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고이 잠든 양 침묵하는 성덕대왕신종이다. 장중한 기품을 간직하고 있지만 잔혹한 전설을 안고 있다. 수많은 이가 범종을 찾으나 종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없을 듯싶다. 비극의 종(에밀레종)이라 불려 종은 서러운 묵언을 고집하는지도 모른다. 시도 때도 없이 범종의 모습을 보고자 경주로 달려가는 건 내 위치에선 무리다. 얼마 전 한나절 걸려 종각 앞에 설 기회가 주어진다. 손을 내밀어 종의 몸을 어루만질 순 있으나 정작 종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 성덕대왕신종의 육중한 몸통과 소리가 따로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도 뜬금없는 소릴 한다고 눈을 치켜뜰지도 모른다. 범종을 재현한 종박물관이 충북 진천에 존재한다. 종소리를 듣고 보고 만지고 종을 직접 다룰 수 있는 곳이다. 종의 변천사와 문화, 특히 남다른 한국의 종을 탐구할 수 있어 좋다. 우리 고장에 종의 진가를 알리는 명장이 있어 자랑스럽다. 나는 괜스레 마음이 헛헛해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나, 심금을 울리는 종소리가 그리워질 때 박물관을 이따금 찾아들곤 한다. 종박물관은 버튼 하나로 시대별 종의 역사와 종소리를 구분한다. 세계 여러 나라 종을 비교하여 들을 수도
[충북일보] "채소를 뜨거운 물로 씻으면 더 신선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흔히 채소는 차가운 물에 씻어야 신선도가 유지된다는 믿음이 있다. 그 상식을 뒤집은 사람이 있다. 바로 '기적의 50도 세척법'을 제안한 히라야마 잇세이(平山一政)씨다. 그가 출판한 '기적의 50도 세척법'이 일본에서 단연 화제를 몰고 왔다. '음식물이 아주 뜨거운 물에 잠겨서 불으면 그 조직은 복원되지 않고 불어서 흐물어져 버린다. 하지만 50℃ 물이라면 채소의 세포막이 손상되지 않아 식재료의 탄력이 유지된다. 열 충격으로 인해 흡수된 수분은 세포 사이로 무리 없이 고루 퍼져나가 채소가 오히려 더 신선한 상태가 된다. 또 온도를 잘 맞춰서 씻으면 탄력 있는 단단한 상태가 되어 그 후의 조리 과정을 거치면서도 고유의 맛을 잃지 않는다.' 히라야마 잇세이의 책 '기적의 50도 세척법(산소리刊)'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은 KBS2 '생생 정보통'과 '올리브쇼 2014'를 통해 한국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기적의 50℃ 세척법'은 이러한 50℃ 세척을 비롯해 저온 찜을 하는 방법까지 온도를 조절해서 식재료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채소는 찬물
[충북일보] 영국과 프랑스의 어린이도서관을 둘러보며 각인된 생각은 외형적 환경보다 분명한 교육철학과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복지의 중요성이었다. 기본적 삶이 보장된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그렇지 못한 삶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모두에게 기초생활의 일상이 보장되어 있다면, 자신의 적성대로 행복한 삶을 꾸려가지 않을까. 방과후, 우리나라 어린이도서관을 가보면 우리의 교육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이들은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모두 학원으로 가버리고 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어린이도서관을 채우고 있는 것은 부모 손을 잡고 온 미취학 아동들뿐이다. "사교육에 매달리지 않고 학교수업만으로 충분한 교육환경이면 좋겠다. 아이들이 하교 후 편안하게 도서관과 주변 자연환경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으련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가. 남들은 다 학원을 보내는데 나만 자유롭게 아이를 놔두면 경쟁세상에서 뒤처지는 느낌이라 어쩔 수 없다. 그러다보니 최소한 2~3군데의 학원을 보내야 마음이 놓인다." 내년이면 1학년 취학을 앞 둔 한 어머니의 말이다. 독서의 가치는 충분히 알면서도 경쟁사회의 세태에 동참해야 하는 부모들과 아이들은 이 시대의 슬픈
[충북일보] 신선이 노닐던 선국암에서 바둑의 신(神)들인 김인 국수와 유창혁 왕위가 뜻 깊은 기념대국을 둔다. 내달 19일부터 20일까지 충북 괴산군 칠성면 갈은구곡 선국암(仙局巖)에서 '제1회 선국암 바둑한마당'이 열린다. 신선이 두던 선국암에 입신(入神)의 경지에 오른 두 기사가 수담을 나누니 제격인 셈이다. 흔히 바둑에서 9단에 오르면 입신(入神)이라는 칭호를 준다. 선국암은 글자 그대로 '신선들이 바둑을 두던 바위'란 뜻이다. 괴산이 자랑하는 갈은9곡 중, 마지막 9곡이 자리한 선국암은 바위 위에 바둑판과 함께 양모서리에 움푹하게 바둑돌을 담는 구멍 두 곳이 있다. 바둑판 네 모서리에는 사노동경(四老同庚 : 4명의 동갑내기 신선)이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바위 정면에는 선국암이라고 음각되어 있으며 상단부에는 옛 선현이 남긴 시구가 새겨져 있어 멋진 풍취를 자아낸다. '옥녀봉 산마루에 해가 저물어 바둑을 못 끝낸 채 집으로 돌아갔네.이튿날 날이 밝아 다시 와 보니흰 꽃 검은 꽃이 돌 위에 피어있네.' 먼 옛날 4명의 동갑인 친우들이 청산유곡 맑은 계곡에서 바위에 새겨진 바둑판에 주거니 받거니 흰 돌과 검은 돌을 나누면 유구한 삶의 꽃이 피었으리. 그
[충북일보] '지구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그의 책에 나오는 소제목처럼 김선영 작가도 소설로써 '청소년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이 아닐까.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청소년문학부문에서 20만부 판매를 기록, 당당히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라섰다. 그에 그치지 않고 다시 '미치도록 가렵다' '특별한 배달'이 연이어 출판되면서 문학계는 충북 청주 출신 김선영(50) 작가를 주목하고 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2011년 제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 공모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힘을 가진 작품이란 극찬을 받으며 당선되었다. 이 책이 부산시 독서능력 경진대회 선정도서, 서울시 교육청 추천도서,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부천시 올해의 책, 제천시 올해의 책, 장성도서관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올해의 책, 의왕 도서관 '2015 책 읽는 창원의 책' 선정도서, 고2 문학 교과서(해냄 에듀)에 수록되면서 그는 작가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청주시는 2015 하반기 '책 읽는 청주' 대표도서로 '시간을 파는 상점'을 선정했다. 지난 26일 수요일 오전, 금천동의 한 북 카페에서 작가를 만났다. 창가에 자리 잡자 제일 먼저 햇살이 도르르
저자 박영숙씨는 미래연구 싱크탱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한국지부인 유엔미래포럼 대표. 주한 영국, 호주대사관에서 29년간 근무했다. 매일 수천 개의 신기술 관련 보고서를 읽고, 국제적인 미래예측전문가들과 몇 시간씩 온라인 토론을 하며 해외의 미래예측을 국내에 누구보다 빠르게 소개한다. 박대표가 운영하는 뉴스포탈 인데일리(www.indaily.co.kr)를 통해 미래예측과 신기술에 대한 세계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결혼 초 미국인 남편과의 해외여행에서, 제 각각 철에 맞지 않아 보이는 다양한 옷차림으로 활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이 때 던진 남편의 한 마디, "당신은 빨리 one-textbook country (획일적인 단일 교과서 국가)의 틀을 벗어나야 나랑 살 수 있어"에 새로운 눈을 떴다. 인구야말로 국력이라고 생각하고, 남의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야말로 정말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해 한국수양부모협회를 창립해 20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미래의 대안이 될 메이커센터를 경북 김천에 세우는 등 메이커운동을 펼치고 있다.- 누구에게나 일거리가 있던 자급자족 시대로부터 회사에 고용되는 일자리 시대를 거쳐, 다시 '고용되지 않은 개인'의
[충북일보=청주] '9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에서 이인화 작가(도예)가 작품 '감정의 기억'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1년 7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에서 금상을 차지했던 이 작가는 4년 뒤,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작품을 승화시켜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작(作) '감정의 기억'은 불투광성과 투광성의 백색소지를 이용, 마블링 및 물레성형 후 얇게 깎아 재료의 특성과 빛을 혼합한 뜻밖의 의외성을 표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브릿지 기법을 사용해 종이조각의 입체감을 살려낸 홍재경 작가(종이공예)의 '생명, 흙으로부터'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캐비넷을 통해 모호한 크기의 층들이 공간과 조화를 이루도록 공학적으로 설계한 데이빗 게이트(David Gates, 영국)의 '약간 열린 문'이 각각 금상을 수상했다.또한 강민행 작가(유리)의'Blooming', 배세진 작가의'고도를 기다리며', 샹스완 린(Tsang-Hsuan Lin, 대만)의 '位移(위이)' 등이 각각 은상을 수상했다.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은 에비 에이메스버리(Avi Amesbury)는 "올해 공모전에서는 많은 설치작업과 실험적이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며 "역사적으로 전통적으
[충북일보] 한양 선비들도 19세기에'웰빙'을 즐겼다. 풍족한 생활을 바탕으로'어떻게 살아볼까·'고민했다. 서울의 유한 계층 선비들은 꽃을 키우고 정원을 조성하여 완상(玩賞)하기도 했다. 골동품과 책 수집, 심지어는 앵무새 등 조금은 특별한 애완동물도 키웠다. 그 당시 웰빙 붐을 '벽(癖)'이라고 부르며 각종 마니아들이 탄생했다고 전한다. 앵무새 키우기가 무엇보다 행복한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과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어엿한 재테크의 수단이 되고 있다. 3년째 앵무새를 키우는 최돈섭(55)씨는 "앵무새는 사람과 소통하듯 말을 잘 한다. 동물과 실제로 말을 주고받는 재미는 삶을 풍요롭게도 한다."며 "5년 전에는 앵무새를 잘 키워 분양하면 직장생활 부럽지 않다는 말도 있었다. 앵무새와 함께 하는 삶에 여유가 있고, 부화시켜 분양을 하면 수입도 짭짤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라고 말한다. ◇금강앵무새 수명 30~70년, 분양가 소형 300~600만원 처음 취미로 시작했던 앵무새 키우기가 이제는 부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집에 들어가자 천지가 새소리다. 일제히 외치는 함성소리처럼 요란했다. 앵무새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 밝은 황색에
[충북일보] 일본 문학계의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항용 재즈 리듬이 흐른다는 평을 듣는다. 그런데 영화에도 박자와 리듬이 있다는 걸 '베테랑'을 보고 알았다. 인간 서사의 가장 근원적이고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뻔한 이야기가 식상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선인과 악인이 서로 왈츠를 추는 것과도 같은 경쾌한 균형감각 때문이었다. 여기에 적절한 코미디, 액션 등은 이야기의 표층을 더 바삭하게 구워내 영화를 보는 내내 감칠맛을 더해 주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그렇다. 여기서는 '가오'라고 해야 한다. 순화된 용어는 아니지만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지극히 상식적 윤리감각을 가진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불의와 담합하려는 동료 형사에게 이렇게 일갈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가오'는 그에게 형사라는 직무에 부여된 책임감이자 자긍심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고귀한 명예인 것이다. 그는 범인을 잡는 현장에서도 춤을 추는 푼수기 넘치는 형사이자 집에서는 아내에게 타박받는 평범한 가장이다. 잠든 아들에게 뽀뽀 세례를 퍼붓고 대출 이자 때문에 고민하는 소시민적 모습으로 우리 이웃에 섞여 있을 듯한 연대감을 자아낸다. 어찌보
[충북일보] 제11회 농촌우수마당극 큰잔치가 ㈔예술공장 두레 야외공연장(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광암리 79-2번지)에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저녁 6시30분 열린다.'사람 사는 세상, 함께 하는 예술'을 기치로 내건 이번 마당극큰잔치는 문화예술로 농촌과 도시의 가교 역할을 하는 행복한 주민참여축제다. 저녁 무렵 당도하면 맛있는 밥이나 국수를 먹을 수 있고, 공연 중간 닭튀김도 주는 푸근한 시골 인심은 덤이다. 공연장 근교에는 프리마켓 형식의 장터도 열린다. 농촌우수마당극 큰잔치는 2005년을 첫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공연과 문화행사로 명실상부한 충북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연은 21일 오후 6시 개막고사를 시작으로 풍요를 기원하는 굿판이 가을이 오는 들판에 울려 퍼진다. 행복한 사흘 저녁의 관람 포인트를 살펴본다. ◇ 첫째 날 / 21일(금) 처음 문을 여는 판굿은 본래 마당에서 수많은 농악수들이 이리 저리 움직이며 악기를 연주하는 형태다. 이번 판굿은 네 사람의 악사가 머리에는 상모, 몸에는 악기(꽹과리, 징, 장구, 북)를 메고 다양한 장단을 연주하며 춤을 춘다. 이어 열리는 춤패 너울의'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은 춘하추
- 이 책의 핵심주장을 요약한다면"공자의 사상이 18세기까지도 마녀화형과 파문, 분서(焚書)가 주름잡던 유럽을 깨워 근대유럽을 창조한 계몽주의의 뿌리이자 정체라는 것이다. 볼테르, 라이프니쯔, 루소, 케네, 흄, 애덤 스미스 등 18세기 유럽 최고 지식인들에 미친 공자의 영향을 문헌고증을 통해 밝혔다. 계몽주의 대가들은, (흔히 계몽주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여겨지는) 그리스철학보다 공맹사상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고, 심지어 공맹사상을 바탕으로 그리스 철학을 탄핵했다."- 계몽주의 대가들이 공자철학에서 받은 영향을 입증할 근거들이 어떤 것인가"대표적 계몽철학자 볼테르는 『국민의 도덕과 정신에 관한 평론』, 『철학사전』 등에서 공자의 사상을 그리스 철학이나 기독교 교리보다 높게 다뤘다. 중농주의 경제학의 창시자 케네는 마지막 저작 『중국의 전제주의』를 통해 자기 이론의 바탕에 공맹철학이 있음을 집약적으로 드러냈다. 이 외에도 라이프니쯔, 볼프 등 계몽주의 대가들과 공자사상과의 연관성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 공맹사상(孔孟思想)의 핵심을 공감도덕론(共感道德論)으로 해석했는데"공자는 인애(仁愛), 측은지심, 연민 등 천성적인 공감감정을 도덕의 실마리로 봤고,
[충북일보=청주] 화합을 상징하는 연리목과 연리지 두 그루가 지난 17일 우암산 등산로에서 최돈섭(대성동·55)씨에 의해 발견됐다. 그의 안내에 따라 청주향교에서 우암산 정상으로 오르는 산길 중턱에 이르자, 산길 양 옆으로 두 그루의 연리목과 연리지가 호위하듯 마주보고 있었다.산길을 오르던 이옥순(탑동·62)씨는 "20년 동안 이 길을 오갔지만, 연리지의 존재를 연리목과 몰랐다. 그동안 눈에 띄지 않다가 산길 양 옆으로 두 그루나 발견됐으니 상서로운 징조"라며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청주시가 이번 기회에 시민들 화합의 쉼터로 만들면 우암산의 명물이 될 것"이라며 두 그루의 연리목과 연리지를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연리목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을 말한다. 연리지는 서로 다른 나뭇가지가 맞닿아 결이 통해 하나로 된 나뭇가지다. 둘 다 매우 희귀한 사례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이번에 발견된 연리목과 연리지의 수종(樹種)은 상수리나무와 오리나무다. 두 나무를 발견한 최씨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만나는 경우와 같은 뿌리지만 줄기가 중간에서 다시 만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며 "두 나무에서 두
[충북일보] 대한민국 TV는 요즘 바야흐로 '셰프'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널마다 이들이 활약하는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하지만 한국인이 유독 사랑하는 칼국수를 잘하는 셰프는 아직 TV에서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칼국수 명인으로 이름난 스님이 있다. 바로 청주시 흥덕구 석소동에 자리 잡은 구룡사 지운 주지스님이었다. 입추가 지났지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정오 무렵, 경부고속도로 청주 IC 맞은 편에 난 작은 길을 따라 산으로 오르니 사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구룡사였다. 92년, 지운 스님은 해인사 약수암에서 22세에 출가했다. "꽃다운 나이에 출가했다?" "꽃다운 나이니까 출가했지." 선문답처럼 웃는 스님은 그저 부처님 사상이 좋았다고 했다. 유난히 칼국수를 잘 하는 스님의 음식이력에도 그 불교 사상이 녹아 있었다. "천지만물 중 가장 귀한 것이 인간인데 인간을 지탱하는 음식 또한 성스러운 것이다. 어렵던 시절 칼국수는 한 사람이라도 더 먹일 수 있는 나눔의 양식이었다. 하늘이 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밀면 한 그릇이라도 더 낼 수 있었다." 스님은 특별할 것 없다고 손을 내젓지만, 스님들이 이구동성 최고라고 추천하는 '스님 칼
[충북일보] "비록 가시나무라 해도 핀 꽃은 아름답고, 더러운 못에 핀 연꽃일지라도 향기는 더욱 좋더라." 청주 출신 독립운동가 손병희 선생이 남긴 시 구절이다. 혹독하고 암울한 시절에 꽃피운 이 땅 독립투사의 삶은 가시투성이같이 험난해도 향기 짙은 연꽃의 삶이었다. 본보는 창간특집으로 지역 최초,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올해 2월부터 일찌감치 우리 고장 독립지사들을 조명하고 있다. 충북 지역의 독립지사는 모두 433명으로 그 중에서 독립장 이상을 수여한 분들을 우선 대상으로 했다. 이미 연재된 내용 중에는 손병희 이상설 신규식 등 익히 알려진 분도 있으나 앳된 18세, 일제 항거에 몸을 던진 권용일 선생처럼 대부분 약관의 나이를 전후하여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청수한 이마 아래 맑은 눈빛의 소년시절부터 거친 풍파의 장년을 거쳐 흰 수염을 늘어뜨린 팔순 고령에 이르기까지 그 독립에 대한 지조와 애국의 의기는 삶을 놓는 순간까지 꺾이지 않았다. 우리 고장 독립지사들의 면모는 다양하다. 언론인, 목사, 한약방업자, 농민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의병선봉장이나 의열단 단원, 임시정부요인, 준열한 애국관의 교육자 등으로 변신하여 치열한 독립 열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충북일보] "과거의 상처는 기성세대가 해결하고, 향후 건강한 미래를 이끌어갈 양국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상호 화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지난 3일 한낮 더위가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환갑을 넘긴 일본인 한 명이 청주를 찾았다. 일본 사가북고등학교 지리역사교사인 구가 이치로(60)씨다. 그는 청주외국어고교 강성호 교사와 메일을 통해 우정을 나누며, 한일 양국의 미래를 다지는 길을 모색해왔다. 고심 끝에 추진한 첫 행사가 수학여행을 통한 학생들의 교류와 교사들의 상호 방문수업이었다. 학생들은 직접 양국의 학생들을 만나고, 교사들은 상호 공동수업을 진행하면서 서로를 더 알아가고자 했다. 작은 출발이지만, 한일우호협력을 위한 소중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그들은 믿었다. 강성호 교사는"구가 교사는 지난 4일 한국외고에서 수업을 진행했고, 나는 12일 일본 사가북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미래의 주역이 될 양국 청소년들에게 객관적인 역사의식과 열린 사고를 주고 싶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서로 믿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4박5일간 청주외고 학생들이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기
[충북일보]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평소 흔하던 것도 막상 구하면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속담이다. 개똥쑥도 그렇다. 과거에는 개똥처럼 흔히 볼 수 있어 '개똥쑥'이라 불렸지만, 산업화 이후 환경오염과 생태환경이 변하면서 이제는 보기 힘든 귀한 약초가 됐다. 개똥쑥은 오래전부터 이질이나 소화불량 등에 민간요법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기존 항암 치료제의 1천2백배에 달하는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산과 들에서 채취를 하는 바람에 야생 개똥쑥은 자취를 감추었다. 메디컬 푸드 모병수(50) 대표는 "고지가 높은 상당산성에서 자라는 개똥쑥은 천연의 약초다. 당뇨와 고혈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해서 친구의 소개로 재배를 시작했다. 무(無)농약으로 완전한 유기농재배를 실현하고 있다." 라며 "지금은 유명한 다음생식 등에서 판매요청이 쇄도해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말한다. 개똥쑥과 두무, 건강식품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암 저널'(Cancer Letter)을 통해 개똥쑥의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개똥쑥에 들어있는 아르테미시닌에 화학적 유도장치를 부착해 건강한 세포는 살려두고 암세포만을 선택적
[충북일보] 가을이 오면 햇살의 몸 빛깔부터 달라진다. 여름의 정념이 물러나버린 자리마다 햇살의 맑은 눈시울이 투명하게 반짝인다. 우리 고장 계절의 정취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줄 대청호반 주변의 대청호미술관에서 제일 먼저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폭염 속에 들려오는 전시 소식이 가을의 전령인 냥 반갑다. 가을이 오는 길목, 대청호는 어떤 색(色)으로 물들여질까. 대청호미술관은 지난 달 24일부터 8월 30일까지'창작스튜디오굳-없는 요일'展과, 배정문 작가의'내세로의 여행'展을 동시에 연다. ◇ 창작스튜디오굳-없는 요일미술관 2, 3전시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展은 그동안 청주 지역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충북으로 범위를 넓혔다. 즉 충주에 거주하는 작가들의 창작활동에도 주목하고 있다. 참여 작가는 충북 북부지역의 유일한 시각예술 레지던시로 2010년에 설립된'창작스튜디오굳'의 6기 입주 작가인 김미화, 김수정, 송병돈, 이수영, 임강휘, 정은경, 최미량과 충주에서 활동하는 복기형, 유영복이 합류한다. 전시 구성은 회화, 설치 등 31점의 작품이'여행'이라는 테마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창작스튜디오굳의 설립 배경, 운영 과정, 작가스튜
- 한국사회에 독일공부를 제기했다. 왜 독일인가"탁월한 정치리더십과 경제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의 당면과제인 경제민주화, 복지, 통일, 주변국 외교, 교육개혁 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면서 잘 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 기자, 생활인으로 독일에 오래 살면서 독일의 주류사회, 정치, 이론, 일상생활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부했다고 자부한다."- 넥스트 코리아,넥스트이코노미, 넥스트 리더십 세 권에서 각각 이야기하고 싶었던 핵심주제는"넥스트 코리아에서는,독일과 비교할 때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합리성'이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패거리 정치, 지역주의, 연고주의는 합리성을 무너뜨린다. 넥스트 이코노미에서는, 우리 헌법의 경제모델인 사회적 시장경제를 현실에서 가장 잘 실현한 독일경제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라인강의 기적을 설계한 루드비히 에르하르트의 슈퍼베스트셀러 '모두가 번영을 누리는 사회'는 그간 번역도 소개도 되지 않았었다. 독일경제는 이 책의 정신을 현실로 구현했다. 교육, 직업, 의료만큼은 돈이 없어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집안에 태어나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나찌즘, 공산주의, 천민자본주의를 겪은 독일의 결론이었다. 시장만능주
[충북일보] 맛있는 막국수 집을 찾다 소개받은 곳이 문의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춘천막국수'다. 주차장은 빈 틈 없이 차량으로 가득 차, 멀찌감치 차를 세워두고 걸어왔다. 작열하는 태양이 뜨거워도 탁 트인 시골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주니, 오랜만에 자연의 시원함을 만끽하는 산책이 되었다. 매장 입구에는 몇몇 손님이 빈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이들은 느긋하고 포만한 얼굴로 나온다. 기다리던 손님은 자신의 차례가 반가운지 서둘러 들어간다. 길게 정렬된 식당 내부에 손님들로 꽉 들어찼다. 겨우 주문을 하고 나니, 뜨거운 메밀육수를 주전자에 담아낸다. 더위의 절정에 뜨거운 육수라니. 한 모금 후루룩 마시니, 구수한 메밀향이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뜨거운 국물이 몸의 뜨거운 열기를 몰아내니 묘한 이치다. 메밀에 사골을 삶아 넣었는지 은근한 육수 맛도 그만이다. 맛 끝에 매달려온,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산미(酸味)까지 육수에 우러나 있어 혀를 간질였다. 기다리던 막국수가 눈앞에 놓였다. 붉은 초장과 초록 오이의 단장이 요염하다. 노란 계란 반쪽, 연한 갈색 빛이 감도는 메밀 면(麵)은 반쯤 물에 잠겨 은근히 유혹한다. 초장을 잘 섞
[충북일보] 지난 주, 34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도심을 강타할 때 아이들은 그윽한 정취로 시원한 바람을 감추고 있는 한 기와집으로 모여들었다. 폭염의 여름 한낮 사람들이 마을 한복판 깊고 안온한 그늘을 드리운 느티나무 아래로 모여드는 것처럼……. 이층 기와집으로 단장된 건물은 서울 구로구 개봉동 105-24번지에 소재한'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이다. 에어컨을 가동하기도 했지만, 오랜 나무의 숨결은 깊고 시원한 바람을 뱉어냈다. 서늘한 대청마루에서는 아이들이 누워 책을 보다 잠들기도 했다. 너른 마당과 장독대가 있는 뒤뜰에서 아이들은 소곤거리며 책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무 계단으로 만든 이층을 올라가면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꿈 다락방'이 오밀조밀 꾸며져 있다. 기둥과 바닥이 온통 친환경소재인 나무로 만들어졌다. 바닥은 푹신하고 둥근 쿠션이 깔려있어 편안한 자세로 뒹굴 거리며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조그만 격자무늬 창(窓)은 안온하고 비밀스런 자기들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느낌이다.◇ 과열 사교육의 해결책은 '어린이도서관' "이곳은 시골 할아버지댁 같아요. 어른들이 잘 오지 않는 우리들만의 비밀모임 장소 같은 생각도 들어요.(웃음) 그래서
[충북일보] 일과 스트레스, 고질적 신체질환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곳이 있다. 어깨의 피로도 풀고 피부에 생기도 주는 시원한 마사지를 제대로 받으면 한동안 거뜬하다. 하지만 막상 마사지를 받으려 해도 적당한 곳이 만만치 않다. 같은 병원이라도 명의(名醫)가 존재하듯 이 바닥에도 '신(神)의 손'이 엄연히 있다. 알음알음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유명한 손맛을 자랑하는 '윤태경 마사지사'를 만났다. 윤태경(55) 지압마사지사는 "예로부터 어머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이 있다. 자식이 배가 아프다고 할 때 그 부위를 정성스럽게 비비고 문지르다보면 배가 낳는 경우가 있다"라며 "이는 긴장된 배 부분의 기혈을 자연스럽게 자극하므로 복통이 개선되는 경우다. 이처럼 마사지는 기본적으로 근육과 내장, 뼈 등에 걸쳐 기혈의 운행을 돕고 자극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윤씨 손은 약(藥)손 "작년 11월 중풍이 왔다. 거동이 불편하고 입이 돌아갔다. 그래서 청주에 용하다는 한의원을 찾았는데 같은 손님 중 한 분이 이곳을 소개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10회 정도 지압을 받고 나서 증상이 호전됐다. 지금은 거의 90% 이상 회복중이다. 신기하다." 수
[충북일보] 바닷가에서 피리를 부니 적이 물러가고 병이 나으며 물결은 한순간 평온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피리가 아니라, 대금이다. 대금 연주는 백지의 허공(虛空)에 대금이라는 붓으로, 소리라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대금에서 빠져 나온 소리는 생기를 얻어 사람의 마음에 붓질을 한다. 그렇게 사람 마음에 펼쳐지는 그림은 지친 몸과 마음에 평안과 에너지를 준다. "대금 하나 들고 그저 훌훌 사는 곳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대금을 붑니다. 폭포나 아득한 절벽에서 오로지 소리만 따라가 자연과 내 몸이 하나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박노상 연주자는 득음(得音)을 위해 1년에 한두 번씩 먼 여행을 떠난다. 매번 여는 연주회도 그동안 자신이 갈고 닦아 얻은 소리를 선보이는 자리다. 결국 그 또한 소리를 얻기 위한 또 하나의 여정이기도 하다.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청주아트홀에서 6회 박노상 대금연주회가 열린다. 그의 소리는 일체의 흔들림 없이 다듬어 날이 서지 않고 부드러워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향기로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박노상 연주자는 2003년 13회 KBS 국악대경연 기악부 장원을 차지했고 2011~12년 통영 국제음악제 라이징 스타상을 연이어 수상했
[충북일보] 다가오는 8월, 여름휴가의 절정이 온다. 어디로 떠나든 여행 짐 속에 준비한 '한 권의 책'은 어쩐지 든든한 기분을 준다. 달리는 열차에서, 혹은 비치파라솔 밑에서 바닷바람이 넘겨주는 책 한 구절의 의미가 순간적 폭발력으로 가슴을 뒤흔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행 가방을 무겁지 않게 하면서도, 내 삶의 하중을 받쳐줄 한 권의 책을 어떻게 엄선해야 할까.청주시립예술단에는 4명의 단장이 있다. 시립교향악단 류성규 상임지휘자, 시립무용단 박시종 상임안무가, 시립국악단 한진 상임지휘자, 시립합창단 공기태 상임지휘자다. 이들 '4人'이 품어낸 '4色'의 책 향기는 어떨까. 손끝으로 아름다운 화음과 영혼의 소리를 만들고 춤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시간으로 깊이 발효된 우리 국악에 몸담고 있는, 남다른 감성을 가진 이들이 추천하는 책을 만나보자. 우리의 삶도 그네들처럼 예술적 감성과 깊이로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청주시립교향악단 류성규 상임지휘자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감독으로 청주와도 각별한 인연을 맺은 세계적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책이다. "일상성의 발명가" 알랭 드 보통은 독창적인 시각으로 사랑, 건축, 철학 그리고 종교 등 다
[충북일보] 영국(루이스캐럴 어린이도서관, 패딩턴 어린이도서관), 프랑스(파리 비블리오 루도테크 어린이도서관, 사강 어린이도서관)를 둘러보면서 유럽 초등교육의 근간을 차츰 알 수 있었다. 그 교육문화의 핵심은 바로 도서관이었다. 우리나라 도서관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학교와의 유기적 협력관계였다. 이는 우리 사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한 우리 교육이 '풍요롭게 잘사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비해 유럽 교육의 목표는 '행복한 삶'이라는 차이가 뚜렷했다. 그들의 이러한 가치관은 오랜 세월동안 몸에 밴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인식되어 있는 것이었다. 이런 여유는 바로 '복지'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 스스로 책을 고르는 아이들, 부모는 도서관에 데려오는 역할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대부분은 하교 후, 곧바로 학원차량에 몸을 싣고 태권도, 수학, 영어학원 등을 순례하다 늦은 저녁 무렵에서야 귀가한다. 유럽의 어린이들은 반드시 부모가 찾아와 손을 잡고 우선 학교 근처의 도서관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학교에서 부족한 숙제를 보완하고 과제물을 컴퓨터나 자료를 통해 해결한다. 그리고 널린 책의 숲속에서 여유 있게 부
[충북일보] 피부도 쉬고 싶다. 요즘처럼 땀이 흐르는 무더위와 불볕 자외선에 시달리는 피부도 간절히 휴식을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이뿐인가.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심지어 화장품의 자극적 성분까지, 말 못하는 피부는 괴롭기 그지없다. 그리하여 피부도 힐링이 필요할 때,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힐링스파 수(秀)'는 피부의 아름다운 휴식 공간이자 회복처라 할 만하다. 몸과 마음의 안정, 정신적 치유까지 겸하는 힐링(Heal-ing)은 바쁘고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회복법이다. '힐링스파 수' 박성연 원장은 "이곳은 고객의 외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심신의 안정, 편안한 휴식을 통해 우리 몸과 마음을 자연의 상태로 회복시켜주는 공간"이라며 "개개인의 상태를 철저히 분석하고 고객별 최적화된 테라피를 제공하는 것이 힐링스파 수의 철학"이라고 말한다.◇ 박성연 원장의 '여름철 피부 관리법' 여름철 야외활동은 뜨거운 햇빛과 강한 자외선으로부터의 공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자외선이 피부에 닿으면 멜라닌 색소가 만들어져 잡티와 기미가 생기기 쉽다. 또한 피부탄력을 떨어뜨려 주름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광욕이 지나치면 피부가 붓고 따가우며 심지어는 물집이
[충북일보] 충북도와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유가족과 부상자가 소송비용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23일 제천 화재참사 유가족 등이 제출한 '소송비용 면제 청원'을 원안대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이동우(청주1) 위원장은 "화재로 인한 파급력, 공공기관의 신뢰도, 도민 화합을 위한 대승적 결단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해당 청원은 도지사가 처리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가족 등은 지난 10일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으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소송비용 면제를 결의해 달라"며 도의회에 청원을 냈다. 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모두 패소해 1억7천700만 원의 소송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화재참사는 2017년 12월 21일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소방합동조사단과 경찰은 소방장비 관리 소홀, 초기 대응 실패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봤다. 이후 도의 위로금 지급 협의 과정에서 유가족 측은 충북 소방의 최종 책임자인 도지사의 책임 인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의 재정 상황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모두 하락했다. 지난 2021년부터 상승 추세였으나 자체 세입 감소 등으로 전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도에 따르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립도는 2년 연속 증가하다가 올해 감소했다.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27.0%로 2023년 30.5%보다 3.5% 하락했다. 지난해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었지만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충북을 포함해 동일 유형 광역자치단체 9곳의 평균 재정자립도 33.7%보다 6.7% 낮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재원에 대한 자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 운영의 자립 능력은 우수하다. 지방세, 세외수입 등 자체 세입이 많으면 높아지고, 지방교부세·보조금 등 정부의 이전재원이 크면 낮아진다. 전체 세입에서 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 비율인 재정자주도도 마찬가지다. 올해 40.3%로 2023년 45.1%보다 4.8%가 하락했다. 작년보다 낮아졌지만 2021년 39.0%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40%대를 넘었다. 동일 유형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