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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2.27 19:18:01
  • 최종수정2025.02.27 18:04:23
[충북일보] 내일은 106주년 3·1절이다. 곳곳에서 삼일절 행사가 열린다.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날이다. 참으로 의미 있는 고귀한 기념일이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크다. 3·1절이 국론 분열의 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광장은 정확히 둘로 갈라져 있다.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로 나눠져 있다.

헌재는 3월 중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전망이다. 역대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이다. 전시·사변에 준하지 않는 비상계엄 선포는 탄핵 사유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대통령과 국회가 주고받은 고도의 통치행위라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어느 한쪽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요한 건 헌재가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양측이 승복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여야 한다. 최소한 헌재 판단 자체에 시비 거리가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광장의 흥분이 극단의 대결로 이어져선 안 된다. 헌재의 결정은 논란 종결이어야 한다. 되레 불복과 갈등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어선 안 된다. 그만큼 헌재의 역할이 막중하다. 일단 헌재는 외부 압력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법적 논리와 정당성에 한 치의 의심을 남겨선 안 된다. 앞서 제기됐던 흠결을 보완해 후환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헌재는 헌정 질서의 보루다. 공정·신뢰성이 훼손되면 법질서의 근간 훼손과 다르지 않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중심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장외 집회에 가세해선 안 된다. 대내외 상황이 아주 엄중하다. 미국은 관세 폭탄 등 잇단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서 한국을 추월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3·1운동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106년 전 1919년 3월 1일은 숭고했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 누구나 할 것 없이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만세 운동은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다. 남녀노소 모두가 하나 돼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오랜 억압과 고난 속에서도 자유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일본 군경의 잔혹한 탄압으로 참혹한 희생이 뒤따랐다.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세계만방에 독립 의지를 강력히 알리는 역할을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계기가 됐다. 억압 속에서도 끝내 꽃을 피우려는 시도였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정말 어수선하다.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두고 국론이 두 동강 났다. 한쪽에선 탄핵찬성, 한쪽에선 탄핵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3·1절 기념행사마저 민망하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며 피 흘린 선조들에게 부끄럽다. 가장 큰 문제는 분열이고 정쟁이다. 당장 내일이 3·1절이다. 기념행사가 열리는 건 기정사실이다. 곳곳에선 106주년 3·1 만세운동 재현 행사도 예정돼 있다. 106년 전 그날의 함성으로 하나가 되기 바란다. 다투더라도 국정은 돌아가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정쟁이 사라지길 원한다.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길 바란다. 3·1절을 계기로 비상계엄도, 정치적 혼란도, 국민 간의 대립도 모두 날려버렸으면 한다.

양 진영은 전국 각지에서 3·1절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극단의 대립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양 진영 모두 헌재의 판결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그게 국론분열 현실을 극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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