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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 충북일보 창간 20주년에 부쳐

충북도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신문
지역저널리즘 구현에 최선의 노력
언제나 초심 잃지 않는 정론직필
올해 어젠다로 '인재가 경쟁력'
올해 지발위 우선지원대상사 선정
살기 좋은 충북 만들기에 집중
'충북인의 신문, 충북일보' 역할

  • 웹출고시간2023.02.20 20:05:24
  • 최종수정2023.02.20 20:05:26
[충북일보] 충북일보 창간 20년을 하루 앞둔 날 아침 책상 앞에 앉는다. 비로소 주필(主筆)이란 자리의 엄중함을 느낀다. '과연 내가 주필이란 막중한 자리를 맡을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의 무게'란 걸 느낀다. 두렵다. 일제강점기 신문사 주필들은 온갖 옥고를 다 겪었다. 수감이 되면 죽음 직전의 몰골이 되기도 했다. 때론 감옥에서 죽음을 맞기도 했다. 군부 독재시절엔 정권의 언론 탄압에 분연히 맞서곤 했다. 지금도 각종 부당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비판의 펜을 들곤 한다. 그분들을 떠올리니 그저 송구하기만 하다.

2023년 2월 21일은 충북일보가 창간 20주년을 맞는 날이다. 편집인으로서, 논설과 칼럼 책임자로서 신문의 역할을 다시 생각한다. 신문은, 언론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를 따져본다. 신문은 멋진 글을 쓰는 곳이 아니다. 격문을 쓰는 곳은 더욱 아니다. 독자들이 좋아할 내용만 쓰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 권력의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곳은 절대 아니다. 신문은 사실(事實·fact)을 찾아 기록하고 알리는 곳이다. 내가 30년 넘게 쫓아다닌 것도 다르지 않다. 지금도 충북일보 기자 수십 명이 매일 찾으러 다니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찾기 힘든 게 사실 속 진실이다. 찾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닐 때도 많다. 어렵게 찾았더니 전혀 다를 수도 있다. 욕먹고 손가락질당할 때도 있다.

사실 속 진실은 때로 권력을 화나게 하기도 한다. 어떤 집단이나 세력의 증오를 사기도 한다. 때로는 대중(大衆)의 요구와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매우 위험하기까지도 하다. 그래서 사실 이면의 진실 보도를 하기가 쉽지 않다. 충북일보의 20년도 그랬다.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사실 속 진실을 찾다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실이 숨겨져 있다. 몇 겹 껍질 아래 숨어 있다. 충북일보 20년은 사실의 기록이다. 나의 기자 생활도 껍질을 벗겨 사실 속 진실을 찾는 일이었다.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다. 못 찾아냈거나 잘못 찾은 게 더 많다. 하지만 때로는 예상과 달리 쉽게 드러나기도 한다. 그런데도 일반 대중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두려움은 사실의 은폐와 왜곡의 은신처다. 신문 기자는 이런 은신처를 찾아내야 한다. 그런 다음 숨겨진 은폐와 왜곡을 드러내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다. 위장 사실이나 가짜 사실은 종종 진짜 사실보다 위력을 발휘한다. 인터넷을 타고 커다란 영향력을 보인다. 가짜와 뉴스의 어울리지 않는 단어조합을 만들어낸다. 가짜는 뉴스일 수 없고 뉴스는 가짜여선 안 된다. 그런데도 뉴스로 위장된 가짜사실이 수많은 군중을 몰고 다닌다. 이른바 가짜뉴스의 힘이다. 편향된 일방적 편승은 가짜뉴스의 힘을 더 키우곤 한다. 그러나 사실 속 진실은 늘 승리한다. 신문은 이걸 찾아 알려야 한다. 물론 찾는 일이 쉽지 않다. 보상도 없다. 그래서 언론이 없으면 사실의 드러냄도 어렵다.

충북일보는 창간 20년 아침에 독자 여러분들께 약속한다. 앞으로도 쭉 사실 속 진실 찾기에 온 힘을 다할 방침이다. 그게 언론의 사명(使命)이자 숙명(宿命)이란 걸 확인할 각오다. '충북일보 보도=사실' 등식 성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기사내용이 비록 독자 마음엔 안 들어도 사실 속 진실을 보도하는 신문으로 거듭나려 한다. 충북일보는 올해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벌써 12번째다. 올해는 특히 인재 교육과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한다. 충북일보는 2023년 어젠다를 '인재가 경쟁력이다'로 정했다. 보도 방향도 여기에 맞추고 집중하려 한다. 오는 5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초청 포럼도 연다. 충북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인재육성의 발판을 만들기 위함이다.

지난 3년은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우성친 시간이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환경보존의 중요성과 기초학문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자국 이기주의로 치닫는 강대국들의 모습도 연출됐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형성은 민망했다. 첨단전략산업 경쟁력이 국가경제안보 자산임을 분명하게 알게 됐다. 인재의 중요성은 날로 중요해 지고 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충북도 마찬가지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쏠림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 사이 지방소멸은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 장기간 계속된 저출산과 청년인구 유출, 고령화 등의 탓이다. 살기 좋은 충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역인재가 있어야 한다. 창의적인 인재 육성만이 답이다.

충북일보는 올 한해 더 부지런해지려고 한다. 다양한 기획 보도를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을 찾으려 한다. 여기서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창간 20주년의 의미를 되새겨보려 한다. 지방소멸을 막지 못하면 충북도 없다. 충북이 없으면 충북일보도 없다. 지방에 사람이 다시 몰리고 기회의 땅이 되도록 해야 한다. 충북이 지방부흥의 중심이 돼야 한다. 충북일보는 충북 부흥에 진력할 각오다. 어떤 해법이 필요한지 제시할 것이다. 기획 취재를 통해 대안을 찾는 장기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래서 충북이 더 나은 곳으로 나가도록 하려 한다. 충청권 특별지자체 출범은 아주 중요하다. 사회문화적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반드시 출범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충북일보는 굵직한 지역현안이 등장할 때마다 앞장섰다. 중심을 잃지 않고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정책 토론의 장을 마련해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에 앞장섰다. 지역현안 제시와 해결에 나섰다. KTX오송역 유치는 대표적이다. 최근엔 충북선 철도 고속화 필요성을 중점 보도해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오창 유치에도 큰 몫을 했다. 2018년엔 '미호천 시대'를 천명했다. 2021년에 '다시 미호강 시대다'란 어젠다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5년 동안 미호강과 관련된 중장기 연속·기획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충북일보의 연속보도는 윤석열 정부의 충북지역정책과제에도 충북현안을 포함시켰다. 충북 15대 정책과제에 '강·호수 휴양·관광 자원화'와 '미호강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충북일보는 새로운 가치 실현에 더 매진할 각오다. 살기 좋은 지방시대의 마중물이 되려한다. 충북일보 20년 역사는 지방자치와 분권 강화를 향한 여정이었다. 올해는 충북일보 창간 20주년이다. 때마침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도 선정됐다. 겹경사로 출발하는 2023년이다. 정말 뜻 깊은 해다. 존재하는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충북일보의 존재 이유는 언론의 길이다. 어둠이 가로막는다 해도 제 길을 가려한다. 진실보도를 외면하는 언론이 맞을 결과는 뻔하다. 언론은, 신문은 시비와 곡직을 가려야 한다. 기자가 생산한 기사의 질과 회사의 수익은 비례한다. 그걸 반드시 증명해내려 한다. 모두가 반기지 않아도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사실 속 진실 찾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충북일보는 기꺼이 충북 발전의 노둣돌과 디딤돌이 되려 한다. 그러기 위해 더욱 더 충북을 대표하는 신문으로서 역사적 소명을 다할 각오다. 충북일보와 20년을 함께 한 충북도민들께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 봄날 햇볕처럼 따뜻했던 독자들의 응원에 고마움의 절을 올린다. 고마움의 마음을 가슴에 새긴다. 다시 한 번 더 온 마음으로 감사드린다.

/ 함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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