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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9.28 18:25:10
  • 최종수정2016.09.28 18:25:10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예전에 논산 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이 끝나고 부대 배치를 받을 무렵이 되면 모두들 전방이나 강원도로 가기를 꺼려했기에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곤 했다. 강원도에 있는 부대로 배치를 받게 되면 인제군의 원통리를 지나게 되는데 너무 겁이 나서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군생활을 경험한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이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며 전 국민에게 '원통'이라는 지명이 알려지고 '원통하다'는 의미로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앞에서 여러 지역의 원통산에 전해오는 지명 유래를 살펴 보았는데 한결같이 '원통하다는 의미와 연관지었다. 그렇다면 '원통'의 원래의 고유한 음과 의미는 무엇일까?

다음의 지명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가 있다.

전북 남원시 송동면 송상리의 원통산(圓通山) 아래에 원촌(元村)마을이 있는데 원통 또는 원텡이라 부르다가 원촌(元村)으로 바뀌었으며 내려오는 설에 따르면 원통산이 사촌리의 뒷산과 자리를 바꾸기 위해 둥둥 떠서 내려가는데 이를 본 마을 처녀가 산이 떠내려간다고 소리치자 지금의 자리에 멈춰 내려가지 못하고 자리를 바꾸지 못해 원통하다고 해서 원통산이 되었고 마을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 광암리의 원통산(元通山)은 일명 원퉁이산으로도 불리는데, 팔덕면 광암리 원통 마을(일명 원퉁이 마을)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이에서 보면 원통이라는 지명은 '원텡이, 원퉁이'라는 고유어에서 왔음을 알 수 있으며 '원팅이, 원퉁이'라는 지명을 현재까지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의 원통리(源通里)는 아직도 원팅이골이라 불리고 있으며 주변에 원통사라는 절이 있었으므로 원퉁이, 원팅이, 원통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에 있는 원퉁이(元通)는 예전에 마을에 원통사(元通寺)라는 절이 있어 생긴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인근에 원퉁이고개가 있으며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용봉리에도 원팅이골이 있다.

그밖에도 충주시 수안보면 수회리의 원퉁이(元通),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의 원퉁이골 등의 지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원통'의 원형은 '원퉁이, 원팅이'이었음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러면 '원퉁이, 원팅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경북 상주군 화서면 봉촌리의 원통산(圓通山) 아래에 원통(圓通)마을이 있는데 원통산(圓通山) 기슭에 있어 원팅이 또는 원티라고도 하며 주변에 원티고개가 있다. 또한 많은 지역에서 '원퉁이, 원팅이'가 '원티'와 혼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원퉁이, 원팅이'의 원형은 '원티'로 짐작이 된다. '티'는 '고개'라는 의미이므로 원티고개라는 지명에서 비롯되어 '원퉁이, 원팅이'가 생겨나고 한자로 '원통'으로 표기하다 보니 '원통하다'는 의미로 오해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티'가 '퉁이, 팅이'로 발음되는 예는 많이 있다. 미련한 아이를 '미련 곰퉁이, 미련 곰팅이'라고 한다든지 방언에서 함지를 함팅이라고 하거나 모서리를 모퉁이라고 하는 말에서 '퉁이, 팅이'는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쓰여온 것을 볼 때 '원티'라는 지명이 '원퉁이, 원팅이'로 쉽게 변이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통'의 '원'은 어디에서 온 말일까? 그 단서는 보은군 삼승면 원남리에서 찾을 수가 있다. 원남리에서 으뜸되는 마을을 '워내미'라고 하는데 워내미는 '온내미'를 말한다. '온내미 < 온남리 < 원남리'의 변이과정을 유추해 볼 때 '내미'는 '너미'로서 '넘다'의 명사형으로 '고개'를 나타내는 말로 지명에 쓰이며, '온'은 고어에서 '백(百)'을 의미하는 말로 '전부, 모두, 가장 큰'의 의미인 것이다.

워내미 서쪽에 있는 온배미라는 곳이 있는데 밤에도 따듯하여 온야(溫夜)라고 표기하였다고 하지만 사실은 '큰 논배미, 큰 들판'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따라서 원티가 온티에서 온 말로 본다면 원통이란 '큰 고개'라는 의미이며 원통산은 '큰 고개가 있는 산, '크고 높은 산'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지명 명명의 유연성으로 보아 타당할 것이다.

얼마전 라디오 방송에서 원통에 사는 택시 기사가 원통의 의미를 '원하는 대로 다 통하는 마을'로 해석하며 긍정적으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원통계 지명들이 '원통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크고 높은 뜻을 펼치며 힘차게 발전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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