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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가 봐야 할 세종 '동진평야'

풍년 든 벼논에서는 메뚜기떼 우르르 뛰어
장욱진 화백이 그린 '길 위의 자화상' 무대
인근에 장욱진 생가·교과서박물관도 있어

  • 웹출고시간2021.09.26 13:49:59
  • 최종수정2021.09.26 13:49:59

세종 신도시(행복도시) 중심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인 연동면 송용리와 문주리에 걸쳐 있는 '동진평야' 모습. 지난 9월 24일 오후 6시 11분에 찍었다.

ⓒ 최준호 기자

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태양 시계 위에 던져 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해 주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풀어 주소서.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감미로움이 깃들게 해 주소서.(이하 생략)"

세종시 연동면 동진평야의 지난 9월 24일 오후 6시 35분 모습. 과거 충남 연기군에서 가장 너른 들이었던 장남평야가 신도시(행복도시)로 편입됨에 따라 현재는 이 평야가 세종시내에서 가장 큰 들판이다.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추분(23일)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 들었다.

최근에는 대체 휴일제 적용으로 인해 5일간(18~22일)의 추석 연휴가 계속된 데 이어 10월초에는 1주 간격으로 3일씩의 개천절(3일)·한글날(9일) 연휴도 다가온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또 '공무원 도시'인 세종은 음악분수(방축천)가 가동되지 않는 것은 물론 상당수 실내수영장이 문을 닫는 등 대전 등 인근 도시들보다 다중(多衆)집합시설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심하다.

이런 시기에 가족이나 친구·연인끼리 모임 인원 규제가 전혀 없는 '동진평야(들)'를 찾아 계절의 변화를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와 문주리에 걸쳐 있는 동진평야의 지난 9월 24일 오후 6시 35분 모습. 이 평야는 한국 서양화의 대가인 장욱진 화백(1917~1990)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그린 그림 '길 위의 자화상((自畵像)'의 무대이기도 하다.

ⓒ 최준호 기자
◇코로나 사태 여파로 2가지 축제는 사라져

'동진평야'는 세종 신도시(행복도시) 중심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인 연동면 송용리와 문주리에 걸쳐 있다.

과거 충남 연기군에서 가장 너른 들이었던 장남평야가 신도시로 편입됨에 따라 동진평야는 현재 세종시내에서는 가장 큰 들판이다.

세종 신도시(행복도시) 중심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인 연동면 송용리와 문주리에 걸쳐 있는 '동진평야' 모습. 지난 9월 24일 오후 5시 55분에 찍었다.

ⓒ 최준호 기자
기자는 지난 24일(금) 오후 5시 반부터 약 2시간 동안 아내와 함께 동진평야를 구경했다.

끝이 거의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배경으로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논 가까이 다가서자 수많은 벼메뚜기가 우르르 뛰어 다녔다.

이 지역 대부분의 논에는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메뚜기가 많이 산다고 한다.

논두렁에 심은 수수를 수확하고 있던 사 모(62·여·송용리) 씨는 "올해는 날씨가 좋아서 벼농사가 예년보다 잘 된 편"이라며 "게다가 쌀값이 비싸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최근에는 벼농사를 짓기 위해 외지에서 이사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 사태의 여파는 이 한적한 들판에까지 미쳤다.

평야 가장자리 미호천 둔치에서 주민들이 매년 이맘때 열던 코스모스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꽃 대신 잡초가 무성한 둔치에서는 주말이면 골프 연습을 하는 사람들만 가끔 눈에 띈다.

벼를 수확할 무렵인 10월초에 들판에서 열리던 '논두렁 꽃마당 잔치'도 이젠 구경할 수 없다.

세종시 출신인 장욱진 화백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길 위의 자화상(1951년)'. 작품의 무대는 장 화백 생가 부근인 연동면 동진평야다.

ⓒ 세종시
◇평야 인근엔 장욱진 화백 생가와 교과서박물관도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황금빛 들판 사이에 난 좁은 길을 연미복 정장을 한 신사가 우산을 들고 혼자 걷는다.

하늘엔 색색의 구름이 떠 있다. 공중에선 새들이, 땅에선 강아지가 그를 따른다."

동진평야는 한국 서양화의 대가인 장욱진 화백(1917~1990)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그린 그림 '길 위의 자화상((自畵像)'의 무대이기도 하다.

세종시 연동면 동진평야 인근 마을 출신인 고 장욱진 화백.

ⓒ 세종시
평야 인근 마을(연동면 송용리 105-1)에서 태어난 장 화백은 6세 이후부터 서울에서 주로 생활했으나, 전쟁 당시 고향에 잠시 머물던 중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세종시는 주변 일부 지역을 포함한 장 화백 생가에 '장욱진기념관'을 건립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평야 인근에는 '미래엔교과서박물관'도 있다.

이에 따라 올 가을이 가기 전에 부모와 어린이 자녀들은 이 평야와 인근 장욱진 생가·교과서박물관 등을 함께 들러도 좋을 듯하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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