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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27 16:40:12
  • 최종수정2020.05.27 18:53:42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옛 선조들은 여덟 가지 기준으로 물맛을 까다롭게 구별했는데 여덟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팔공덕수가 바로 충주의 달천수(達川水), 오대산의 우통수(于筒水), 속리산의 삼타수(三陀水)로서 조선 시대 3대 명수로 손꼽힌다. 충북의 지명을 산책하면서 가장 보람있고 뿌듯하게 생각됐던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조선의 3대 명수 중 2개가 충북에 있다는 것이요, 그 중에 가장 좋은 물로 꼽는 것이 바로 충북을 굽이굽이 가로지르는 달천수라는 사실이다.

 조선의 학자 성현(成俔)은 '용재총화'에서 고려 말 대제학을 지낸 이행(李行)의 말을 빌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이 좋은 물로 충주의 달천수를 꼽았고, 오대산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우통수를 둘째로, 속리산에서 흐르는 삼타수를 셋째로 꼽았다.

 그럼 왜 조선의 선비들은 달천수, 우통수, 삼타수를 3대 명수라고 했을까? 좋은 물이란 여덟 가지 공덕을 지닌 '팔공덕수(八功德水)'를 의미한다. 즉 가볍고(輕), 맑고(淸), 시원하고(冷), 부드럽고(軟), 아름답고(美), 냄새가 나지 않고(不臭), 비위에 맞고(調適), 먹어서 탈이 없는(無) 여덟 가지 물의 덕을 말하는데 달천수, 우통수, 삼타수는 이 여덟 가지 조건을 두루 갖춰 명수에 속한다는 것이다.

 달천수는 충주 달래강의 물을 말한다.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달래강은 보은군 내북면, 괴산군 청천면, 괴산읍, 충주시 달천동 일대를 지나 충주시 칠금동과 가금면 창동리 사이에서 남한강에 흘러든다.

 달래강의 물은 예나 지금이나 조선 최고의 물로 꼽는 데 손색이 없을 만큼 맑으며 그 맛 또한 청량하고 시원하다. 최근에도 전국에서 팔리는 생수 가운데 무려 90%를 바로 달래강 유역에서 취수한다. 달래강은 물맛이 좋다 해 '단냇물', '달냇물'로 불리웠으며 이 강에 수달이 많아 '달강'이라 했다고도 하는데, 현재에도 인근에 수달피고개가 있으며 달천리 서쪽 물가를 '물개달래'라고 부른다. 또 수달을 잡아 조정에 진상했다는 옛 기록도 있다.

 또한 달래강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어느 남매가 이 강을 건너다가 소낙비에 젖은 누이의 여체(女體)에 욕정을 느낀 동생이 자신을 저주해 자결해버렸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누이가 "달래나 보지" 하고 슬퍼했으므로 '달래강'이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오대산의 월정사와 상원사 서쪽의 수정암에서 발원한 우통수는 조선 시대에는 우중수로 불렸다.

 우통수에 대한 내용은 '동국여지승람'에 나온다. '서대(西臺) 밑에 솟아나는 샘물이 있는데 물 빛깔과 맛이 다른 물보다 훌륭하고 무거워 우중수라고 한다. 서쪽으로 수백 리를 흘러 한강이 돼 바다로 들어간다.' 기록에 의하면 우통수는 한결같이 경수가 아닌 중수로 한강의 복판을 흐른다고 했다. 옛사람들은 이 물이 무겁기 때문에 다른 물과 섞이지 않고 한강 제일 깊은 곳으로 흐른다고 믿은 것이다. '삼국유사'에는 우통수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차를 달였다는 기록도 나온다.

 속리산의 삼타수는 법주 약수로 불리는데 천왕봉 표지석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곳은 조선의 삼대 명수 삼타수, 달천수, 우통수 중 삼타수의 발원지입니다. 삼타수란 동으로 낙동강, 남으로 금강, 서로 남한강으로 흐르는 물을 말하며 이곳 천왕봉에서 나눠집니다."

 천왕봉 바로 아래에 있는 상고암에는 어지간한 속병은 씻은 듯 낫는 신비한 약수가 하나 있는데, 이 팔공덕수가 바로 삼타수의 발원지다. 이곳에서 물줄기가 한강, 낙동강, 금강의 세 갈래로 나뉘어진다 해 삼타수 또는 삼파수라 한다.

 속리산의 물이 좋다는 것은 수많은 암자의 이름이 물이 맑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수정동과 수정암을 비롯해 상류에 남산약수, 복천암, 탈골암, 상고암 등 물과 관련한 암자들이 자리한다. 문장대 입구에 위치한 내속리면 사내리 복천암은 조선 세조가 기도를 올렸다는 유서 깊은 암자다. 이곳 경내 큰 바위 밑에서 석간수가 흘러나와 복천암이라고 불렀는데, 세조가 등창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전해지며 복천암 바로 아래에는 세심정(洗心亭)이 있어 마음까지도 맑게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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