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아침이면 등교하는 아이들로 인해 시끌벅적하던 골목이 조용합니다. 모든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갔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방과후 수업을 위해 등교하는 아이들이 제법 눈에 띕니다. 저 아이들의 안전은 누가 지키는 것인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방학을 앞두고 충북교육청에서 당직 근무를 폐지하라고 권고하는 공문을 시달했기에 텅 빈 학교를 관리자인 교장이나 교감, 행정실 직원 몇이 지키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6월 충북교육청은 전교조와의 단체 협약에 따라 방학 중 이뤄지는 일직성 근무를 폐지하라는 공문을 각 학교에 내려 보냈더군요. 이를 두고 학부모들의 불만이 상당했던 모양입니다. 방학 중 등교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하느냐는 것이겠지요.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방학 중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서 월급은 왜 받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더군요. 고작 1일이나 2일에 그치는 일직성 근무를 거부할 정도라면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쓴 소리를 한 것이지요.

일선학교의 관리자들과 행정실 직원들의 불만도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관리자들은 법외 노조인 전교조와의 단체협약내용을 도교육청이 단위학교에 강요하는 것 자체가 법을 어기고 학교장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방학 중 교사의 근무여부는 학교상황이나 지역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교육청이 방학 중 당직근무의 폐지를 획일적으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고 반발했고, 행정실 직원들은 같은 교육공무원이면서도 방학 때 꼬박 근무해야 하는 자신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지요.

청와대의 국민청원 게시판도 '교사의 방학'을 놓고 논란이 한창입니다. '교사의 방학을 없애라'는 청원이 여러 건 올라와 갑론을박 중인가 하면, 교육공무원법 41조의 교사 연수를 폐지하라는 청원엔 만여 명이 넘게 동의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더군요. 심지어 '교사의 방학 중 급여를 방학이면 아이를 돌보게 되는 가정에 주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교사들이 평소처럼 방학 중에도 출근을 해서 무슨 일이든 하도록 하자'는 청원까지 눈에 띄고, '연수를 간다면서 결재를 받고는 실제로는 온갖 곳을 싸돌아다니는 추태가 벌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바 시도교육청별로 가장 최근 방학이었던 2018년 1월 방학을 대상으로 교육공무원법 41조로 결재 받은 교원의 명단과 날짜별 연수 장소, 연수받은 내용을 모두 조사하자'는 감정적인 청원까지 존재합니다.

교사들에게 방학은 분명 재충전의 기회입니다. 평소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과 부대끼느라 축 늘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좋은 기회지요. 때문에 '교사가 미치기 전에 하는 게 방학, 엄마가 미치기 전에 하는 게 개학'이라는 말까지 떠도는 모양입니다. 또한 교사들에게 방학은 재교육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학기 중엔 엄두를 못 내던 각종 연수에 참여해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지요.

하지만 방학 중 하루나 이틀의 당직근무를 거부함에 따라 파생된 여러 가지 논란을 지켜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직장을 한 달 이상 비우게 되면 궁금해서라도 하루나 이틀 정도 일부러 들러 이곳저곳을 살펴볼만한 일인데 그것이 귀찮아 저런 평지풍파를 만드는 것인가 싶은 것입니다. 저러다 혹 학부모들의 바람대로 일부 선진국처럼 방학 중의 보수를 삭감 당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빈대 몇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겠지요.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