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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8.12 17:02:38
  • 최종수정2020.08.12 19:55:20
지형도를 보면 서울과 세종은 매우 비슷하다.

동서 방향으로 서울엔 한강,세종엔 금강이 흐른다. 청와대 뒤에는 서울의 주산(主山) 인 북악산(해발 342m), 세종 중심에는 원수산(해발 251m)이 자리잡고 있다.

두 도시가 모두 전통 풍수지리에서 좋은 땅으로 일컬어지는 '배산임수(背山臨水·뒤에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흐름)' 지형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충북 영동 출신인 필자는 1979년 대학 입학 이후 21년간 서울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복잡한 서울이 너무 싫어 세종시가 출범하기 약 2년전인 2010년 8월 충남 연기군에 정착했다. 따라서 연기군민을 포함해 세종시민으로 생활한 지 이달로 꼭 10년째다.

서울은 1392년 조선 건국 이후 600여년간 이 나라의 수도 역할을 해 왔다.

세종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행정수도'가 우여곡절 끝에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격하(格下)되긴 했지만 대한민국의 사실상 '행정수도'다.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중앙정부의 18개 부(部) 가운데 3분의 2인 12개가 이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도시는 도시계획 상으로는 '삶은 달걀'과 '도너츠'처럼 큰 차이가 난다.

서울은 대부분의 대도시처럼 중앙집중형이다. 그러다 보니 도심은 항상 사람이나 차량으로 붐빈다.

반면 도심이 없는 세종은 코로나19 시대에도 적합한 분산형이다.

연기군에서 가장 너른 들판이었던 장남평야(도시 중앙)에는 호수공원과 중앙공원·국립수목원 등 녹지공간이 만들어졌다. 주거지역은 길이 22㎞의 내부순환 BRT(간선급행버스)도로 주변에 흩어져 있다. 따라서 이 도시에서는 구조적으로 도심교통 혼잡은 일어날 수 없다.

두 도시의 가장 큰 경관상 차이는 강변에서 나타난다.

70년대 이후 서울 한강변 주변에 들어선 아파트들은 단위면적 당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싸졌지만 성냥갑처럼 답답해 보인다.

오죽하면 서울 정무부시장 출신 세종 전동면민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최근 세종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했을까.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중앙언론과 이른바 '서울지상주의자'들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서서 이 대표 발언을 비난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 내용은 엄연한 사실(팩트)이다. 필자는 이 대표와 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팩트는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녹지율이 52%인 세종은 금강변에서 바라보는 스카이라인이 아직은 아름다운 '명품도시'다.

크고 작은 아파트가 하늘이나 주변 경관과 조화를 잘 이룬다. 단지 아쉽다면 서울과 달리 강에 유람선이 다니지 않는 데다, 만약 현 정부의 황당한 정책으로 인해 세종보가 사라지면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경관이 훼손될 수도 있다.

작가 이호철이 '서울은 만원(滿員)이다'란 제목의 소설을 발표한 66년 당시 서울 인구는 370만 명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1천만명에 가까운 '초만원 도시'가 돼 버렸다. 그러나 보니 ㎢당 1만 6천여명인 서울의 인구밀도는 뉴욕의 8배, 런던·도쿄의 3배이고, 세종(753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그런데도 정부와 서울시·경기도 등이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태릉골프장·용산미군부대 땅을 비롯한 서울과 주변지역 녹지와 공공시설들을 고밀도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13만2천채(33만명분·가구당 2.5명 기준)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80년대 이후의 수도권 1·2기 신도시 건설 전례로 보면 이 같은 정책은 '깨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

비수도권 인구를 빨아들여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면서, 국토균형개발에도 저해된다. 서울이 덜 '천박한 도시'가 되려면 인구가 더 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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