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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27 16:25:56
  • 최종수정2020.10.27 20:00:24
[충북일보] 필자가 지금까지 가보았던 여러 국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프랑스 파리를 꼽겠다. 수준 높은 문화의 도시라는 점도 인상 깊었지만 아주 합리적인 도심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환경미화원도 엄연한 직업

샤를 드골 공항을 빠져나와 자동차로 30분쯤 달리면 복잡한 파리 도심이 시작된다. 여유로움을 생각했으면 큰 오산이다. 세계 최고의 명소답게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하다. 중세 건축물이 잘 보존된 거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진 노천카페, 바게트의 원조국답게 다양한 빵과 먹음직스러운 디저트 판매점까지 프랑스의 정취를 만끽하기 충분하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마저 흘러 내린다'의 저자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의 시처럼 에펠탑 앞 센 강은 고고히 흐르고 있다. 세계 제1의 박물관인 루브르를 비롯해 노트르담 성당, 베르사유 궁전, 개선문, 몽마르트 언덕 등 무수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명소가 즐비하다.

그러나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의 거리는 생각처럼 깨끗하지 않았다. 담배꽁초와 생활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 관광지 내에서도 금연장소는 딱히 구분돼 있지 않았다. 현지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예상 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려야지만 환경미화원이 할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나름의 철학이 느껴졌다. 그 말을 듣고서야 인파 속에 묵묵히 일하는 미화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곳의 미화원들은 우리나라처럼 밤늦은 시간이나 이른 새벽시간에 일이 집중돼 있지 않다. 한낮에 도심 곳곳에 배치돼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일을 한다. 부끄러워하지도, 안쓰러워하지도 않는 분위기였다. 환경미화원은 프랑스 사회의 한축을 담당하는 전문직업이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 미화원의 위치는 공무원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들의 채용방식은 공무원 임용과 사뭇 다르다. 별도의 채용시스템이 작용한다. 마치 기능인이나 전문체육인을 뽑는 시험절차가 적용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응시자와 합격자 상당수가 신체건강한 젊은이들로 국한 된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지만 근무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근무시간도 사고 위험이 높고, 건강에 좋지 않은 늦은 밤이나 새벽이다. 쓰레기를 치우는 일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미화원도 당당한 전문직이라는 사회적 인식변화가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지방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대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앞서 소개한 프랑스의 시스템을 검토해 볼만 하다. 채용 대상부터 확대해야 한다. 환경미화 업무에 반드시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령화 시대 은퇴자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당장 시행해 볼만 하다. 근무시간도 낮 시간에 집중돼야 한다.

청주시의회의 의미있는 움직임

얼마 전 청주시의회 소속 연구단체인 지속가능발전의원연구회가 도시재생허브센터 대강당에서 개최한 토론회가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거론조차 못했던 환경미화 업무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점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박미자 경제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박 의원은 환경미화원들의 정규직화를 강조했다. 전문가 대부분은 "청소인력의 부족이 분리배출된 재활용품을 쓰레기로 전락시키고, 과다한 생활쓰레기를 자체 처리하지 못해 시가 78억7천3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설소각장에 위탁해 자원순환정책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화원들의 고용불안과 처우를 개선하고, 예산을 절감하며 더 나아가 공익적 업무의 효율성으로 시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청소행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로 모든 이들이 지쳐있을 때 누군가는 이날 토론회처럼 의미있는 움직임들을 시도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들의 변화의 움직임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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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