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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2.03 18:04:37
  • 최종수정2020.12.03 18:04:37
칡(葛, 칡 갈)과 등나무(藤, 등나무 등)가 한 곳에 있다. 칡은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면서 칡과 등나무가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풀기 어렵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비유한 단어가 갈등(葛藤)이다.

크고 작든 갈등이 없는 곳은 없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4차 산업혁명 등을 거치면서 사회가 고도화, 다변화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지역, 세대, 노사, 이념, 직역 등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갈등은 조정과 타협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를 발전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사회를 분열시키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한다. 갈등이 커지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상실되기도 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합리적 해결도 쉽지 않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법무사, 건축사, 그리고 필자가 속한 감정평가사 등이 있다.

전문가는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관심을 두고, 근본적인 해결 방법과 새로운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전문가의 사회적 역할 중 하나다.

전문가의 고민과 조언은 정부, 기업, 가계 등이 경제활동 중 맞이할 수 있는 갈등과 이해를 조정하는 열쇠로 활용될 수 있다.

필자는 감정평가사다. 감정평가사는 국민재산권과 국가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하는 만큼 이해당사자 한쪽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 감정평가사는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이해당사자 어느 일방에도 예속되지 않고, 공정한 가격을 평가해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해소하고, 경제활동에 유용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감정평가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부나 지자체가 국민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의 상가임대차분쟁조정과 관련해 상가점포의 공정한 임대료를 제공함으로써 임대인과 임차인의 다툼을 사전에 방지하고, 임대료 의견 차이로 인한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 신축 주택(다가구, 연립, 다세대)의 전월세보증금 피해방지 등 임차인 권리보호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감정평가 관련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 청구 대리, 공공사업 보상위탁 업무, 원가계산, 감정평가서 검토 등 분야에서도 감정평가사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전문가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데 필요한 것은 충분한 실력만이 아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에 대한 신뢰는 누구나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계, 법령, 기준 등에서 나온다.

감정평가산업에서는 (가칭)감정평가기준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감정평가기준원은 독립된 기관으로서 올바른 감정평가 기준과 제도를 만들어서 평가사들에게 보급·교육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감정평가산업의 시장 및 자율규제를 강화하여 감정평가의 질을 높임으로써 국민께서 감정평가사제도를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평가기준원 설립에 대한 법과 제도도 뒷받침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발표한 감정평가산업 발전방안에서 감정평가기준원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추가조치로 감정평가 기능의 신뢰성과 독립성 확보 및 고도화를 위한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을 통해 좋은 방안들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칡과 등나무가 함께 어울려 공생하는 사회에서 모두가 행복하기를 꿈꿔 본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국민의 신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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