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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8.26 10:30:00
  • 최종수정2016.08.26 10:30:0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가죽공방 '무무'를 운영 중인 권현중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41. 청주 산남동 '무무' 권현중 대표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가죽공방 '무무'를 운영 중인 권현중 대표가 여자친구 가찬숙씨와 함께 인터뷰 도중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가죽의 매력은 가능성인 것 같아요. 모기물린 자국까지 그대로 남은 소 한 마리의 가죽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잖아요. 틀이 정해지지 않은 원재료의 멋이 좋아요. 세상에 주름까지 같은 가죽을 가진 소는 없거든요.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가죽에서 작업자가 원하는 형태의 제품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다듬어져가는 가죽의 맛도 그렇고요. ”

“대학원까지 진학해 하고싶던 공부를 하다 진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이 많았어요. 깊이 공부하다 보니 학업과 직업은 달랐거든요. 그때 여자친구가 힘내라며 가죽지갑을 선물했는데 지갑을 만들러 다니면서 본인이 더 행복해하더라고요. 궁금했어요. 대체 뭐가 여자친구를 저렇게 행복하게 한건지. 그 길로 가죽공방에 등록해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여자친구가 행복해했던 것 이상으로 깊이 빠져버렸죠. 길었던 진로 고민을 뒤로하고 이렇게 진로를 결정하게 됐으니까요.”

“퇴근 후 오시는 직장인들의 경우 일에 지친 날 더 열정적이에요. 하기싫은 일을 하고 온 날 일수록 본인이 원하는 작업을 하면서 위안을 받나봐요. 하고싶은 일을 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는 오히려 쓸 수록 늘어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 지치다가도 그런 분들을 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게돼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졌다는 감사한 사실을 잊게 될 때가 종종 있거든요. ”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가죽공방 '무무'를 운영 중인 권현중 대표가 자신의 공방 앞에서 가찬숙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대학 신입생 때 무조건 누나들이 많아보이는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관심분야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죠. 군 제대 후 메신저에 들어갔을 때 성이 ‘가’씨인 동아리 누나가 맨 위에 보이더라고요. 생각없이 말을 걸었다 몇 번 만나곤 매력에 빠져들었죠. 그저 성격이 밝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사람이었어요. 이 사람이 잠시라도 없으면 내 삶 자체가 칙칙해져버리는 거예요. 7년째 그녀와 함께 하고 있으니 궁극적으로 동아리 선택을 아주 잘했던거죠.”

“오랜 세월 만나면서 제 전공이 여자친구의 취미가 됐어요. 틈만나면 식물원이나 수목원에 데려가 지식을 뽐내곤 했거든요. 나중에 꽃집을 하겠다는 여자친구를 끊임없이 설득해 가죽공방 옆에 자리를 마련했죠. 꽃과 함께 하며 많은게 달라졌어요. 가죽이 낯설어 들어오지 못하던 분들도 꽃을 보고 선뜻 들어오시고 가죽제품을 선물하며 꽃을 곁들이기도 하고요. 꽃집에 가죽냄새가 날까 걱정했지만 냄새조차 시너지 효과가 있더라고요. 가끔 향기를 맡으러 오는 분이 있을 만큼 꽃 내음과 섞인 가죽 향기가 괜찮거든요. 물론 저도 꽃 같은 그녀와 하루종일 같이 있으니 더 힘이 나고요.”

“공방을 열기도 전 처음 받았던 주문은 카드지갑이에요. 친구가 선배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4개의 카드지갑을 부탁했어요. 쉽게 대답하곤 4일 밤을 새서 만들었죠. (웃음) 지금은 하루면 될 정도의 작업량이지만 처음엔 감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시간을 쓰고도 마음에 안들어서 끙끙댔어요. 지금도 사진을 보면 흑역사다 싶을만큼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친구 반응은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 칭찬들이 모여 공방을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이 됐어요. ”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가방은 그야말로 브랜드 가치가 상당부분을 차지해요. 그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그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겠죠. 만약 여자친구가 그런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선물해 줄 용의가 있어요. 하지만 직접 만드는 가방의 장점도 무시 못해요. 필요한 부분과 불필요한 부분을 나누고 내 체형에 맞는 나만의 디자인이 가능하니까요. ”

/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청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금요일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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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