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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재임 중 쿠바 문제와 관련해 전쟁을 피하기 위한 각종 외교적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스페인과의 사이에 전쟁이 발발함. 그 결과, 스페인령이었던 필리핀과 푸에르토리코·괌을 획득하였고, 쿠바의 독립을 쟁취함. 또한 그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온 하와이를 합병하였음. 재선 후 6개월이 지났을 무렵 무정부주의자가 쏜 총을 맞고 사망함.'

미국의 제25대 대통령인 윌리엄 매킨리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가 하원의원이던 시절의 일입니다.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그는 그 어느 날도 의회 사무실로 향하기 위해 전차에 오릅니다. 전차 안은 부지런히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빼곡합니다. 몇 정거장을 지나자 병색이 완연한 나이 많은 여성 하나가 오릅니다. 여인은 힘든 걸음으로 앉아있는 승객들의 곁으로 다가오더니 손잡이에 의지한 채 몸을 기우뚱거립니다. 마침 여성의 앞좌석에는 매킨리의 동료 하원의원이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원은 자리를 양보하기는커녕 신문을 보는 척하며 얼굴을 가립니다. 이를 보다 못해 서너 자리 떨어져 있던 매킨리가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합니다.

몇 년 후, 매킨리는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출마해 무난히 당선됩니다. 취임 후, 집무실에 앉아 있는데 비서실장이 신임 대사의 제청을 위한 후보자들의 리스트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그 리스트의 제일 위에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던 동료 의원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매킨리는 단호하게 과거의 동료 의원을 리스트에서 빼 버리지요. 하지만 동료 의원은 자신이 왜 신임 대사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는지 끝내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살다보면 이러한 일은 우연이라는 가면을 쓰고 필연처럼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모든 만남은 결코 우연일 수가 없거든요. 우연인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사실은 필연적 귀결이기 마련이지요. 필자에게도 현역 시절 비슷한 경우가 있었답니다.

지금은 대기업의 사원이 된 필자의 막내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지요. 등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아이가 다쳤다는 다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급히 달려갔더니 다쳤다는 아이가 어이없게도 교실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분명 연락을 받기로는 계단에서 미끄러져 피투성이가 되어 보건실로 안내되었다고 했는데…. 괴이한 생각이 들어 담임교사에게 물었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를 불러내어 자세히 살피니 입술 아래쪽에 큰 상처가 있었습니다. 피부의 양쪽이 완전히 관통되어 핏물이 고여 있더군요. 양순하기에 차마 담임교사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지 못한 채 고통을 참고 있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분통이 터졌습니다. 그날 아이는 급히 외과로 달려가 여덟 바늘이나 꿰맸습니다.

아이의 치료를 마친 뒤 여러 입을 통해 사정을 전해 듣고 나니 기가 막히더군요. 계단에서 미끄러져 피를 줄줄 흘리는 아이를 보건실로 데리고 간 것도 어린이들이었고, 집으로 연락을 한 것도 어린이들이었습니다. 항상 출근이 늦는 담임교사와 보건교사는 저간의 사정을 전혀 몰랐던 것이지요.

훗날, 그 담임교사가, 늦은 출근 때문에 종종걸음을 치느라 학급아이들의 안위(安危)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그 교사가, 학급의 아이들이 다친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는데도 귀담아 듣지 않았던 그 교사가, 책임감이 투철하고 교육애가 넘친다며 모범교원으로 추천되었을 때, 진위(眞僞)를 선별하는 위치에 있었던 필자는 담당자를 불러 표창 대상자로는 모자람이 있다고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답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사필귀정(事必歸正), 종두득두(種豆得豆), 이 모두,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 가져오는 것들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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