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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젊은CEO를 키우자' 특별 좌담회

"충북산업 생태계 재구성 '미래 100년' 준비"
"스타트업특성화센터 건립 등 젊은 CEO 육성하자"

  • 웹출고시간2020.02.20 20:32:50
  • 최종수정2020.02.20 20:32:50

편집자

창간 17주년을 맞은 충북일보가 '젊은 CEO'들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한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 미래 100년의 충북경제를 위한 차세대 주자들의 의견을 듣고 충북 경제계의 세대교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번 좌담회에 참석한 젊은 CEO들이 지적한 정부와 지자체, 경제지원 기관·단체에 대한 바람은 향후 본보 취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독자들에게 알려나갈 계획이다.
◇김동민 충북일보 편집국장

"충북도는 'GRDP 4%' 실현을 목표로 설정했다. 충북 경제가 더 탄탄한 입지를 다지려면 경제 분야 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역 내 '젋은 CEO'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본보는 올해 '북서부벨트 개발'과 함께 '젊은CEO를 키워야 한다'는 어젠다를 설정했다. 도내 젊은 경제인들이 미래 지역 경제를 이끌기 위해서는 자구노력과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한다. 젊은 경제인들이 활발히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취해야 할 자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한 논의에 앞서 현재 코로나19사태로 위기에 놓인 지역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기업 활동이 어느 정도 위축됐는지, 향후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지 들어보고 싶다."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

"직간접적으로 다들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중국으로의 출장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 경제활동의 위축을 불러온다. 본사는 현재 중국에서 생산해야할 아이템과 중국으로 수출해야 할 아이템 모두 '홀딩'된 상태다. 이 사태가 언제쯤 해결될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한달여 정도 업무정지가 된 상황이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에서 제조가 이뤄지고 매출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 지금은 상당한 위기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빨리 극복되길 바라고 있지만 기업체 수준에서 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또한 더 큰 위기로 느껴진다."

◇박수철 디엘정보기술 대표

"얼마 전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는데 격리조치로 인해 재택근무 중인 직원이 있다. 인력의 누수는 사소한 것 같지만 산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이런 사소한 문제 외에도 기업들이 해외로 향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제조 원가를 낮추거나 마케팅을 위해 해외로 진출한다. 결국 단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 등으로 진출하는 상황인데,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진출이 위기에 처했다. 기업들이 국내로 유턴할 수 있도록 내부적 환경을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R&D사업과 스마트공장사업 등을 통해서 국내 제조 경쟁력을 튼튼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정환 동일유리 대표

"창호 회사는 원자재로 유리를 많이 사용하는데 중국을 통해서 원자재가 들어온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사는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지만, 해외에서 자재 수입이 제한됨으로 인해 국내산 자재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겨울철은 비수기로 창호 관련 업체는 설비를 전환한다든지 향후 공정을 준비하는 시기다. 중국에서 설비·자재가 들어오지 못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다."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사업본부장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사업본부장

"기업은 특성상 어렵고 힘든 부분은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도 '긴급조사표'를 회신한 10여개 기업이 중국 비즈니스 단절로 향후에 여파가 올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진천과 음성은 자동차 관련 1~3차 벤더들이 포진해 있다. 자동차는 적시생산 체제인 만큼 중국 공장의 셧다운은 이들 업체에 영향을 끼쳤다. 더 큰 문제는 충북의 대(對) 중국 교역 규모가 타 지역보다 높다는 점이다. 국내 수출물량 중 홍콩을 포함해 중국으로 가는 양은 31%다. 충북은 이보다 많은 51%다. 다른 지역보다 중국의 셧다운, 생산지연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만큼 사태가 빨리 진정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해 하반기에 닥칠 수 있다."

◇김동민 편집국장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에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어떤 상황인가."

◇윤해달 삼양건설 대표

"건설현장에는 대부분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해외 일용노무자들이 일하고 있다. '반장급'은 중국인 노동자가 많다. 춘절 기간 중국을 방문했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현장 근로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전염에 대한 걱정이 크다. 외국인 노동자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건설현장은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19 등 어떤 질병이 언제 발생할 지 알 수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보건·안전에 더 신경을 쓰고 관계자들을 교육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동민 편집국장

"오창산업단지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나."

이태성

청주시 투자자문관

◇이태성 청주시 투자자문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각 기업들을 조사했다. 중국과 부품, 인력, 원재료 등을 공유하는데 아직까지 시간이 짧아서인지 크게 문제가 나타난 기업은 없다. 장기화 될 경우는 원재료, 부품의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자동차 산업인데 오창산업단지의 경우 피해를 입은 기업은 없다. 향후 한두 달 지속될 경우 배터리나 제약업계의 원재료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편으로 보았을 때는 '풍선효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부품을 수급하던 기업들이 수입다변화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동민 편집국장

"비수도권 인구 감소는 심화하고 수도권 집중화는 가속도가 붙었다. 비수도권의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반발에도 정부는 투자유치 촉진 차원에서 신도시 개발 등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충북의 경제상황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현장에서는 충북 경제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이태성 투자자문관
 
"충북 경제는 '좋다'라고만 말할 수는 없는 상태다. 충북은 반도체, 화장품, 바이오, 제약, 태양광 등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특별한 가치를 부여할만한 산업은 없다. 이 산업들은 다른 산업을 서브하는 수준으로 그것이 없으면 안 되는 산업이 아니다. 충북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중요하다. 200만 명은 돼야 한다. 인구가 늘어야 고급인력이 유입되고 산업생태계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변화 가능하다. 2020년은 충북 경제가 가치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박수철

디엘정보기술 대표

◇박수철 대표

"충북이 타 지역에 비해서 경제상황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대기업의 성장에 편중된 얘기로 보여서다. 도내의 SK하이닉스, 엘지화학 등 대기업이 경제 성장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 다만 대기업에 약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지역 경제성장률도 떨어지는 구조다. 우리 지역만이 아닌 전체적인 문제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을 튼튼하게 하는 정책적 배려와 기업인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충북의 전략산업 수정도 필요하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전략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대에 맞게 추가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현재는 ICT 중심의 개별 비즈니스 생태계·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산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기회를 찾아봐야 한다. 충북 산업 생태계의 재구성이 필요한 시기다."

◇최상천 사업본부장

"충북은 일부 대기업 위주의 '양적 성장'을 이룩했다. 일부 대기업의 수출규모에 따라 충북 경제가 영향을 받는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과의 양극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도모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해달 대표

"충북에 뿌리내린 대기업들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 면은 분명히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지역에 자리를 잡고 싶어도 지역이기주의나 환경·보상 문제로 좌절되는 경우가 있다. 도민들이 기업 입주를 환영하는 입장이 되길 바란다."

김정환

동일유리 대표

◇김정환 대표

"충북 경제 지표들이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의 성과에 의해서 좌우되는 상황인 것 같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중소기업 경영의 성과가 크게 의미가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충북도의 일부 부서는 '대기업만 잘하면 중소·중견기업은 잘하지 못해도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서운하다. 중소기업은 활기를 잃게 된다. 중소기업 경영인과 지자체가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김동민 편집국장

"지역 경제계 인사들의 고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60세면 퇴직하는데, 70대 중반까지 '가업'을 경영하는 경우도 있다. 원로 인사들의 경험을 받아들여서 더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도내 경제계의 고령화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최상천 사업본부장

"20여년 전보다 지금이 오히려 더 고령화 됐다는 인상을 받는다. 청주산업단지 조성 당시 창업자로서 활동한 분들의 역할이 지금까지 이어진 게 원인으로 생각된다. 지역 경제의 주도세력이 수십년째 이어졌고, 후배 육성을 등한시하지 않았나하는 느낌이다. 오창·오송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그나마 젊은 층에 속하는 기업인들이 지역 경제의 일익을 담당하게 됐다. 하지만 원로와 젊은 층의 단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 결론적으로 지역을 주도하는 경제인들이 고령화된 것은 사실이다."

◇이태성 투자자문관

"경제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후세대로 불리는, 1958년 이후 세대들이 사회·정치 분야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고령화 현상과 맞물려 예전엔 50대면 '할아버지'로 불렸지만, 지금은 젊은 축에 속한다. 또 한국은 '나이'로 구조가 짜여 진다. 20~40대는 정치·사회적 모임에서 주류를 형성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계속 연장자들이 장(長)을 하는 상황으로 쉽게 바뀌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내 사회가 가진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층의 진입장벽을 누군가가 깨줘야 하는 시점이지 않을까 한다."

◇김동민 편집국장

"젊은 층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경제계 고령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경제계 현장에서 고령화 정도는 어떠한가."

◇박수철 대표

"15년 전부터 오창산업단지 CEO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사람들은 60대가 됐고, 50대였던 사람들은 60대가 됐다. 창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기존 프레임이 유지되면서 소속원들의 변화도 없다. 충북 사회 전반에 퍼진 현상으로 보인다. '어른들'로 볼 수 있는 초기 창업자들은 중간층을 육성해야 하는 책임이 있고, 중간층은 또 그 밑에 층을 키워내야 한다. 이런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정체된 느낌을 갖는다. 중간층은 어른들을 모시고, 어른들은 중간층을 잘 육성하는 지역적인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 경제계의 프레임을 새로 바꿔야 한다."

◇조현일 대표

"지역에 제조업 관련 젊은 CEO가 없다. 제조업을 창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제조업 관련해서 이윤이 크게 창출되는 것은 이미 기성세대가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제조업을 시작하고 싶어도 어려운 환경이다. 그렇다보니 젊은층은 기성세대들이 섭렵하지 못한 ICT, 앱 개발, 소프트웨어 쪽으로 몰리고 있다. 제조업 쪽의 젊은 CEO가 사라지는 것이다. 다만, 60~70세라고 해서 제조업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이를 떠나서 능력껏 제조업을 창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김정환 대표

"우리 회사는 조부께서 창업하신 이후 80년이 됐다. 저는 18년 전부터 경영을 시작했다. 당시 지역 경제인 모임에서 막내였고 현재도 막내다. 지역 내에 경영인 2·3세대 모임이 있는데, '세대'가 중요한 것이 아닌 경제인들의 교류와 방향을 찾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2·3세대 모임에 '젊은 1세대' 창업자가 유입되는 것에도 제약이 많다. 2·3세대 모임이라 하더라도 1세대 창업자보다 10~20살 가량 나이가 많다. 현재 1세대 창업자들은 모임을 갖는데 부담을 느껴 '굳이 할 이유가 있느냐'는 생각을 많이 한다. 조화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고령화한 창업자들의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2·3세대 젊은 CEO를 통해서 1세대 창업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해달

삼양건설 대표

◇윤해달 대표

"1세대 창업자는 2·3세대 후대 경영인에 대해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모임에 참가하려고 해도 윗세대 창업자 분들이 많아 불편하다. 경영인들도 선후배, 동기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회생활과 경영활동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다. 젊은 후세대 경영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을 상공회의소 등 기관에서 육성·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김동민 편집국장

"젊은 CEO를 육성하고, 경제관련 단체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기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면 좋겠는지 건의사항을 듣고 싶다."

◇조현일 대표

"어느 분야든 '관심'을 가져야 발전할 수 있다. 충북도가 '젊은 CEO를 육성하겠다' 관심을 가지면 그만큼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충북일보가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다. 현재 사회 활동을 하지 않아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젊은 CEO들도 많다. 그 숨겨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 그 사람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피해의식 등을 무마시키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충북도에서 젊은 CEO 모임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길 바란다. 충북도 차원에서 관심을 갖는다면 더 많은 젊은 CEO들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박수철 대표

"지난 1950년대엔 50년에 달하던 기업의 수명이 현재는 10년으로 줄었다. 4차 산업의 발달로 기술에 뒤처지고 변화하지 않으면 모든 업종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4차 산업의 키워드는 초개인화, 공유경제, AI로 집약된다. 개인이든 경영인이든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된다. 지속적으로 변화에 대한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유명한 강사를 초청해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지역 경영인들이 차근차근 데이터를 모아 회사가 변화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 CEO들이 새로운 것을 많이 접하고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교육으로 지역사회의 관심을 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태성 투자자문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역동성'을 필요로 한다. '젊다'는 의미는 '역동성'과 통한다. 젊은 창업자는 자본이 필요하지만 부족하고, 자본을 가진 사람은 은퇴한 CEO다. 이들을 연결해 역동적인 창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창업했을 때 가장 힘든 것은 '낙인효과'다. 한 번 실패하면 사회적으로 '안 되는 사람' '실패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재기할 수 없는 문화다. 창업을 활성화 하려면 재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자본, 금융지원이 절실하다. 지역 내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기관은 많지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원스톱으로 지원이 이뤄지지도 않는다. 자본 조달 유관기관의 업무를 아울러 지원하는 원스톱 기관이 필요하다. 또 창업기업이 챙기기 힘든 세무, 법률, 마케팅 교육 등을 공동으로 도와줄 수 있는 기관도 필요하다. 이런 기관들은 은퇴 CEO들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지역기관과 신구 경제인이 네트워크화 한다면 차별화를 통한 '정점'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상천 사업본부장

"젊은 CEO들이 부모 창업자 세대에 밀려서 그 '공간'에 끼어들지 못하는 문제를 풀어보자는 게 이번 좌담회의 목표로 본다.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한 젊은 세대들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스스로 만들고, 지역사회의 주도자적 역할을 선제적으로 해야지만 '젊은이들이 지역의 리더'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 젊은 CEO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없다면 청주상공회의소와 충북도 등이 그 틀을 만들고 서포트해야 한다. 청주상의는 5년 전 차세대 CEO양성 관련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런 기회들을 만들어 제공해야만 젊은 CEO들의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해달 대표

"충북도가 젊은 CEO를 육성하기 위해 어떤 지원을 했는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스타트업 지원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 충북은 얼마를 확보해서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 예산의 사용처에 대해 한 가지 제안하겠다. 도내에 '스타트업특성화센터'를 건립해 지원하는 것을 제도화하길 바란다. 지원협회 등도 함께 만들어 고용창출 효과도 볼 수 있다. 또 윗세대 창업자, 지역 인사들을 통한 교육도 이뤄진다면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다."

◇김정환 대표

"'어르신'들의 연륜은 무시를 못한다. 심리적인 안정감도 크다. 일전에 청주상의의 경영자문단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대기업 출신의 박사들로 꾸려진 팀이 회사를 방문해 진단한 뒤 미래 플랜을 함께 기획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지역 내에도 1세대 CEO와 1~3세대 젊은 CEO들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지역 내의 연륜 있고 의지를 가진 분들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청주상의 등 기관이 지원하길 바란다. 그 분들에게는 신세대 경영인에 대한 이해와 관련한 안내를 하고, 젊은이에게 교육할 수 있도록 하면 연결다리 역할과 경험 공유의 장이 되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김동민 편집국장

"각종 세금, 가업상속과 관련한 제도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현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최상천 사업본부장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제도는 많지만 경영인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런 제도를 적재적소에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측면이 크다고 본다. 단, 기업들은 정부사업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세금문제는 가혹하다고 본다. 법인세는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에 속하고, 상속세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상위국이다. 경영인들 가운데 '상속세를 내려면 지분을 정리하거나 회사를 팔지 않으면 낼 수가 없다. 사업을 끝내고 물려주지 말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부분은 정부가 일본, 독일 등의 '천년·오백년 기업' 육성 정책을 벤치마킹해 과감하게 낮출 필요가 있다. 경쟁력 있고 상속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세금 납부를 유예하거나 지원해서 가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도내에도 '동일유리'의 경우 80년의 가업을 이어왔다. 이런 유서 깊은 기업들이 많아야 지역 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윤해달 대표

"일부 대기업이 상속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면서 국민들의 가업상속제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좋지 않다. '금수저의 대물림'으로 본다. 이런 문제로 정치권에서도 혜택을 주고 싶어도 못 주는 것 같다. 또 60대 이상의 1세대 경영인들은 아직 상속제도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경영인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에 정치권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문제도 크다. 단순히 상속세를 낮추는 게 목표가 아닌, 적당한 수준에서 대기업은 많이 내고 중소기업은 줄이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

◇김정환 대표

"가업상속세 문제는 각종 편법은 방지하고, 노하우 이전과 법인 존속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조현일 대표

"중소기업 경영인은 정부정책을 살펴볼 여력이 없다. 혼자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활동만으로도 힘들다보니 주의 환경을 둘러볼 틈이 나지 않는다. 또 각종 관련법에 대응하는 게 힘들다. 노동법, 환경법 등은 수시로 변경되기에 항상 공부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이뤄지길 바란다. 정말 중요한 문제다. 알지도 못하고 대응을 준비하지도 못한 채 수년이 흐른 뒤 관련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중소업체는 큰 곤경에 처한다. 여러 가지 사안을 미연에 안내하고 지도하는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
 
◇박수철 대표

"기업이 잘 되려면 진정성 있는 오너십(Owner Ship)이 중요하다. 가업상속 문제에서도 오너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1세대와 2·3세대 경영인들이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지역 경제와 자사의 발전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들이 지역사회의 가업상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태성 투자자문관

"가업상속을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 좋게 볼 사안은 아니다. 가업상속은 △경영의 이전 △자산의 이전 두 가지로 본다. 주로 가업상속과정에서 회자되는 것은 자산의 이전이다. 자산의 이전은 가업을 상속받는 자녀의 리스크가 크다. 직원들과 관련한 문제, 금전적인 문제 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간과되기 쉬운 게 경영의 이전이다. 전문경영인을 두고 자녀와 공생하며 배당 등을 통해 사회가 성장할 수 있는 가업상속을 해야 하는데, 자산 이전만 신경을 쓴다. 국내 경제계는 IMF를 통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직원들을 해고하는 '하향식 구조조정'만 생각한다. '상향식 구조조정'도 있다. 가업상속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을 통한 경영 이전의 효과를 노려야 한다. '자녀가 경영할 준비가 됐는가'를 파악할 수 없는 경영주로서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또 가업상속을 사전에 준비했을 경우 200~500억 원은 세금을 내지 않고 상속이 가능하다. 고용의 유연성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세금탕감을 받으려면 10년 고용 유지 등의 제약이 따르기도 한다. 현재는 유연성이 빠른 시대다. 10~20% 정도의 고용 관련 가변 가능 조건이 달린다면, 한국의 가업상속제도는 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좋은 수준이다. 의식이 전환되지 않으면 가업상속 문제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이어질 것이다. 정부는 적정한 세금을 부과하고, 기업을 탈루하지 않는다면 상속세·법인세는 인하될 수 있다. 경영계는 가업상속과 관련해 경영의 이전과 자산의 이전, 두 가지 모두 인지하고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동민 편집국장

◇김동민 편집국장

"160만 충북도민과 정부, 지자체 등에 전하고 싶은 말은."

◇윤해달 대표

"충북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충북은 '농업 중심 발전도(道)'라는 편견이 있다. 주변에서 '청주에 백화점이 있어·'라는 말도 한다. 충북은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의 발전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 일본과 중국 등을 잇는 청주공항과, 호남선·경부선을 잇는 국토의 중심에 오송역이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이라는 기조를 오송역·청주공항과 접목시켜 발전시키면 충북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본다."

◇김정환 대표

"지역 업체는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업체도 있겠지만, 지역 자재 업체들을 활용해 지역을 근거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현재는 미약한 중소기업 경영인들도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박수철 대표

"미래를 예상하면 암울함이 앞서지만, 그런 속에서 '가장 기회의 시가'가 왔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개인과 기업들 모두가 희망적인 꿈을 꾸고 그에 따른 생각과 행동을 하길 바란다. 특히 지역 내에서 다양한 산업을 영위하는 업체와 지역민들이 협업·상생·생존할 수 있는 공감대가 마련되면 좋겠다. 충북일보가 이런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극복할 수 있는 자리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 이 자리가 공감·변화의 첫단추가 되길 바란다."

◇이태성 투자자문관

"충북 경제는 제조업 비중이 서비스업보다 상당히 높다. 4차 산업시대는 스피드(Speed)와 세이브(Save)산업, '2S'로 요약된다. 스피드산업은 5G 통신과 AI등, 세이브산업은 데이터관련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갖는다. 충북도 높은 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구 200만 건설이 중요하다. 인구 200만을 건설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지역민들이 밀집·응집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 공정한 기회에 대한 논의와 실패도 두렵지 않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런 토론회가 자주 마련되길 바란다."

◇최상천 사업본부장

"충북 지역민들끼리만 대화해서는 '우리의 방향'이 맞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타 지역의 경제계 관계자들을 만나 대화하면 10명 중 8명은 충북의 브랜드는 '바이오분야'라고 이야기한다. 충북은 지난 20여년 간 오송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을 발전시켜왔고, 지역 브랜드가 됐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오송에서 바이오비전을 선포하는 등 아시나·세계적으로도 위상을 굳히고 있다. 그 정도로 세계적인 위치를 잡았다. 충북의 산업정책은 바이오 중심으로 가야 한다. 충북도 역시 그와 관련한 비전을 선포·추진중이고, 대내외의 시각도 이에 부합하니 집중할 필요가 있다. 충북 도민과 경제인들 모두 지역 문제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지역 현안과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지역발전의 주도자로서 역할을 할 때다."

정리=성홍규·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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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