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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간디는 생전에 18회, 모두 140일을 단식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중인 1942년 영국에 대한 저항으로 투옥 된 그는 73세의 노인이었다.

노인들이 생명을 담보하는 단식은 힘들고 위험한 일이다. 단식에 돌입 20~30일을 버티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10여일이 한계 상황이다. 한일 합방당시 애국지사 장태수 선생은 단식 27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 선생의 나이는 70세였다.

지난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야당 대표시절 가택연금 상태서 독재 항거의 뜻으로 23일간 단식기록을 세웠다. 그는 단식을 철회하며 '굶어 죽는 것 보다는 싸워 죽겠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역사를 보면 불의에 항거하여 단식으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고구려 동천왕대 득래(得來)라는 사람은 왕에게 위(魏)나라와 화친을 간언하다 뜻이 이루어지지 않자 단식, 목숨을 버렸다. 득래는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화를 입을 것을 걱정한 때문이다. 그는 '여기 서서 바라보니 장차 이 땅은 쑥갓만이 자라는 땅이 되겠구나.' 라고 한탄했다.

신라 때 박제상의 부인 김씨는 남편이 일본에 가서 죽자 치술령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곡기를 끊었다. 그 녀는 두 딸과 함께 단식했는데 나중에는 망부석 전설이 되었다. 우리 설화에는 부인의 넋은 치술조로 화하여 목도까지 날아가 남편의 넋을 맞아 신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일본의 유방원사적(流芳院事蹟)에는 재미난 기록이 전한다.

-그가(박제상) 죽던 날 그를 태워 죽인 불길이 하늘로 치솟아 청천벽력으로 변해 왜왕을 기절초풍케 하였고, 그를 태워 죽인 군사들은 모두 피를 토하고 죽었다. 그 이듬해 신라를 치려고 바다를 건너가던 군사들은 풍랑을 만나 몰살당하여 다시는 신라를 칠 엄두를 못 냈다-

백제 충신 성충은 감옥에서 단식을 했다. "살아서 내 두 눈으로 백제가 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만일 다른 나라 병사가 오거든 육로로는 침현(沈峴)을 지나지 못하게 하고, 수군은 기벌포(伎伐浦)의 언덕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 험준한 곳에 의거해야만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의자왕은 성충의 충성 어린 단식 간언을 외면하여 결국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말 때 면암 최익현(勉菴 崔益鉉)은 충남 청양분이시다. 의병을 일으켜 일제와 항거하다 체포되어 대마도로 압송 되었다. 감옥에 갇힌 면암은 일본이 주는 음식은 일체 먹지 않겠다고 저항하며 결국 옥에서 운명했다.

일제 강점기 청원 낭성에서 한학을 가르쳐 온 유학자 소당 김제환(素堂 金濟煥)은 단발령이 내려지자 일제에 불응했다. 일본 헌병이 주재소로 잡아가 구류를 살리며 모욕을 주었다. 김제환은 이에 항거 단식, 결국 운명을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겨울 단식 8일 만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 한 후 여성 최고위원들의 동조단식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황대표의 만류에도 단식을 감행하고 있다. 또 젊은 모당의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인근에 '국회의원 축소, 비례대표 폐지, 공수처 반대' 등을 주장하며 혹한의 단식을 하다 병원에 실려 갔다.

생명을 담보로 한 이들의 주장을 폄하하거나 희화화 하면 역풍을 만난다. 대통령과 여당은 소아를 버리고 대아를 찾아 국민들의 외침을 들어야 한다. 자당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일방통행은 독재요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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