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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여름의 빌라

나의 작은 세계를 기꺼이 벗어날 용기
현대문학상 수상작 등 한 권에 담아
여성·전학생 등 소수자들의 삶에 관심

  • 웹출고시간2020.07.16 13:33:13
  • 최종수정2020.07.16 13:33:13

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92쪽

[충북일보] 한국 문단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는 백수린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현대문학상 '아직 집에 가지 않을래요', 문지문학상 '여름의 빌라', 젊은작가상 '고요한 사건'·'시간의 궤적' 수상작을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다.

소설에서 화자들은 과거 어떤 시기나 사건을 돌아본다. 그때는 몰랐던 진실을 되짚어보기도 하고, 미처 하지 못한 말을 되뇌기도 한다.

지난날의 상처와 고통은 감싸 안고, 아름다운 시간은 더 찬란하게 비춘다.

표제작 '여름의 빌라'와 '시간의 궤적'은 낯선 타국의 환경에서 만난 이들이 갖게 되는 이해와 호감이 결국 문화와 환경 때문에 상처를 낳고 멀어진, 그 감정의 어긋난 결을 되짚어보는 이야기다. 상실의 시간을 마주함으로써 이해에 다다르고자 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작가는 서로 다른 삶의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인연으로 급격히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과정을 반추하며 진실에 접근한다.

외면하지 않고 상실과 아픔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오해가 풀리고 상처가 아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선명한 상실의 감정 앞에서 단절이 아닌 마주하는 용기를 택하는 소설 속 화자들에게 상실은 더이상 상처가 될 수 없다.

그들은 누구보다 기민하게 세계의 변화를 감지하고, 천천히 균열을 직시하며, 관계의 어긋남을 아프게 헤아린다.

그 예민함으로 외면을 택하기보다 공존을 모색하기에 조용하게 단단해진다.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폭설', '흑설탕 캔디'는 여성과 여성의 욕망을 이채롭게 변주한 3부작이다. 더 이상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되는 특별한 서사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번에 묶은 여덟 편 중 '흑설탕 캔디'를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꼽았다. 아들, 손주들과 함께 프랑스에서 살게 된 할머니가 그곳에서 마주한 삶의 새로운 환희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냈다.

소설집은 전학생, 아시아인, 여성 등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인물들의 삶에 끊임없이 시선을 보낸다. 여성의 억눌렸던 열정과 욕망을 우아하게 꺼내는 시도도 새롭다.

작가는 안온한 혐오의 세계에 안주하고픈 유혹에도 언제나 사랑 쪽으로 나아가는 분투를 계속하자고 권한다.

백수린은 작가의 말에서 "이해는 오해로, 사랑은 혐오로 너무 쉽게 상해버리고, 그런 생각을 하면 어둡고 차가운 방에 홀로 남겨진 듯 슬프고 또 무서워진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을 살기 위해 우리가 기댈 수 잆는 것은 이해와 사랑 말고는 달리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여전히 믿고 있고, 이 소설들 역시 그런 믿음 속에서 썼다"고 밝혔다.

백수린은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는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중편 '친애하고 친애하는' 등을 펴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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