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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 전 단양교육장

적의 군대가 어느 마을을 포위했습니다. 적군의 장수는 마을을 향하여 소릴 쳤습니다.

"남자들은 모조리 우리의 노예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특별히 풀어줄 것이니 이 마을을 속히 떠나되 인정을 베풀어 그대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보물 한 개씩을 지니고 나가도록 허락하겠다."

마을의 여자들은 서둘러 소중한 것들을 챙겼습니다. 모두는 앞 다투어 금반지며, 목걸이며, 은수저를 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한 여인이 힘겹게 커다란 보따리 하나를 질질 끌고 가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검문하던 장수가 수상히 여겨 보따리를 헤쳐 보니 웬 남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건 누군가?"

"제 남편입니다."

"왜 그대는 명령을 어기는가· 둘 다 죽고 싶은가?"

"제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제 남편입니다. 명령대로 제게 가장 소중한 보물을 하나 지니고 나가는 것이니 부디 살펴 주십시오."

장수는 그 여인의 지혜와 사랑에 감동을 받아 남편을 데리고 나가도록 허락하고 말았습니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다음 이야기.

부인의 남편은 건설 현장의 근로자입니다. 세칭 '막노동'을 하기에 이웃에게 직업을 떳떳이 밝히지 못합니다.

어느 여름날, 빨래를 걷으러 옥상엘 올라갔다가 우연히 남편의 회사 이름이 적힌 곤돌라를 발견했습니다. 아침에, 그날 하루는 집 근처에서 일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남편의 현장일 것 같아 남편을 찾아보았습니다.

아! 조그맣게 남편이 보였습니다. 바람이라도 건듯 불면 날아갈 듯 위험한 난간 위를 오가면서 나무 기둥을 붙잡고는 망치로 못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을 보자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다리 좀 주물러 드릴게요. 이쪽으로 누우세요." 했더니 웬일이냐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다리를 주무르며 부인이 말했습니다.

"당신, 오늘 6층에서 일했죠? 빨래를 걷다가 봤어요. 서쪽 끝에서 일했죠?"

남편은 작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자기가 고생하는 것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들켜 조금은 못마땅한 듯싶었습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누운 남편이 말했습니다.

"당신은 왜 멋을 부리지 않는 거야? 옆집 엄마처럼 야들야들한 바지 하나 사 입어."

"당신이 땡볕 아래서 땀 흘리며 번 돈인데 어떻게 비싼 옷을 사 입어요?"

"다 당신하고 우리 딸을 위해 일하는 것인데 뭘 그래? 이번 달에 사 입어. 파마도 좀 하고."

부인은 그만 목이 메었습니다. 지체 높으신 '사모님'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남편의 지극한 사랑을 받는 것이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평범한 주부인 '이현수'라는 분의 고백입니다.

부부라는 사이가 위의 내용들과 같을진대, 최근 재물을 노리고 배우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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