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정익현

건축사

하늘이 내려와 앉았던 무논에 벼가 푸름을 더해가는 6월. 역사 속 6월을 들여다본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을 톺아보면 우선 6.25 한국전쟁이 떠오르고 봉오동 전투, 6.10 만세운동, 반민특위 습격사건, 김구 선생 암살, 반공포로 석방, 6.10 민주항쟁, 6.29 선언 등 큰 사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20년 6.7 '봉오동 전투'는 항일 무장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쾌거로 홍범도 장군이 만주 봉오동에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일본 정규군을 대패시킨 전투이다. 항일 독립 전쟁사 3대첩 중 하나이지만 청산리 전투에 비해 덜 알려진 것이 유감이다.

해방 후 혼란기에 일어난 1949년 6.6 '반민특위 습격사건'은 친일 경찰 수십 명이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여 위원들을 폭행하고 친일 행적 문서들을 불태워 없애버린 폭거이다. 1948년 '반민족행위 처벌법'에 의거 '반민족행위 특별조사 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이 법에 의해 처벌된 사람 한 명 없이 반민특위는 해산되었다. 이 사건으로 친일파를 단죄하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 무산됨으로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70년간 친일세력이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게 되었고 이제까지 친일 논쟁을 하게 되는 빌미를 주었다.

1949년 6.26 '김구 선생 암살' 사건은 육군 소위 안두희의 단독범행이라 했으나 그 당시 정황으로 볼 때 배후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1995년 '백범 김구선생 암살 진상 국회 보고서'는 이 사건이 '사전에 면밀하게 계획된 조직적인 정권차원의 범죄'라고 했다.

'6.25 한국전쟁'은 우리가 익히 다 아는 것으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이재민, 파괴된 국토를 남겼다. 그 후 남북 분단으로 인한 정치 경제적 손실과 군사적 비용을 극복하고 오늘날 이만큼의 발전을 이룩한 것은 우리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이다. 우리는 그 당시 병력을 파견한 16개국과 의료지원을 한 5개국을 잊지 말아야 한다.

휴전협정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1953년 6.18 2만7천 명의 '반공포로 석방'은 휴전협상 과정에서 철저히 무시된 우리나라의 입장을 미국에 행동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이로서 국민들에게는 환영을 받았으나 미국과는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어쨌거나 이 결과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한미 상호 방위조약'을 맺게 되었으니 오늘날 우리가 대외관계에 참고하면 어떨까 싶다.

1987년 '4.13 호헌 조치'에 대항하여 촉발된 '6.10 민주 항쟁'의 성과로 민정당 노태우 대표위원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평화적 정부 이양을 골자로 하는 직선제 개헌 시국특별선언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6.29 선언'이다. 그러나 야권의 단일화 실패로 그 해 12월 1여 3야의 구도로 치러진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후보 각자의 셈법과 동상이몽(同床異夢)속에 6월 민주항쟁으로 얻은 호기를 놓치고 말았으니 '인간은 계획을 세우고 신(神)은 비웃는다'라는 기욤 뮈소의 소설 「구해줘」의 한 구절이 귓전을 때린다.

어찌 보면 다 알고 있는, 빛바랜 지난 이야기 같지만 장롱 속 옷 정리 하듯 하나하나 꺼내서 다시 바라보니 가슴이 숙연해 진다. 올 해는 6.25 발발 70주년, 봉오동 전투 승전 100주년의 해이다.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은 스탈린의 한인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에서 비참한 삶을 살다 그곳에 묻혔는데 올 해 그분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라 하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230년 전 '프랑스 대혁명' 이후 거의 100년간 혼란한 정국이 지속되었듯 혁명이 성공한다 해서 곧바로 안정된 시민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체육관 밀실 선거에서 대통령직선제를 찾아 온지 이제 30여년. 그 때 거리로 뛰쳐나온 학생과 시민, 전투경찰 가슴에 붉은 카네이션을 달아주었던 이 땅의 어머니들. 그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에 고마움을 표한다.

그래도 6월이 마냥 우울한 달이 아닌 것이 월드컵 4강에 오른 2002년 6월은 온 국민 모두 뜨거운 가슴이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