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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회 스승의날… 19년째 장학금 기탁 '참스승'

'참 스승' 표본, 연정호 증평중 교장
18년간 부모 병간호… 간병일기 편찬
19년째 부임한 학교마다 장학금 지급
"이해·배려·존중으로 '사랑' 넘쳤으면"

  • 웹출고시간2021.05.13 20:20:39
  • 최종수정2021.05.13 20:20:39

편집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근로자의 날로 시작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이 연달아 이어진다. 여기에 성년의날, 부부의날까지 있어 '모든 가족'을 챙길 수 있는 달이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5월, 증평중학교 연정호(60) 교장의 20년 가까운 부모 간병생활은 깊은 울림을 준다. 또 연 교장은 발자취를 남긴 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스승'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왔다. 본인 스스로 효를 솔선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스승으로서 우뚝 선 연 교장을 만나 한 부모의 자녀로서, 스승으로서 살아 온 이야기를 들어봤다.
[충북일보] 증평 출신 연정호 교장은 지난 1985년 충주상고 교사로 임용돼 교단에 섰다.

연 교장이 괴산 목도중학교에서 평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0년 8월 모친이 급작스레 중풍으로 쓰러졌다. 모친의 나이 66세 되던 해다.

모친의 갑작스러운 와병생활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연 교장은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고,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어느 것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기 위해 더욱 매진했다.

청주에 거주하는 연 교장의 퇴근길 목적지는 자택이 아닌 '증평 부모님댁'이 됐다.

연 교장은 퇴근할 때마다 부모를 찾아뵙고 문안 인사를 드렸다. 부모의 식사를 챙기고 거동이 불편한 모친의 목욕을 도왔다.

주말에는 아내 최성윤(현 청주 서현초 교장)씨와 자녀들이 동행했다.

연 교장은 "중풍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돌보고 모시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고민할 문제도 아니었다"며 "아내와 아이들도 주말마다 함께해줬고 부모님께서도 무척 기뻐하셨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목욕 시켜드리고 옷을 갈아입혀드린 다음 식사를 챙겨드리는 동안 '코미디언'처럼 했다"며 "힘든줄도 몰랐다. 오히려 기쁜 일이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어머니는 제 삶의 중심이고 철학이셨다"며 "어머니께 받은 사랑에 비하면 내가 한 일은 천분의 일, 만분의 일도 안된다"고 말했다.

연 교장은 2007년 3월 모친이 타계하기 전까지 7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남는 것은 풍수지탄이다.

그러던 중 부친도 2012년 교통사고를 당해 와병생활을 하게 됐다. 부친이 타계한 2018년까지 연 교장의 봉양은 지속됐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8년이라는 세월동안 연 교장의 삶은 '효'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게 됐다.

연 교장은 절절한 마음을 담은 사모곡을 책으로 엮었다. 2012년 모친의 간병 일기를 수록한 '사랑과 정겨움이 머물렀던 자리'를 통해 못다한 효를 아쉬워했다.

현재는 부친의 간병 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연 교장은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며 "어느 집이든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 교장은 스승으로서의 삶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연 교장은 송면중 재직 당시 인근 수녀원에서 돌봄을 받는 학생들이 안타까웠다.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를 주고 싶었다. 이를 '말'만으로는 전할 수 없었다.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장학금을 지급하게 됐다.

연 교장은 2002년부터 근무해온 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평교사로 근무했던 송면중, 청천중, 감물중과 오성중에는 각각 매년 20만원씩을 기탁했다.

교감으로 근무했던 음성여중, 내수중에는 각각 매년 30만원씩, 교장으로 근무했던 괴산고에는 5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또 모교인 증평초와 증평중에는 10년 이상 해마다 2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전근을 가더라도 몸 담았던 학교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중단하지 않고 누적해왔다. 장학금 지급은 19년째 이어져 현재는 해마다 300만 원 이상을 기탁하고 있다.

연 교장은 "많은 돈은 아니지만 장학금 지급을 통해 스스로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장학금을 계속 지급하고 있다"며 "정년때까지, 더 멀리는 인생이 다할때까지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며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 존중으로 '사랑'이 넘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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