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마당 한 켠에서 파르르 떨고 있는 단감나무가 보였다. 평소 같으면 푸른 잎을 당당하게 펼치고 서 있어야 할 녀석이 허리가 꺾인 채 비를 맞고 있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우산도 팽개친 채 나무 앞으로 달려갔다. 여름날 거센 태풍이 몰아칠 때면 행여 연약한 가지가 다칠세라 천막을 쳐서 바람길을 막아 주었고, 살을 에는 듯한 한겨울에는 볏짚을 얻어와 밑동부터 따스하게 감싸 주며 애지중지하던 나무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고작 세 개의 감을 수줍게 매달아 내놓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무슨 심술인지, 아니면 주인에게 보답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인지 봄부터 노란 감꽃을 흐드러지게 피워내더니 가지가 휘어지도록 청청한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매주 농막에 올 때마다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장마가 오기 전 손가락을 꼽아가며 세어본 단감은 무려 쉰 개가 넘었었다. 보석처럼 빛나는 열매들을 바라보며 올가을에 맞이할 주황빛 풍요로움을 혼자 상상하곤 했었다.
하지만 너무 과한 욕심이었을까. 단감나무는 제 몸집보다 무거운 열매의 무게와 장대비의 하중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뚝 하고 허리가 부러져 버린 것이다. 생채기가 드러난 부러진 단면을 바라보고 있으니 눈시울이 시려 왔다.
인간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은 평생 자식에게 좋은 것을 입히고, 맛있는 것을 먹이고, 편안한 곳에 재워주느라 어깨 위에 삶의 모든 무게를 가득 짊어지고 살아간다. 자식이라는 열매가 탐스럽게 열릴수록 부모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지만, 그 짐이 아무리 무거워도 묵묵히 폭풍우를 버텨낸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흰머리가 내려앉고 노쇠해져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평생 짊어져 온 무거운 삶의 무게들이 사지육신 마디마디에 고스란히 통증으로 내려앉아 있음을 말이다. 골다공증으로 구멍이 숭숭 뚫린 뼈마디 사이로 시린 겨울바람이 쌩쌩 스쳐 지나갈 때야 비로소 내 몸이 골병들어 있음을 알아채는 미련한 존재가 우리 인간들이다.
어디 육체의 무게뿐이랴. 가진 것을 잃을까 두려워서, 혹은 남들에게 뒤처질까 무서워서 손에 쥔 것을 내려놓지 못한 채, 자신을 갉아먹으며 끙끙 앓는 것이 우리 인간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처참하게 부러진 나무의 안간힘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녀석의 결단에는 주저함이 없었던 것 같다. 무거워진 육신의 골병 대신, 단숨에 자신의 허리를 잘라내는 용기는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그것은 삶을 포기한 처참한 패배가 아니었다. 부러진 가지 끝에 아직 매달려 있는 몇 알의 남은 감들이라도 살려내기 위한 나무만의 눈물겨운 '지혜'이자 위대한 결단이었다. 모든 열매를 다 짊어지려다 뿌리째 뽑히는 비극 대신 과감히 자신을 부러뜨려 가장 소중한 본질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침묵의 선언 같았다.
비로소 나무의 꺾인 허리가 처량한 상처가 아니라 거룩한 흉터로 보이기 시작했다. 평생 손에 쥔 무거운 욕심의 짐을 내려놓지 못해 스스로 부서져 가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비워내고 꺾어야만 비로소 죽지 않고 다음 계절을 맞이할 수 있다는 엄숙한 교훈을 말이다.
[충북일보] "신문 한 부씩 배달하다 보니 어느덧 6천호까지 왔네요." 충북일보 창간 직후부터 본보 배달을 시작한 우종갑 운천지사장은 지령 6천호를 맞았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고, 흘러간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충북일보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2월 창간 후 3~4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엔 갓 발행된 충북일보를 아는 도민이 많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충북일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독자도 많지 않았다"며 "한두 달 동안은 신문을 홍보지처럼 쭉 뿌렸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시작한 신문 배달은 2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어 어느덧 6천호까지 이어졌다. 신문이 도착하는 시간은 밤늦은 시간이다. 그는 밤 11시 30분께 사무실에 나와 신문이 들어오는 대로 지역별로 분류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배달원들은 자정부터 새벽 사이 각자의 구역으로 신문을 챙겨 나간다. 수십 년 동안 같은 시간, 같은 일을 반복했지만 그 사이 신문을 배달하는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창간 당시만 해도 15층 정도의 아파트가 높은 건물이었지만, 지금은 30층, 40층에 달하는 고층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섰다. 인구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첨단산업이 집적화한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둥지를 튼 기업의 생산시설 확충이나 신규 투자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기존 공장을 증설하려는 기업이 산단과 인접한 녹지를 산업용지로 변경해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하면서다. 정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현장 중심 기업 투자·혁신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기업의 투자 수요가 있지만 규제와 인허가 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우선 가동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첨단·신산업 전반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다. 세부적으로는 일정 면적 이상 산업단지는 증설 건축물을 기존 건축 허가와 분리해 별도로 허가 받을 수 있도록 건축법 개정이 추진된다. 또 산업단지에 들어갈 수 있는 업종이나 토지 용도가 정해져 있어 투자가 막힌 사례를 풀기로 했다. 충북의 경우 청주 오창과학산단이 해당된다. 기업의 제조시설 증설을 지원하기 위해 토지 용도를 바꿀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시설과 연결해 공장을 증설하려는 기업이 산단 내 부지가 부족한 상황이 처하자 인접한
[충북일보] ㈜광스틸이 2026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영예의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설립 후 20년간 건축자재 제조 외길을 걸어온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에 대해 "지난 20여 년간 오직 '더 안전하고 견고한 건축 자재를 만들겠다'는 외길을 걸어왔다"며 "그간 숱한 난관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매진해 온 광스틸의 고집과 정직함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이 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수훈을 계기로 향후 100년을 이어갈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광스틸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대기업 산단 현장과 공공기관에 자재를 납품하며 독보적인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안전과 품질에 있어 단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가운데 광스틸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현장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광스틸의 시그니처인 '스피드블록메탈패널'은 세계 최초로 실리콘을 쓰지 않는 Non-Caulking(논 코킹)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 패널의 외벽 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