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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1.29 13:29:35
  • 최종수정2017.11.29 17:59:35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임진왜란 개전 초 동래성을 수호하다가 전사한 송상현(宋象賢, 1551-1592)부사의 호가 천곡(泉谷)이며 전기집인 '천곡집(泉谷集)'을 남겼다. 그리고 조선 초의 문신 안성(安省)의 호도 역시 천곡(泉谷)인데 '천곡(泉谷)' 이란 '샘이 있는 골짜기, 샘이 있는 마을'이란 의미의 '새미실'이란 지명임이 분명하므로 처음부터 좋은 의미의 한자를 가지고 만들어낸 이름이 아니라 호를 지을 때 출신 지역을 나타내기 위하여 마을 이름을 이용한 것이다. 옛 선비들의 호를 보면 자신의 출신지나 성장한 지역 등 연고지의 지명을 호로 쓰는 예가 많이 있으므로 두 사람의 연고지가 '천곡(泉谷)' 즉 '새미실'임을 알 수가 있다.

송상현은 자는 덕구(德九). 호는 천곡(泉谷). 시호는 충렬(忠烈). 본관은 여산(礪山)이다, 현감 복흥(復興)의 아들로 10세 때 에 이미 경사(經史)에 능통하였고 1576년(선조 9) 문과에 급제하여 호조, 예조, 공조의 정랑(正郞)에 이어 사재감(司宰監), 군자감(軍資監)의 정(正)을 역임하였다. 당시 일본과 명(明)나라는 사이가 악화되어 전쟁 직전이었으므로 동래(東萊)는 군사적 요지로서 사람들은 죽음의 땅이라고 하여 부임하기를 꺼리었다. 상현은 간악한 무리들의 미움을 받고 있던 터이므로 전쟁 직전인 1591년(선조 24) 겉으로는 영전 같지만 실은 좌천되어 동래 부사로 내려가게 되었다.

이듬해 4월 13일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14일 부산진성을 침범한 왜군이 동래성으로 밀어닥쳤을 때 적군이 남문 밖에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싸우고 싶지 않으면 길을 빌려라(戰則戰矣 不戰則假道)'라는 목패(木牌)를 세우자 동래 부사인 송상현이 '싸워 죽기는 쉬우나 길을 빌리기는 어렵다(戰死易 假道難)'라는 글을 목패에 써서 항전할 뜻을 천명하였다. 이에 적군이 성을 포위하기 시작하고 15일에 전투가 시작되었다. 군사를 이끌고 항전했으나 중과부적으로 성이 함락 당하자 조복(朝服)을 갑옷 위에 덮어 입고 단좌(端坐)한 채 순사하였다.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의 강상촌에 먹뱅이라는 자연 지명이 있는데 한자로는 묵방리라 표기하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도 묵방리가 있어 묵뱅이, 또는 먹뱅이라는 이름으로 구전되어 왔으며 먹을 만드는 먹방이 있었으므로 묵방(墨坊)이라고 하였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으나 이는 묵뱅이를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묵'은 먹을 연상하였고 '뱅이'는 그 의미를 알기가 어려우므로 비슷한 발음과 함께 먹과 관련된 의미를 더하여 자연스럽게 묵방리(墨坊里)라 표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농촌에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농사를 포기하고 묵밭, 또는 묵은 논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였기에 '묵은 배미'가 자연스럽게 땅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어 '묵뱅이'가 된 것이다.

이러한 예로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성우리의 '먹방고개', 오창읍 양청리의 '먹방골', '먹방이' 청원군 미원면 내산리의 '묵방골', '묵방들'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흥덕구 수의동 강상촌의 먹뱅이라는 지명도 '묵은 배미'의 의미인 것이다. 이 마을에 임진왜란 때 순절한 동래부사 송상현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라는 사당이 있어 충청북도 지방기념물 1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마을의 뒷산을 묵방산이라 부르는데 묵방산에 있는 송상현의 묘는 원래 동래에 있던 것으로 선조 28년(1595)에 이곳으로 묘소를 이장하고 광해군 2년(1610)에 사당을 창건하였으며 그 후 여러 차례 중수하였다. 현종 원년(1659)에 건립한 충신문은 1980년에 중수하여 정면 3칸, 측면 2칸의 목조 기와집으로 마당 앞에는 삼문을 세우고 주위에는 석축 담장을 쌓아 보호하고 있다.

묘소 주위에는 상석과 문인석 등이 세워져 있으며, 묘의 오른쪽에는 비석이 놓여 있다. 묘소 입구에는 신도비가 있는데, 송시열이 글을 짓고 송준길이 글씨를 쓴 것이다.

이 비문에 보면 '서원(西原)의 지역 가포곡(加布谷)의 묘원은 한 구릉 깊숙하여 만세(萬世) 동안 편안하리로다. 가포의 골짜기는 서원의 경계인데'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에서 송상현의 묘소가 가포곡에 있다고 하였는데 가포곡은 강촌 뒤에 있는 골짜기인 '가푸실'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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