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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 그놈이다." 선거 때만 되면 회자되는 허무적 논평이다.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평가다. 결코 거짓일수만은 없어 슬픈 명제다. 후보불신이 고개 드는 이즈음이라 더 우울하다.

*** 후보의 역량이 문제

대선이 두 달여 앞이다. 시간이 잿빛으로 가라앉는다. 대선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가 연일 터지고 있다. 여야의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유권자들의 피로감은 점점 커져 간다. 여야 모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집권 철학마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저 반사이익만 누리려하고 있다.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선거허무주의 득세 이유는 분명하다.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의식 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선거를 통해 여론이 수렴되고 진정한 대의정치가 실현되기 바란다. 하지만 정치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에 따른 여야의 정치 카르텔은 여전하다. 선거허무주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정치는 늘 드라마틱했다. 정치 현상에 아주 높은 국민 관심 때문이다. 전 국민이 선거 때만 되면 정치 평론가가 된다. 각종 모임에서 나름을 평가를 내놓곤 한다. 제갈공명의 천하삼분지계 뺨치는 전략도 나오곤 한다. 국가의 백년지계를 좌우하는 경륜도 펼쳐진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를 위한 훈수가 없다.

대선에 나선 후보들은 지금 역량을 의심받고 있다. 국민 요구를 담아내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새롭고 창의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개혁의 주체로만 생각한 결과다. 스스로 개혁 대상이라는 걸 몰라 저지른 몰염치다. 적폐가 개혁의 형식에 발목이 잡혀버린 꼴이다. 유권자에게 선거허무주의를 부추긴 셈이다.

지금 시대상황은 지난 선거 때와 확연히 다르다. 불과 몇 년 사이 많은 게 달라졌다. 사회는 상위 1%가 모든 걸 독점하고 있다. 소득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주택문제를 포함한 부동산 문제는 최악이다. 가계부채와 청년실업 역시 심각하다. 갈등과 모순이 정점에 다다른 상황이다. 지방은 수도권 독점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30대에서는 공정이 화두다. 능력에 반하는 결정은 정의롭지 않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도 찬성하지 않는다. 정서적으로 가장 큰 반감을 갖고 있다. 시험을 치고 정식 입사하지 않은 사람의 정규직화를 인정하지 않는다. 나의 수고나 노력과 비교할 때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공정에 민감하게 됐을까.

세상살이가 힘들수록 허무주의가 득세하게 된다. 대선이 두 달여 앞이다. 과거 대선은 국민 열망으로 뜨거웠다. 한겨울 한파를 녹일 정도로 후끈했다.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의 강림을 갈구하는 기다림이었다. 이번 대선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선거일이 코앞에 다가와도 유권자 마음이 뜨겁지가 않다. 되레 투표 무용론이 나올 정도다.

*** "너 자신을 알라."

대선 후보들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을 바꿀 확신에 찬 사람이라야 가능하다. 대선 후보들이 걱정해야 할 건 한 가지다. 선거의 승패나 투표율의 높고 낮음이 아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좌절감과 무력감이다. 자칫 정치적 허무주의로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무주의의 그늘은 이미 흘러간 시대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 시대착오적인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환상을 키울 수 있다. 이건 최악이다.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정치적 냉소주의나 허무주의로 가선 안 된다. 정치가 무력할 때 국민들은 곧잘 강력한 지도자의 출현을 꿈꾼다. 일종의 메시아 콤플렉스에 빠져들게 된다. 이런 허무주의는 위험하다.

선거 드라마의 최후는 유권자의 선택이다. 끝과 시작은 물리는 법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사흘 남았다. 길이 끝나는 자리에서 새 길이 시작된다. 유권자들은 외치고 있다. "국민을 우습게보지 말라." "너 자신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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