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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엄마가 작별인사 하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의 별'이 된 30대 여성환자 맡은 세종충남대병원 의사
대한부인종양학회 주최 부인암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 웹출고시간2021.06.21 12:35:51
  • 최종수정2021.06.21 12:36:07

세종시 최대 규모 병원으로 2020년 7월 16일 문을 연 세종충남대병원 모습.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코로나19'라는 괴질(怪疾)이 2년째 계속되면서 이 세상의 생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작년 7월 16일 세종시 최대 규모 병원으로 문을 연 세종충남대병원에서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가슴뭉클한 사연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부인종양학회가 최근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 '부인암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세종충남대병원 산부인과 유헌종 교수의 글이 화제를 모은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최근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 '부인암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세종충남대병원 산부인과 유헌종 교수.

ⓒ 세종충남대병원
유 교수는 자신이 진료를 맡았던 30대 여성 자궁경부암 말기 환자가 결국 하늘나라로 가기까지의 과정을 A4용지 2장(약 4천자) 분량으로 정리, '하늘의 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새벽 5시, 정적을 깨는 핸드폰 벨 소리에 본능적으로 재빠르게 손을 뻗어 전화기를 잡았다.

곤히 잠들어 있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이들이 깰까 봐, 벨 소리가 울리면 나의 손 놀림은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빠른 것 같다. 늘 그렇듯이, 병원에서 온 전화였다. "

"…환자는 점점 기력이 약해져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었다. …내가 회진을 돌 때 남편은 하염없이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아내의 모든 것을 자신의 눈에 하나하나 박아 기억해 놓으려는 듯이…."

"…아이들은 엄마가 이제 작별 인사를 하려 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힘들어 하는 엄마의 몸에 기댄 채 '집에 언제 오느냐'고 응석을 부렸다.

하지만 엄마는 간신히 아이들의 머리만 쓰다듬을 뿐이었다. "

"…병실에 도착했을 때 환자는 거의 마지막 숨을 쉬고 있었다.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난 담당 의사로서 유가족에게 사망선고를 했다. …병원 안에 공기 대신 (보호자들의) 울음소리가 채워지고 있는 것 같았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최근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 '부인암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세종충남대병원 산부인과 유헌종 교수의 작품 끝 부분.

ⓒ 세종충남대병원
유 교수는 "중한 질병을 치료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지만, 간혹 치료 중인 환자의 죽음을 맞는 과정에서 의술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에 한계를 느낄 때마다 겸허해지는 나를 발견한다"라고 수기 마지막 부분에 적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이라 일컬어지는 '마르퀴스 후즈 후(The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도 지난 2017년 이름이 오른 유 교수는 그 동안 대한 산부인과학회와 부인종양학회로부터 각각 '최우수 학술연구 심사위원상(Best Reviewer Award'을 받은 것을 비롯해 부인종양학회가 주는 '우수 구연 (口演·Oral Presentation) 연구상'도 수상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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