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용미숙

충북도 농촌상생팀장

지난 4월 어느 날 사무실에 한 민원인이 찾아왔다.

집안 어른의 농지 4천 평과 농촌주택을 관리해주면서 농촌에 살고 싶은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용료는 무료지만 반드시 부부여야 하고 연 1회 종중 시제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들었을 때 왠지 내용이 석연치 않고, 섣불리 소개해주다가 된서리 맞는 것은 아닌가 싶어 그냥 묻어두고 말았다.

두 어 달 후 이번에는 귀농하고 싶으니 살집을 소개해달라는 부부가 찾아왔다.

두 어 달 전 민원인이 생각나 연락해보니 아직 관리인을 찾지 못했고 이력서를 검토 후 면접절차를 거쳐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양쪽을 연결해주면서 면접이 어떻게 진행될지 상당히 궁금해 참관을 해봤다.

면접에는 5팀이 응시(?)를 했고 사무장이라는 분이 한 분 한 분 상당히 심도 있는 질문을 하고 있었다.

사무장이라는 분은 지난 4월부터 매주 응시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고 농지와 주택관리의 사적인 부분은 물론, 농촌에 대한 응시생의 생각, 농작물 재배 경험, 농촌 지역사회와 잘 소통할 수 있는지 등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었다.

또한, 농지와 주택의 관리를 부탁하는 집안 어른에 대해서도 자세히 물어보니 도내 한 시골마을이 고향인 성공한 사업가로서 장학사업은 물론 고향 사랑에 대한 책을 펴낼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분이었다.

이처럼 심도있는 면접을 통한 귀농귀촌이라면 적어도 농촌 지역사회와의 소통 부재로 인한 다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귀농귀촌인들이 농촌공동체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사전 면접을 통해 융화·소통의 중요성을 듣는 것이 훨씬 체감도가 높을 테니 말이다.

우리 도에서는 귀농귀촌인과 지역주민과의 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한 다양한 갈등관리·융화교육, 선진지 견학, 체험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렇게 농촌으로 이주하기 전에 지역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농촌으로 이주 후 지역주민들과 정(情)문화를 형성하는데 훨씬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됐다.

농촌 지역주민이나 마을협의회 등이 주체가 되어 농촌의 빈집과 농지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농촌에 애정을 갖고 살고자 하는 예비 귀농, 귀촌인을 선발하여 그들의 멘토가 되어 준다면 농지와 주택 등 자립기반이 부족한 청년 농업인에게는 농업창업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고, 농업으로 전업하고자 하는 중장년에게는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 것이고, 자녀 출가 후 쓸쓸하게 남겨진 노부부의 농촌생활이라면 지역사회가 돌봄이가 되는 복지가 되지 않을까.

인구감소로 쇠퇴해가는 농촌마을의 사라져 가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자금 지원을 통한 불특정 대상을 기다리는 귀농귀촌이 아니고 지역주민이 먼저 나서서 우리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손짓하며 정을 주고받는 귀농귀촌이면 좋겠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