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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필순

청주시 공원관리과 팀장

업무가 생태공원 관리다 보니 업무적인 일로 공원에 가는 날이 매일이다. 그러나 목적이 일이다 보니 제대로 숲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아이와 엄마가 산책로를 걸으며 웃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솔직히 사소한 건으로 민원을 제기하면 혼잣말로 투덜대며 힘들어했었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평온한 감정을 경험했다. 지금은 공원에 가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주민들이 지치고 힘들 때 공원을 산책하면서 힐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부정부패 없는 청렴한 세상을 외친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측정 결과를 보면 미미하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전보다는 청렴에 대한 인식도 점차 변해가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아직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상에 일어나는 부정부패 관련 일들이 남의 일처럼 생각될 때가 많았다. 뉴스에서 전체 공직자들을 한통속으로 몰아붙일 때면 속상하고 억울하다. 스스로 주어진 업무를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보다.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업무 중에 알게 모르게 소홀하게 처리한 일도 있었을 것이고, 당연한 것처럼 자신을 합리화시키면서 일한 적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자신에게는 너무 관대해서 미처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백성을 사랑하는 근본은 절약해 쓰는 데 있고, 절약하는 근본은 검소한 데 있다. 검소한 뒤에야 청렴하다"라고 말씀하셨다. 마음에 와닿는 글이다. 부정부패나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청렴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어찌 보면 사무용품이나 기자재 물품을 내 것처럼 아끼지 않은 것도 무관치 않다고 본다. 지나쳐버린 소소한 일도 양심에 비추어보면 부끄러운 일일 수도 있다.

숲을 바라본다. 초록 물결로 마음이 한결 푸르다. 청렴이 별것인가! 숲이 품고 있지 않은가. 초록의 숲에는 청렴의 잎들이 노래하고 있다.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곧게 쭉쭉 뻗고 있다. 학식과 덕행을 겸비한 옛 선비들의 올곧은 정신이 생각나게 한다. 법정 스님은 "소비물을 최소한 줄여서 자신을 우주적인 생명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맑은 가난, 곧 청빈이다"라고 했다. 그 말이 유난히 품속으로 파고든다. 어려운 시기에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생각하게 한다. 엄청난 일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소통하면서 공감하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울창한 숲, 사시사철 꽃이 피는 곳, 그냥 걷고 싶은 산책로,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 함께 공유하는 공간, 사람의 마음을 닮은 공원을 꼭 만들어가고 싶다. 이렇게 작은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 청렴으로 피어나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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