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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창업보육센터를 찾아서 - 청주대 아이에스솔루션(is Solution)

수십년 정체된 LCD제작 설비의 '세대교체'
독자기술로 업체별 시스템·프로그램 개발
구형 하드디스크 대체 가능한 'is Raid' 제작

  • 웹출고시간2016.06.15 19:52:05
  • 최종수정2016.06.15 19:52:05
[충북일보] 현대인들이 매일같이 접하는 전자제품의 화면은 대부분 'LCD(liquid crystal display: 액정화면)모니터'다.

노트북과 텔레비전, 최신형 스마트폰 등 화면을 장착한 전자제품에는 어김없이 LCD모니터가 부착돼 있다.

김일남 아이에스솔루션 대표가 국내 LCD제조 업체에서 사용되는 구형 컴퓨터 기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LED(light emitting diode)나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등 진보된 기술을 이용한 모니터도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LCD'가 대세다.

첨단 전자제품에서도 빠지지 않는 게 LCD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LCD를 만드는 설비 자체는 대부분 노후했다.

국내 유수의 LCD제조 업체에서 사용하는 설비 대부분이 30여년 전 일본이나 독일에서 만든 것들이다.

오랜 시간 사용된 탓에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

LCD 공장에서 설비가 멈춰버리면 서너시간만에 수억원대의 손실로 이어진다.

LCD 업체는 '지금 당장' 설비를 손 봐 줄 수 있는 엔지니어가 필요하지만, 일본이나 독일 설비업체의 관계자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고장난 부품도 없거니와, 부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가수리를 하면 일본과 독일 설비업체에선 사후 관리(AS)를 해 주지 않는다.

국내 LCD 업체는 해외 설비업체 관계자들이 AS를 하러 국내에 들어오기 위해 움직이는 그 순간부터 출장비와 숙박비, 기술비 등을 '시간'으로 계산해 수천만원씩 줘가며 수리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청주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일남(36) 아이에스솔루션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반도체·LCD생산라인의관련 업계에 몸 담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10월 창업, 청주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그 후 아이에스솔루션은 국내 LCD업체의 고충을 덜기 위해 설비 유지보수 업계에 뛰어들어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노후한 국내 LCD 설비의 '의사선생님'으로 활약하고 있다.

◇업체별 맞춤 시스템 제작

국내 LCD생산 업체 가운데 D업체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여러 중소기업에도 LCD패널을 납품하는 가장 큰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설비들을 제어하는 시스템은 25년여 된 3대의 '임베디드 시스템(컴퓨터)'에 의해 구동된다.

3대 가운데 2대가 실질적으로 생산 설비를 제어하고, 나머지 1대는 예비용으로 보관된다.

지난 2014년 초 갑자기 설비가 멈춰버렸다. 설비의 작동을 제어하던 2대의 임베디드 시스템 가운데 1대에 오류가 생긴 것이다.

D업체는 부랴부랴 예비용 임베디드 시스템을 투입시켰고, 설비는 재작동 됐다.

문제는 오류가 생긴 임베디드 시스템을 수리해야 하는데, 일본의 제조업체는 '관련 사업부가 없어졌다. 응대해줄 수 없다'고 했다.

다급해진 D업체는 물어물어 아이에스솔루션의 문을 두드렸다.

김 대표는 D업체에서 사용하는 임베디드 시스템(컴퓨터)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녔다.

우선 시스템을 찾아야만 D업체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입력시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된 지 25년이나 지난 시스템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천만 다행으로 국내 한 업체의 연구소에서 1대를 찾을 수 있었다.

시스템을 찾고나서 바로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갔다. D업체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에 맞게 프로그램을 해야만 했다.

지난 2014년 설 즈음부터 시작된 프로그램 제작이 1년 가까이 걸렸다.

지난 해 초에야 D업체의 시스템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D업체에 넘겨줬다. 아이에스솔루션은 D업체에 '또 하나의 심장'을 선물한 것이다.

김 대표는 "정확한 시간에 맞춰서 모든 기계들이 동작할 수 있도록제어하는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만드는 게 일"이라며 "1년 가까이 시간을 투입해 한 업체의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제작해 두면, 다음번 그 업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보름 정도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LCD제작 설비의 세대교체

국내 LCD업체의 설비엔 구형 Storing Medium(저장매체)이 사용된다.

설비 자체가 수십년 전 제품이기 때문에 현재의 저장매체를 사용할 수 없고, 설비 제작 업체는 일반인 대상이 아닌 특수업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체제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구형 설비들에 사용되는 저장매체는 SCSI(스카시) 방식의 하드디스크다.

현재 통용되는 일반적인 하드디스크와 생김새는 같지만, 산업용 컴퓨터와 연결되는 pin(핀) 방식이 다르다.

아이에스솔루션의 'is Raid'. 구형 스카시 하드디스크가 아닌 SSD방식을 채택해 LCD제조 현장의 위기 대응력과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다.

ⓒ 성홍규기자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하드디스크나 SSD(Solid State Drive)는 sata방식으로 새끼손가락만큼 가는 전선 하나로 컴퓨터와 연결되지만, 스카시 하드디스크는 수십개의 핀이 돌출된 넓적한 케이블이 사용된다.

스카시 하드디스크는 전 세계적으로 단종된 상태로, 새 제품을 구할 수 없다.

아이에스솔루션은 구형 설비에서 스카시 하드디스크가 아닌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SSD를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LCD업체의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담긴 스카시 하드의 정보를 SSD에 그대로 복제해, 복제된 SSD로 산업 설비 시스템을 구동하는 것이다.

안정성도 높였다.

SSD를 2개 장착해서 '자가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1번의 SSD에 기록되는 정보가 2번의 SSD에 동일하게 저장되고, 1번 SSD에 문제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2번 SSD가 시스템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문제가 생긴 1번 SSD를 제거한 뒤 새로운 SSD를 장착하면 2번 SSD의 정보가 새로운 SSD에 똑같이 복사된다.

두 개의 SSD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이와 같이 즉시 조치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에스솔루션은 'is Raid'라고 이름 붙인 이 장비를 현재까지 220대 납품했고, 테스트용으로는 60대가 풀려 있다.

수십년간 정체된 LCD 제작 설비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장비는 지난 2015년 4월 정부 R&D지원사업의 일환인 '2015년 창업선도대학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사업'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단종된 스카시 하드디스크 저장매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 업체는 물론 대만 업체에도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에스솔루션은 이 외에도 산업용 설비에서 사용되는 검사기용 램프와 램프하우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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