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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9.21 19:00:01
  • 최종수정2026.09.21 18:32:16
[충북일보] 추석을 앞두고 농촌 민심이 심상찮다. 급기야 정부와 여당이 21일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농지 전수조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농지 처분, 이행강제금 부과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서둘러 보완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다행이다.

지난달 28일 시행된 개정 농지법에 대해 걱정이 많다. 경자유전 원칙만 강조한 채 농촌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크다. 개정 농지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불법 임대한 농지 소유자에 대해 농지 처분을 사실상 의무화했다. 농지 처분 명령을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변경했다. 종전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처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개정법은 처분을 의무화했다. 처분 의무 통지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1년 안에 농지를 처분해야 한다.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농촌 현장의 우려는 아주 크다. 실경작하지 않는 소유주는 농지를 빼앗기는 거 아니냐며 불안감을 나타낸다. 대리 경작자는 농사를 그만둬야 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처분 농지가 증가하면 지가 하락도 가속화 한다. 충북 상황만을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rt.molit.go.kr)에 따르면 전수조사 착수(5월 18일) 전후가 크게 다르다. 청주 근교인 남일면의 '답'(논) ㎡당 가격은 약 12만7천∼14만6천 원이었다. 지금은 약 9만2천 원으로 28∼37% 떨어졌다. 같은 기간(약 4.5개월) 거래 건수도 34건에서 16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농업정책에서 경자유전 원칙은 기본이다. 농지의 투기 수단 전락을 막아 농업 생산 기반으로 지키기 위함이다. 농지 투기를 막으려는 정부의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다. 정책목표에도 충분히 공감한다. 문제는 앞서 밝힌 대로 법과 현실의 괴리 구간이다. 농촌은 지금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다. 고령농의 질병, 상속, 노동력 부족, 위탁영농 등으로 농지법을 위반한 농지 이용이 일반화돼 있다. 그게 현실이다. 이런 엄연한 상황부터 알아야 한다. 간극이 너무 크면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아무리 선의의 정책이라도 성공하기 어렵다. 법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시대에 맞게 법규를 정비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농지법이라면 농지 투기를 막으면서 농민의 삶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정책에 문제점이 보이면 보완하는 게 당연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야 한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 판단되면 즉시 전환해야 한다. 땜질 보완이 아니라 규제 완화 등 전면적인 정책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농업도 이제 AI 시대다. 새로운 경자유전 원칙으로 새롭게 농지 이용 방안을 구현해야 한다. 현실에 맞는 농지 소유와 이용 정책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농촌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다행히 정부와 여당이 농촌 현실을 알게 됐다. 농지 소유나 이용 형태가 법규와 아주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알았다. 농지법과 관련해 당정협의회가 열린 이유도 여기 있다. 당정은 이 기회에 농촌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바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순수한 농민마저 무원칙한 정책의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 임차농이 내쫓기면 안 된다. 소유주가 땅을 빼앗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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