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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문득, 구속적 부심을 통해 석방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구속 전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출석하던 때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위축될만한 입장이었지만 그는 당당하더군요. '레이저 김'이라 불렸던 사람답게 여전히 눈에는 힘이 넘쳤고 걸음걸이 또한 힘찼습니다. 필자가 기억하는 김관진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정권이 바뀌었지만 안보라인에 앉힐 적당한 인물이 없어 비록 전 정권에서 국방부장관을 지낸 인물이지만 다시 안보실장에 앉혀야 될 정도로 강골(强骨)입니다.

그가 국방부장관이 된 것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난 직후였지요. 장관이 된 그는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 원점(原點)은 물론 지원세력과 지휘 세력까지 철저히 타격하라"는 속 시원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때문에 그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김정은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 되었겠지요.

문재인 정부의 '적폐에 대한 싹쓸이 수사'로 인해 연일 전직 고위 공직자가 구속되고 있지만 김 전 장관처럼 "죄가 있다면 모두 내 책임이다. 부하들은 죄가 없다"고 천명한 사람은 그가 유일합니다. 어느 언론의 표현대로 '진짜 군인으로서 국가에 헌신한 무골(武骨)을 하루 평균 10건도 안 되는 인터넷 댓글 때문에 감옥으로 보내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했었는데, 다행히 구속적 부심을 통해 석방되어 저절로 박수가 보내지더군요. 구속영장 청구나 심사 시 국가에 공헌한 업적이나 사회에 공헌한 업적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김관진 전 장관을 보며 함께 생각한 인물이 임각수 전 괴산군수입니다. 작년 5월 뇌물수수 사건의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던 1심과 달리 죄가 인정된다며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그는 지금도 영어(囹圄)의 몸입니다.

화양동을 제외하면 관광자원이며 지하자원이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괴산을 일약 전국적인 관광지로 만든 그입니다. 괴산군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산막이옛길을 방문한 관광객 수가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산막이옛길은 이제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 한국관광공사 추천 걷기 여행길 10선에 선정될 정도의 유명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관광철이 되면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몰려 주차장과 진입도로는 물론 주차할 수 있는 곳마다 차량으로 가득 차고 인근 면소재지까지 차량이 밀리는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괴산군의 관광수입이 미루어 짐작될 정도지요.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괴산군의 수장에 올랐습니다. 이후 전국 최초의 무소속 3선 신화를 기록하며 진정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십여 년간 군정을 이끌었지만 뇌물 1억 때문에 영어의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1억 앞에, 그가 만들어낸, 숫자로 가늠할 수 없는 관광 수입은 무용지물이 되었지요. 분명 뇌물을 받은 죄는 밉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공헌도는 참작되었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과거 검찰이나 법원은 어떤 인물을 구속하거나 판결할 때 습관처럼 국가적인 공헌도나 사회적인 공헌도를 참작하였다고 발표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혹 지금도 구속영장 청구서나 재판 판결문에 그러한 사유가 적히는데 보도가 되질 않는 것인지.

김관진 전 장관이나 임각수 전 군수, 둘 다 필자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습니다. 다만 그들의 공적을 상기(想起)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시각에도 이 나라를 위해, 이 고장을 위해, 헌신 봉사하고 있는 공직자들이 자신이 '헛지랄'를 하고 있다고 여길까 두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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