희망하는 대로 미국이 탈레반과의 협상에 즉각 나서거나 인질석방의 조건으로 탈레반이 요구하는 대로 아프간 정부의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예상하는 것은 현재로선 섣부른 기대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테러범들에게 양보를 하면 궁극적으로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인질범이나 테러범들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게 지난 수년 간 미국의 일관된 정책"이라면서 "우리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못박은 것이다.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가 맞교환되는 것을 묵인하거나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아프간 정부가 이탈리아 기자 석방을 위해 탈레반 수감자와 교환했을 때 이를 강력히 비난했었고,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예외적인 조치‘라며 미국측에 해명했었다.

케이시 부대변인도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인질의 안전한 석방에 관심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탈레반과의 협상에 미국이 직접 나서거나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는 것을 허용 또는 묵인하기보다는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탈레반에 대해 외교적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또 아프간 정부가 인질구출작전에 나서고 한국이 이에 동의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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