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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4.11 14:35:40
  • 최종수정2017.04.25 14:15:46

최종웅

소설가

롯데는 충분히 짐작했을 것이다. 정부의 요구대로 성주 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하면 중국으로부터 혹독한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럼에도 성주 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하기로 한 것은 대한민국 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다는 것은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각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데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기업이 없다는 식으로 작정하고 덤빈다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중국에게 보복당할 각오를 하고,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사드 부지를 제공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롯데의 예상대로 중국의 보복을 당하고 있다. 그것도 그냥 보복이 아니다. 무차별적인 보복을 당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도저히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을 만큼 혹독하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가 보호해주는 게 상식이다. 정부의 말을 듣다가 중국의 보복을 받는 것이 분명한 이상 보상은 물론, 위로금까지 줘야하는 게 국가의 도리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 정부가 이렇게 무책임한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지금 우리는 제정신이 아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구속되었으니 리더십 부재상태다.

무정부 상태에서 조기 대선을 치르니 정쟁 말고는 보이는 게 없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이라도 자신이 집권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이라도 제시하는 게 상식이다. 어느 후보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공약은 고사하고 위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방관하기에는 보복이 너무 혹독하다. 무엇보다 중국에게 잘못 보이면 어느 나라 어느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문제다. 그렇게 되면 기업들이 눈치를 보게 될 것이고, 대한민국과 중국을 놓고 계산해서 중국말을 듣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런 기업이 많다면 우리 정부는 허수아비가 될 것이다. 중국이 작정하면 어느 나라 어느 기업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을 불식시키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통치권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국이 어떤 보복을 해도 한국 기업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유사한 횡포를 방지할 수 있다. 우리가 롯데를 반드시 도와야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보다 미국이 롯데 돕기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야 정치권이 들고일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범정부적으로 중국에 사드보복을 중단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게 말이나 되는 건가· 대한민국 정부의 말을 듣다가 중국에게 보복을 당하는 우리 기업을 보호하는 데 우리보다 미국이 더 적극적이라니! 물론 주한 미군의 방어를 위해 사드를 배치하는 측면도 있긴 하다.

그렇지만 주한 미군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건가· 당연히 우리를 위해서 주둔하는 것이다. 미국보다는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사드피해 기업을 도와야만 하는 이유다.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다는 생각을 하며 신문을 뒤적이다가 눈에 띄는 기사를 발견했다.

서경석 국민운동 공동집행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중국에 보복당하는 롯데 돕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문제는 이렇게 좋은 운동이 어째서 언론에 대서특필되지 않았느냐는 사실이다.

만약에 이런 사실이 세월호나 최순실 사건처럼 연일 보도되었다면 호응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금 모으기처럼 범국민운동으로 확산되었을 것이다. 요즘 TV를 보기 싫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끝도 없이 반복되는 소리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언론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귀가 따갑도록 반복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도 없지 않을 것이다. 유력한 대선 후보가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으니 자칫 롯데 돕기운동이 그 후보를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한 원인이 아닐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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