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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2.01 16:18:14
  • 최종수정2019.12.01 16:18:14

임인숙

충주여고 기숙사 사감

매주 나를 위한 위로와 격려의 선물로 충주시 수안보노천탕에 간다.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면 파란 하늘에 난 하얀 비행기 길을 따라 편안한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에 이 땅에 온 모습 그대로 실오라기 하나 가로막은 것 없는 자연과의 만남은 어느 순간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흘려보낼 수 없다.

온 몸에 느껴지는 감각은 이 세상이 나를 위해 만들어졌고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라 속삭이며 부러움과 아쉬움의 감정을 씻어낸다.

다만 더 오래 이 느낌, 호강을 지켜가고 싶은 바람만이 남는다.

온천에 몸을 맡기고 몸과 마음의 긴장의 끈을 풀고 알싸하게 시원한 가을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 마신다.

미세먼지, 세상살이에 지치고 상처 입은 눈, 코, 입, 귀와 감정이 순식간에 깨끗이 정화되고 치유되는 기적을 경험한다.

여름, 가을 초록색에서 주황색, 까만색으로 싱그럽게 삶을 만끽했던 까마중과 꽈리 줄기도 열매가 붙어있는 채로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솔잎과 단풍잎도 떨어져 흘러들어 나와 함께 유영을 하고 있다.

불로장생을 꿈꾸며 온갖 것을 먹고, 마시고, 바르고, 심지어 몸을 찢고, 이물질을 채워 넣고, 꿰매고 남의 것까지 취하면서 욕망을 채우려 발버둥치는 대신 자연스레 세월과 주워진 환경을 받아들이며 조화롭게 늙어가는 어르신들처럼 성스러운 노화와 순환은 작지만 경이롭고 감동적이다.

온천에 몸 담그고 굽이져 사라지는 작은 단풍 길을 보았는가.

머리 위로, 어깨 위로 내리는 물방울이 수면에 닿자마자 잔잔한 파동을 던지며 하나 되는 평화로운 만남.

일렁이는 물그림자가 햇빛의 도움으로 벽에 조명 쇼를 펼치는 걸 혼자 보고 있다니. 그 어떤 레이저 쇼가 이보다 멋질 수 있을까.

습관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이런 평화와 안락함을 취하는 축복과 더없는 호강을 누릴 수 있는 충주시민이라 행복하다.

온천에서의 즐거운 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며 생각했다. 나 충주 산다. 이야 좋다. 핏줄은 금수저가 아닐지 몰라도 삶의 터전인 고장에 금보다 귀한 물이 넘쳐흐른다.

사람이 아무리 잘 만든 예술품, 건축물이라 할지라도 다 신이 만든 자연만 못하다. 지금 여기 있는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고 잘 보존하는 것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수안보 온천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오랫동안 충주의 귀한 명소로 남기를 바라본다.

수안보 온천은 다음세대로 넘겨줄 소중하고 귀한 충주만의 자산이고 유산이다. 특히나 쌀쌀해지는 날씨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드는 때에 자연의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가을 온천은 더욱 귀하다.

한창 삶의 치열한 순간을 통과하는 청춘부터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는 은퇴자들까지 이 가을날에 자연의 멋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는 충주시 수안보만의 따스한 정을 받아가기를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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