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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등속 떡 이야기 ⑦ 크게는 말고 세 손가락 자리 완연하게 '청주 송편'

  • 웹출고시간2021.08.12 15:59:24
  • 최종수정2021.08.13 10:18:19

지명순

(사)전통음식문화원 찬선 원장/유원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

무더위로 입맛을 잃은 여름, 내 입맛은 감자송편에 꽂혀 있다. 마치 밤을 씹어 먹는 듯 고소한 강낭콩의 맛과 감자전분의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송편은 변화무쌍한 떡이다.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모양으로 빚어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멥쌀가루에 쑥·송기·도토리·칡·모시잎·늙은호박 등을 섞어 색과 맛을 더하기도 한다. 송편의 소도 콩·거피팥·볶은팥·녹두·붉은팥·깨·밤·대추·고구마 등을 두루 이용한다. 또 지역적으로는 갈은 감자건더기와 갈아 앉힌 감자전분을 이용한 감자송편, 모시잎으로 반죽한 모시송편이 있다.

송편은 대표적인 명절 떡이다. 추석과 설날은 한국의 2대 명절로 이 중 음력 8월 15일의 추석은 벼 수확과 관련해 동북아시아의 쌀 문화권 국가에서 한국만이 기념한다.
추석을 맞아 송편을 빚고 햅쌀과 햇과일 등으로 '차례상'을 차려 추석을 쇤다.

추석음식으로서 송편이 발달한 배경에는 힘든 농사일을 담당하는 일꾼과 농부들을 일정한 세시 주기마다 송편 등을 마련하여 격려하고 감사하는 한국 농경의례의 '농공감사' 전통을 들 수 있다. 또한 송편을 풍요의 상징으로 여기는 문화적 전통과 '빚는떡'을 숭상해 송편 등을 제사에 올리는 유교의 전통 등도 발달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찬등속'에는 백미로 흰송편을 빚었다. 속은 삶은 붉은팥에 설탕을 넣어 조리고 곶감과 대추 다진 것을 설탕을 썼는데 흔하게 쓰이지 않은 재료와 설탕에 조린 것이 특별하다. 반죽을 파서 소를 넣고 접은 후 세 손가락으로 자죽을 내어 빚었다.

언뜻 들으면 강원도 송편 모양을으로 빚으라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크게는 말고 세손가락 자리가 완연하게 만들라고 강조한 것으로 보아 오히려 서울 송편에 가깝게 보이기도 한다. 임금님은 입을 크게 벌리고 음식을 먹는 것을 천하게 여겨 모든 음식 크기의 기준은 한입에 한 번에 넣을 수 있어야 했다. 궁중음식을 닮은 서울식 송편은 작게 조개처럼 만들고 그 위에 꽃까지 수놓아 화려하게 만든다.
청주의 송편은 강원도보다는 섬세하고 서울보다는 사치스럽지 않다. 딱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중용의 미학이 담긴 청주의 송편인 것이다. 반찬등속에 송편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송편을 하되 백미 정하게 씻어서 빻서 되게 반죽지어서 이대히 또 반죽을 하되 할만치하여서 속을 적두팥을 고와 설탕가루를 넣어 괘히 엉기어서 속을 넣고 또 곶감과 대추 좋은 것을 송편을 하되 필개씩 넣어라. 크게나 말고 시손구락자리가 완연하게 만들라. <반찬등속 송편 원문 해석>
▣재료 및 분량

멥쌀 2½컵, 소금 1큰술

※소: 팥고물 1컵, 설탕 1큰술, 곶감 3개, 대추 5개

※기름장: 참기름 2큰술, 소금 1/4작은술

▣만드는 방법

1. 멥쌀은 깨끗이 씻어 5시간 이상 불린 다음 가루로 빻는다.

2. 쌀가루에 소금를 섞어 체에 내린 다음 끓는 물로 익반죽한다.

3. 곶감은 다지고, 대추도 씨를 발라 다진다.

4. 팥고물에 다진 곶감과 대추, 설탕을 넣어 한 덩어리로 만들어 소를 만든다.

5. 멥쌀반죽을 떼어 구멍을 파고 소를 넣어 조개모양으로 빚는다.

6. 세 손가락을 송편에 올려 손가락 자국을 낸다.

7. 김이 오른 찜통에 솔잎을 깔고 면보를 덮어 송편을 올려 20분 찌고 10분 뜸을 들인다.

8. 쪄내 송편은 기름장을 바른다.
입추에 들어서니 무더위 속에서도 가을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달력을 들추어 추석 날짜부터 확인 한다. 그리곤 올 추석에는 크게는 맑세 손가락 자리가 완연하게 빚은 청주 송편으로 조상님 차례상을 차려 보겠노라고 일찌감치 맘을 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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