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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맞은 충주 수해현장을 가다 ②

폭우에 농작물 토사에 묻히고, 쓸려가고…시름 깊어진 농심(農心)
과수화상병 매몰작업…피해 키워, 20만 그루 넘는 사과나무 매몰

  • 웹출고시간2020.08.05 21:03:44
  • 최종수정2020.08.05 21:03:44

과수화상병 발굴금지 팻말.

[충북일보] "가뜩이나 과수화상병으로 농사를 망쳐 시름이 깊었는데 집중호우까지 이어지며 상심이 더욱 큽니다."

4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비가 5일 충주지역에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 2일 내린 폭우로 참혹함을 느낀 주민들은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길을 통제하고 있는 충주 산척면의 한 도로.

ⓒ 윤호노기자
특히 충주지역 과수농가는 이번 물폭탄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5일 오전부터 시작된 빗줄기는 오후가 되면서 더 굵고 강해졌다. 이날 오후 과수피해가 큰 산척면을 찾았는데 전날과 달리 비가 와서 인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통제되고 있는 길을 돌아서 상산마을에 도착했는데 빗속에서도 응급복구작업은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한 과수농가 농민은 얼굴에 패인 주름만큼이나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그는 이번 폭우 이전 사과나무 3천 그루를 땅에 묻었다. 과수화상병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구가 산척면에만 144농가다. 면적은 81ha며, 10만 그루의 과실수가 매몰됐다.

산척면 상산마을 입구에 떠내려 온 농작물이 토사와 엉켜있다.

ⓒ 윤호노기자
과수화상병은 나무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라 죽는 병이다. 치료제가 없어 과수를 매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는 매몰이 된 곳에 콩과 참깨를 심었다. 뭐라도 심어 수입을 올려야 해서다.

하지만 이번 폭우로 밭작물은 토사에 묻혀버렸다. 이웃에 사는 다른 농민의 얼마 남지 않은 사과나무도 이번 집중호우로 모두 사라졌다.
자갈과 진흙이 모두 덮어버린 것이다.

산척면에서는 50곳이 넘는 과수농가가 이번 폭우에 수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과수화상병으로 사과나무들이 매몰되면서 지반이 약해졌다고 했다.

상산마을에서 만난 농민은 "사과나무 뿌리가 비탈면 땅을 붙잡고 있었는데 나무를 뽑고 매몰하면서 버틸 힘이 없어졌다"고 했다.

밭을 향해 쓰러진 전봇대 모습.

이어 "가뜩이나 우리 마을은 돌밭이 많은데 돌을 골라 축대를 쌓지 않고 그대로 묻은 것이 이번 집중호우에 피해가 더 컸다"면서 "폭우에 드러난 나무들이 물구멍 및 배수로를 막아 수해에 영향을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척면과 상황이 비슷한 곳은 소태면과 엄정면이다. 이번 폭우에 수해를 크게 입은 지역이다.

소태면 야동리 49곳 농가는 사과나무 5만여 그루(37.5ha)를, 엄정면 39곳 농가는 4만여 그루(29ha)를 폭우 전 매몰했다.

충주 / 윤호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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