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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청년에게

김기준



그해 이른 봄

낮은 땅 양지바른 곳에 돋아난 초록 새싹 하나

산들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꽃다지 금계국 동무하며 노랗게 내륙을 물들였네

너도 쪽빛 하늘 꿈꾸며 태어나

그 따스한 눈빛과 가슴을 세상에 내보였지

혼자라서 외롭고

외로워서 함께 핀 꽃밭에 소슬히 내려앉는

아침 햇살 속 이슬은 스무 살 청년의 영혼

이별 없이 이 별에서 살아보자고

밤새 뜨겁게 품어 안아 부화한 새알이다

천둥 치는 광야를 홀로 걸어서

된여울 살여울 따라 흐르고 흘러서

이제 스무 해

너는 꿈꾸고 있지

작은 영혼 꽁지에 달고 지상을 이륙하는 반딧불이처럼

자유로운 비행,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 남아

고목 둥지까지 밝히고

속살까지 스며들어 청아한 그 모습

밤새 보름 달빛 퍼다가

구름 낀 지천에 뿌려 이름 없는 꽃 다시 피우는

그런 꿈을 꾸었지

큰 산 하나를 무너뜨려 강을 채우고

혹은, 강물을 퍼 올려 옥토를 만드느라

쉼 없이 달려온 스무 살 청년아

너는 어제 지상의 풀

너는 오늘 상상의 빛

너는 내일 세상의 꿈상

그러하니 청년아

수평선 끝 풍랑에 흔들리는 배 위에서

세상을 낚는 어부처럼

지평선 따라 거칠게 바람 불던 중원에서

온통 세상을 물들인 꽃술처럼

이겨 내거라

이끼마저 마른 바위면 어떠하겠느냐

버티고 버텨서 푸른 솔 돋아나고

인고의 세월 돌아와 꽃피운

아름다운 스무 살 청년

그 이름 충북일보

훗날에 네 청춘 더 빛나리

세상의 빛이 되리

김기준 시인 프로필

2017년 계간 <시와경계>로 등단
전 엽서시 동인
한국민족문학연구회장
현 본지 남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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