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30분 충북지방병무청 2층 면접실 앞 대기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지원자들이 의자에 앉아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앳된 얼굴에서 초조한 기운이 감돌았다.
지난달보다 지원자가 절반이하로 줄은 탓에 대기실은 다소 썰렁해 보였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해군 사고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잠시 뒤 해군대학 소속 소령 한 명과 원사 한 명이 면접실로 들어갔다. 소령은 오늘이 첫 면접이라고 했다.
19일 충북지방병부청에서 실시한 해군병 면접에 참가한 지원자가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날 모두 10명의 지원자가 면접에 응시했다.
이날 면접은 3개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조가 면접실로 들어가자 남은 사람은 심호흡을 하며 애써 긴장을 외면했다.
대기실의 한 지원자는 "군 입대하는 것이 이렇게 떨릴 줄 몰랐다"며 "원해서 온 만큼 꼭 합격하고 싶다"고 했다.
면접실로 들어가는 지원자의 손에는 고등학교 생활기록부가 한 장씩 들려있었다. 병무청 관계자는 "면접관이 생활기록부의 출결사항 및 성적, 봉사활동 등의 자료를 참고한다"며 "이 중 성실하게 군생활을 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출결사항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면접관은 20~30분 동안 돌아가며 성장배경, 자격사항, 지원동기 등을 물었다. 예전 같으면 단순히 '배를 타고 싶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지만 "대학 전공을 살리기 위해 지원했다"는 대답이 주를 이뤘다.
면접을 마치고 나온 김영배(19·청주시 흥덕구 성화동)군은 "전기전자공학 전공을 살려 해군 전기병으로 가고자 지원했다"며 "주변 친구들은 안전사고가 적은 공군을 가라고 했지만 해군을 가기로 한 마음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침몰사고로 해군 가기가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차피 군 입대 자체가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것 아니냐"고 웃으면서 답했다.
이날 면접을 진행한 소령은 "해군은 군함이 운용되는 특성 상 전기, 기계, 기관, 중장비 등의 전공자가 많이 필요하다"며 "요즘 해군 입대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 못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정예요원을 선발, 해군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