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1.03.15 19:39:23
  • 최종수정2021.03.15 19:39:27
[충북일보]정말 빛 좋은 개살구다. 서울대학교의 지역균형 선발전형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 지역균형 선발전형을 통해 입학한 서울대 학생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 고교 출신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이 최근 서울대에서 받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입학생 고교별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51.4%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고교 출신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PK(부산·울산·경남) 13.2% △충청(대전·세종·충북·충남) 11.3% △호남(광주·전북·전남) 10.3% △TK(대구·경북) 9.7% △제주 2.2% △강원 1.8% 등에 불과했다. 지역 고교수 대비 서울대 지역균형 배출학교 수를 나타내는 입학생 배출 고교 비율도 비슷하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비율이 각각 34.7%, 30%, 29.6%다. 전국 평균인 24.6%를 상회했다. 반면 경북, 경남,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강원 등 비수도권은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지역균형 선발전형 제도가 당초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는 지역인재를 고르게 뽑기 위해 지역균형 선발전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고교 학교장에게 최대 2명의 학생을 추천받아 선발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와 면접 등으로 평가하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 이상을 받은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당초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금수저 중의 금수저 전형이라는 말도 있다.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고교별 2명 이내의 졸업예정자는 지역균형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계열별 지원제한도 없다. 통상 일선 고교에서는 추천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인문·자연계열에서 1명씩 추천하고 있다. 물론 서울대는 교과 성적과 서류, 면접 등 종합평가로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의 분위기는 좀 다르다. 학교를 대표할 수 있는 계열별 1등이나 전교 1, 2등 위주로 추천하고 있다. 결국 학교별 전교 1, 2등이 경쟁하는 셈이다. 서울대가 전국 고교별 1, 2등을 지원받아 정성평가로 미리 빼가는 꼴이다. 서울 강남권 등 스펙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지역 출신 선발 인원이 느는 이유도 여기 있다. 지역균형 전형이 오히려 지역균형을 무너트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되레 지역불균형을 자초한다는 오명을 사게 된 까닭도 여기 있다.

지역균형 선발전형 제도의 취지는 이게 아니었다.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학생들을 골라 추천하게 되면 입학사정관 제도를 통해 특출한 학생을 뽑는 데 있었다. 기존 입시 제도의 맹점을 부분적으로나마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입학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을 받아들여 사회 통합에 기여함을 목표로 시작됐다. 2005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한 마디로 지역할당제다. 그러나 기존의 성적 위주 관행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육시스템 자체의 전면 개혁이 있어야 한다. 땜질식 손질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지역균형 선발전형에서조차 수도권 학교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분명하다. 수도권에 학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기록부를 풍부하게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과 관련해 더 나은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들이 또 지역균형선발 전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학력 격차가 더 벌어졌다. 서울대 입학생 중 비수도권 출신이 36%에 불과했다. 지역균형선발 제도 취지에 맞게 개선이 필요하다.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부모의 경제력이 학생들의 학력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학력 격차가 사회적 격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마디로 교육의 악순환이다. 지역균형 선발전형은 교육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입시 제도다. 부모의 소득이나 살고 있는 지역에 상관없이 고르게 보장돼야 한다. 지금의 지역균형 선발전형 제도는 어딘가 잘못됐다. 먼저 서울대는 지역균형 선발전형 제도에 대한 성찰을 해야 한다. 교육부는 대입 운영 및 관리 전반에 대해 다시 살펴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