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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9.30 19:24:01
  • 최종수정2026.09.30 18:11:52
[충북일보]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무려 78년 만이다. 그 자리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이 대신한다. 하지만 새 체제를 이끌 수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개문발차 상황이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지 3주가 지나도록 인선에 진척이 없다. 중수청은 수사에 필요한 검사와 수사관 정원도 채우지 못했다. 청사가 들어설 건물의 시설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출범 전부터 걱정이 크다. 시행 과정에서 철저한 보완과 세심한 실행이 필요하다.

기존 검찰청은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재편된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신설된다. 부패, 경제, 마약 등 6대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독립적인 수사 기관으로 운영된다. 공소청은 기소 및 공소 유지 기능만을 전담하게 된다. 청주지검도 지난 29일 청사 현판을 내렸다. 기존 검사들은 공소청 검사로 신분이 전환된다. 혹은 검사 직함을 내려놓고 중수청의 수사관으로 일하게 된다. 수사관 임용권은 대통령, 행정안전부 장관, 중수청장에게 계급별로 분산된다. 중수청의 권한 집중을 막기 위한 일종의 내부 견제 장치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와 함께 기소·영장청구권을 독점했다. 그 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곧잘 정치적 중립성 훼손과 인권 침해로 이어졌다. 특히 기소독점주의와 검사 동일체 원칙은 검찰 내부 비리를 은폐하고, 정권에 유리하게 수사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검찰청 폐지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다.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이다. 당장 경찰 수사권을 견제할 장치부터 보완해야 한다. 행안부 권한 비대에 따른 견제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검찰 개혁 명분이 아무리 정당해도 국민 불편과 피해가 이어지면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시행 과정에서 생길 문제점을 점검해 보완해야 마땅하다.

중수청 역량과 시스템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미비하면 증거 수집과 사건 처리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 피해자의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전문성 부족이 드러나면 국민 불신이 커지는 건 불을 보듯 훤하다. 수사 능력 부족의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가해자가 피해자로,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이 가장 대표적 사례다. 검찰청 폐지와 새로운 기관 설립 과정에서 법령과 규정이 제대로 정비됐는지도 살펴야 한다. 애매하면 경찰과 중수청 간 수사 관할권 중복이나 책임 소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수사 초기부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고소·고발 절차의 모호성도 손봐야 한다. 법조계에선 앞으로 피해자가 스스로 증거를 찾아 나서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경찰 단계의 부실 수사나 오류를 검사가 바로잡을 권한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범죄 피해자가 고소 단계부터 범죄사실을 정확하게 구성하고 증거를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수사를 받을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피해자는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사설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그렇지 못한 피해자가 문제다. 충분한 수사를 받지 못하게 된다면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피해자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체제 출범이 내일인데 제대로 준비가 안 됐다. 지휘부 공백은 제도 시행 초기 혼선을 가중할 할 수 있다. 정부는 지휘부 인사부터 마무리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더 신뢰하는 형사사법 체계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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