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교통소통과 에너지절약을 위해 점멸신호 체제로 전환하면서 시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점멸신호 운영'은 경찰이 추진하는 '교통체계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나 주말, 공휴일 등 차량통행량이 적은 시간대에 실시된다. 이때 차량신호등은 황색등 또는 적색등으로 점멸되며 보행자 신호등은 소등된다.
청주에서는 모두 403곳의 점멸신호등이 있으며 이중 102곳은 24시간 동안 점멸신호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불필요한 신호대기를 줄이고 교통법규경시 풍조를 줄이기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라며 "교통소통원활, 에너지절감 등의 사회·경제적인 비용절감효과가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 정책에 대해 "보행자안전은 무시하고 차량소통만을 생각한 반쪽짜리 정책"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청주 주성고등학교 앞 도로는 밤 11시만 되면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꺼져 자율학습을 마친 고3학생들은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현창 기자
청주 주성고등학교 정문 앞 도로는 밤 11시만 되면 횡단보도 신호등이 꺼지고 차량신호등은 황색등으로 점멸된다. 문제는 이 시간이 고3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마치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자습을 바치고 나온 학생들은 불 꺼진 횡단보도 앞에서 우왕좌왕하다가 무단횡단을 일삼고 있다.
본보취재결과 청주지역 고등학교 앞에서 야간 점멸신호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주성고와 청주고, 일신여고, 충북예고, 서원고 등 12곳이었다.
이 학교의 고3학생들은 밤만 되면 횡단신호 없이 길을 건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학생 오모(18·고3)양은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시간이면 학교 앞은 시내버스와 학원버스로 뒤엉켜 아수라장"이라며 "차량은 많은데 신호등 불이 꺼져있어 길을 건너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학부모 안모(50·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씨도 "차가 빨리 가는 것만 생각하고 길 건너는 시민 안전은 배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최소한 학교 앞 신호등은 자정까지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