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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 공간적 배경 문화콘텐츠 개발해야"

김묘순 교수 논문서 주장

  • 웹출고시간2022.09.27 17:27:00
  • 최종수정2022.09.27 17:27:00

정지용 시인의 ‘湖水 2’와 ‘鴨川’의 공간적 배경인 옥천군 동이면 ‘올목’(위)과 정 시인의 고향과 외가, ‘올목’의 거리를 나타낸 지도(아래).

ⓒ 김묘순 충북도립대 교수
[충북일보] 한국 현대 시의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정지용((鄭芝溶·1902∼1950) 시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湖水 2'와 '鴨川'의 공간적 배경인 옥천군 동이면 '올목'과 '압구정'(압촌)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는 논문이 나와 눈길을 끈다.

김묘순 충북도립대학교 교수는 '제35회 지용제' 기간(9월 22~25일) 열린 정지용 동북아 국제 문화 포럼에서 '정지용의 고향 지명이 불러오는 정서적 환기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이 논을 통해 정 시인이 일본 교토로 유학을 떠났던 1923년 창작해 1927년 '學潮'2호에 발표한 '鴨川'이라는 시와 일본 유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이듬해(1930년) 발표한 '湖水 2'의 공간적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리 목아지는 / 호수를 감는다 // 오리 목아지는 / 자꼬 간지러워('湖水 2'전문)

김 교수는 동시 풍의 이 시를 지금의 옥천군 동이면 '올목'을 떠올려 쓴 작품으로 해석했다. 이 시에 나오는 '오리 목아지'가 '올목'을 지칭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올목'은 오리가 물 위에 떠서 먹이를 잡아먹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마을 이름이다.

김 교수는 이런 주장의 토대로 정 시인의 집과 외가(동이면 세산리)의 거리가 5.7km이고, 외가에서 '올목'까지 거리는 불과 4.4km여서 정 시인이 불우한 유년기에 외가에 머물면서 '올목'을 자주 방문했을 가능성을 들었다.

그러면서 일본 동지사대학 유학 시절 쓴 '鴨川'의 내용을 언급했다.

鴨川 十里 벌 에 / 해 는 점 으 러. 점 으 러. // 날 이 날 마닥 님 보내 기 // 목 이 자 졌 다. 여울 물 소리 // (생략) //수박 냄새 품어 오는 저녁 물 바람 // (생략) // 鴨川 十里 벌 에 / 해가 점으 러. 점으 러. - 一九二三·七·京都鴨川에서-

'올목'에서 강물을 따라 내려가면 '압구정 마을'이 나타난다. '압촌'으로 불리기도 하는 지금의 금암 1리다. 우연히도 정 시인이 유학한 동지사대학 근교에도 '鴨川'이 있었는데, 오리 압(鴨) 자를 쓴다.

김 교수는 이 점에 주목해 정 시인이 유년기에 자주 방문했을 '올목'과 '압구정'이 결국 이런 시들을 창작하게 한 정서적 토대이자 공간적 배경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애절했던 정서를 작품으로 형상화할 수 있었던 정 시인의 문학적 고향 '올목'과 '압구정'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해 옥천을 현대 시의 체험적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정지용 시인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호수 2'에서 나타난 그의 고향 지명과 작품의 관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정지용 문학 연구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 시 연구에 정진할 호기를 잃을 우려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했다.

한편 명시 '향수'를 쓴 정 시인은 1926년 유학생 잡지인 '학조'에 시를 발표한 뒤 1930년대 김영랑 등과 함께 동인지 '시문학'을 발간했다. '정지용 시집', '백록담', '지용시선' 등이 출간되면서 한국 현대 시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고향인 옥천에서는 정 시인의 생일(음력 5월 15일)을 전후해 매년 시문학 축제인 '지용제'를 연다. 옥천 / 김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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