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0.04.09 19:15:46
  • 최종수정2020.04.09 19:15:49
[충북일보] 선거에서 종종 언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승리의 이유가 되기도 하고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말의 위력은 크고 치명적이다.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선거 때 중책을 맡은 이의 발언은 훨씬 더 파급력이 크다.

더불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말 한마디 실수가 만만찮은 후폭풍을 남기고 있다. 여권은 이 대표의 실언이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주재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했다. 이 자리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를 광주와 전남에 구축토록 하겠다. 호남을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정부 공모 사업이다. 지자체 간 유치경쟁도 치열하다. 충북 등 전국 5개 지자체가 나서고 있다. 이 대표가 정당 차원이나 사적으로 유치 운운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물론 이 대표의 발언은 유치 경쟁 중인 전남 나주시에 천군만마일 수 있다. 그 바람에 전남에선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나주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들썩였다. 물론 이 대표의 발언 취지 번복으로 무색해지긴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함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충북 등 나머지 4개 지자체에 큰 상처를 줬다. 야당이나 다른 지자체들의 강한 반발은 너무나 당연하다. 미래통합당은 곧바로 항의 자료를 냈다.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도 기자단에 긴급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의 발언을 수정했다. 급기야 하루가 지나기도 전 이 대표 스스로 발언 취지를 번복했다. 진정성 없는 공약을 내놓았다가 충북지역이 반발하자 철회한 셈이다. 선거 정국에서 여당 대표의 발언은 공약(公約)과 다르지 않다. 이번 일은 이 대표의 진정성 부재에서 생긴 악재다. 여야 정당 대표는 물론 각 후보들은 매니페스토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매니페스토는 라틴어의 '증거' 또는 '증거물'을 뜻하는 마니페스투스(manifestus)에서 유래했다. '과거의 행적을 설명하고, 미래 동기를 밝히는 공적 선언'이란 의미다. 다시 말해 '더 이상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4·15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선거는 막판까지 알 수 없다. 상황이 어떻게 변해 어떻게 요동칠지 알 수 없다. 이번 일과 같은 공약(空約)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진정성 있는 언사에 행운이 깃든다고 했다. 누가 승리의 미소를 지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자기 프레임에 대한 확신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절박함과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아야 한다. 입에 발린 허언(虛言)에 속을 유권자는 없다. 여야는 내 밥그릇을 빼앗긴다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공약에 진정성이 사라지면 실효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방사광가속기 오창 유치는 민주당 4·15총선 충북 후보들의 공약이다. 충북도 역시 오창을 후보지로 정하고 일찍부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월 유치 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방사광가속기 전문가 등 32명으로 자문단도 꾸렸다.·사업 타당성 연구까지 진행했다. 새로운 방사광가속기를 충북에 유치하겠다는 의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월 7일 최종 장소를 확정할 예정이다. 당연히 과기부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는 R&D 경쟁력을 끌어올릴 국가적 차원의 사안이다. 정부는 객관적 평가기준으로 공정하게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정치적 논리 개입은 금물이다. 여당 대표라고 특정 지역을 밀어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도를 넘었다. 며칠 남지 않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았다. 선거에서 선택 기준은 많다. 그 중 제일은 진정성이다. 결국 진정성에 답이 있다. 내가 진정성 있게 바라보면, 상대도 진정성을 보여준다. 그런 후보를 뽑아야 한다. 꼼수를 단호히 거부하는 일관된 노력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공약(公約)이 일그러지면 공약(空約)이 된다. 모두가 허망해진다. 공약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현가능성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