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 바넘 효과(barnum effect)

  • 웹출고시간2023.05.29 15:40:55
  • 최종수정2023.05.29 15:40:55

홍승표

원남초등학교 교장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검사는 나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의 삶의 궤적을 알고 대화하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외향적이며 상냥하고 붙임성도 좋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다른 사람을 경계하며 마음을 드러내지 않을 때도 있다. 당신은 현실을 따지는 현실적인 사람이지만, 조용할 때 가끔 비현실적인 것을 상상하기도 한다.' 이런 결과를 접하면 이것은 마치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성격유형검사의 결과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신에게 해당하는 듯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자신의 성격, 행동유형과 조금이라도 유사하면 '자신이 이야기'라고 여긴다. 과도한 일반화가 발생한다.

이러한 심리 현상이 바넘 효과(barnum effect)이다.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 소개된 것처럼 곡예단 흥행에 관련된 일을 하던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P. T. Barnum)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람들의 성격 혹은 심리적 특징을 마치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인지하는 것이 바로 바넘 효과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정서 상태는 비교적 오랜 기간을 거쳐 일관성을 보이게 되는데 '나는 어떤 성향의 성격을 소유하고 있으며, 심리 상태는 이러하다'라고 여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처럼 자신과 연관된 정보가 조금이라도 일치하게 되면, 쉽게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많은 사람이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다. 자신과 연관된 정보를 뇌에서 처리할 때, 자신과 관련이 있거나 익숙한 정보들은 과감히 수용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인지적 편향 때문에 바넘 효과가 발생한다. 마치 형태주의 심리학 [게슈탈트(Gestalt) 심리학]에서 '관심에 초점이 되는 부분을 전경(figure)'으로 '관심 밖으로 물러나는 부분을 배경(background)'으로 명명하는 것과 유사하다.

어떤 면에서 보면 바넘 효과는 속임수의 한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바넘 효과를 활용하면 좋은 성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를 생활에 잘 활용할 줄 아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다. 많은 사람과 대화가 필요한 마케팅 관련 업종이나 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바넘 효과를 사용해 상대방과 깊은 대화를 통해 자신만의 신뢰도를 배가시킬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이나 심리 상태는 늘 한결같지 않다. 주위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즉 상황 맥락에 많이 좌지우지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넘 효과를 통해 심리적 안녕을 갖기도 한다. "아! 그래. 나에게도 이런 점이 있었지"라고 스스로 위안을 얻기도 한다.

교육 현장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적절히 활용하면, 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학습자에게 흥미 있는 것을 전경(관심의 초점이 되는 부분)으로 떠오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타인(교사나 부모)의 강요로 이루어진 전경은 학습자의 흥미와 동떨어진 것일 수 있으므로 학습 효과를 얻기에 곤란할 수 있다.

바넘 효과도 중요할 수 있지만, 바넘 효과에 너무 휘둘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관심, 흥미, 진로, 취미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을 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명확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주의 깊은 성찰과 자기 발전의 태도가 중요하다. 자신만의 삶을 의미 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