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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3.07 14:18:39
  • 최종수정2018.03.07 14:18:39

김동완

한국문화창작재단 이사장

대학캠퍼스에도 봄기운이 화사합니다. 아직 차가워도 상큼한 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하죠. 같은 바람이건만, 겨울의 바람과 봄바람은 어찌 이리 다른가요. 멀리 강가에서부터 실려 온 강아지풀 냄새, 가뭇가뭇 물오른 나뭇가지에서도 알싸하고 달큰한 향기가 나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청춘의 모습 자체가 봄입니다. 함께 걷던 동료 교수가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참 좋을 때지요·"

좋을 때라는 말이 봄꽃처럼 마음에 쏙 들어옵니다. 과연 내 삶의 좋을 때는 언제였을까요. 가만히 생각하다, 중얼거렸어요.

"아, 지금이 참 좋군요."

한겨울 칼바람이 몰아치는 대학 교정의 언덕을 오를 때, 언젠가 따뜻한 봄기운으로 가득할 그날을 기다렸지요.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겨울이 있었기에 봄이 더욱 반갑습니다.

일본의 국철'JR도쿄'가 한때, 늘어난 자동차 이용객 때문에 적자가 쌓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한 광고를 신문에 실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광고가 나간 뒤, 사람들은 물밀 듯이 기차예매를 하는 것이었어요. 그 덕분에'JR도쿄'는 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되었다고 하죠. 신문 하단 광고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지금 즉시 한 달 후 기차표를 예매하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가슴은 한 달 동안 두근거릴 것입니다.'

사주상담 중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앞으로'입니다. 지금보다는 미래가 궁금한 까닭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충실함이 없으면 미래도 열리지 않겠지요. 대개의 내담자는 자신의 삶이 힘들다고 여기기에 상담을 하러 문을 두드립니다. 앞으로의 삶은'어떻게 풀리고, 그때는 언제인가?'를 묻습니다. 그 사람의 사주를 풀기 전에 즉시 대답해줄 수 있는 말이 있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불행했으면, 그만큼 남은 생은 행복할 겁니다."

사주에 근거하여 많은 사람들의 삶을 풀어내보면 묵직한 균형이 존재하죠. 사주란 태어난 년(年), 월(月), 일(日), 시(時)를 분석해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는 통계학입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도 걸인도 모두 8글자의 사주를 공평하게 부여받고 태어납니다. 하지만 귀천을 떠나 한 사람의 삶을 정확하게 행복과 불행으로 양분하듯 나눌 수는 없죠. 다양한 사람들의 사주 속에 나타난 삶의 굴곡을 살펴보면 신기하게도 공평함이 존재합니다. 더하면 빼어지고, 부족하면 채워지는 형국을 반복합니다. 결국에는 태어난 그때처럼 평형을 이루게 되는 것이죠.

이번 겨울 평창동계올림픽은 남북단일팀을 이뤄낸 하키 팀이 단연 화제였지요. 그 덕분에 예전 탁구로 단일팀을 이뤘던 영화 <코리아>를 방영하더군요. 당시 남북단일팀이 극적으로 탁구단체 결승전에서 중국 팀과 숙명의 대결을 벌이죠. 결과도 진땀나게 하는 2대2였어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운명처럼 남북을 대표하는 에이스인 현정화 선수와 이분희 선수가 한 팀을 이룬 복식경기가 승패를 좌우하게 된 거죠. 그때 복식 파트너인 이분희 선수가 현정화 선수에게 북한사투리로 말합니다.

"여기까지 올 줄 알았네?"

그러자 현정화 선수는 말하죠.

"이 세상에서 여기까지란 말은 없어. 지금부터야."

그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고 두 선수는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인생은 그 하나하나가 순간의 작은 조각들이 이뤄낸 광채입니다. 오늘 내게 찾아온 따뜻한 봄빛 한 조각에 행복을 느끼고 엮어 가다보면, 삶의 무늬는 아름답게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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