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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지구의 온난화로 우리나라의 기후가 머지않아 아열대 기후로 바뀐다는 예측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난 겨울의 시작은 유난히 따뜻하여 내년 농사에 병충해가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갑작스러운 강추위가 몰아닥쳐 제주도와 서해안 지역의 폭설로 큰 피해를 입기도 하였다.

한반도에서 삼한사온의 겨울 날씨가 사라진지도 꽤 여러 해가 되었다. 아무리 추워도 조금만 참으면 금방 풀리곤 하여 희망을 잃지 않았는데 이제 그러한 정겨운 기대도 하지 못하게 되니 옛 날씨마저 아쉽기만 하다. 해마다 기상이변이 잦아져 겨울이면 추위와 폭설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게 되고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해 소식은 우리를 더욱 걱정스럽게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방문하는 지역의 지명이 낯설게 느껴지고 발음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를 연상하게 되는 지명을 대하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게 생각하게 된다. '아니 그런 이름의 지명도 있는가?'하고 호기심을 갖게 하며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지명이 우리 충청북도에도 여러 곳에 있다. 지난 번에 단양의 대가리와 제천의 월굴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추운 날씨에 필수품인 목도리와 장갑을 연상케 하는 목도리와 장갑리에 대해서 그 지명이 생기게 된 유래와 어원을 살펴보고자 한다.

괴산군 불정면의 면소재지인 목도리는 본래 충주군 불정면의 지역으로서, 뒤에는 산이 높고 앞에는 들이 넓으며 괴강과 음성천이 둘러 있어서 조선시대에 이곳에서 말을 길렀으므로 목나루 또는 목도(牧渡)라 하였는데 고종 32년(1895년)에 괴산군에 편입되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가야일리, 가야이리, 가야삼리와 충주군 율지면의 놀미동 일부를 병합하여 목도리라 하였다고 한다. 불정면 면사무소를 이곳으로 옮긴 후 번성한 마을이 되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고 우체국, 경찰지서가 있는 큰 마을이 되었으나 근래에는 다른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목도(牧渡)란 무슨 의미를 가진 이름일까?

목도(牧渡)는 '목나루'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므로 '도(渡 : 물 건널 도, 나루 도)'는 불정면에서 괴강을 건너 감물면으로 가는 나루터를 가리키는 것임을 금방 알 수가 있다. 그런데 '목(牧)'은 글자 뜻에 맞추어 말을 기르던 곳이라고 전해지지만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한반도에서 말을 방목했다는 기록을 찾을 수가 없으므로 다른 말에서 그 어원을 찾아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지명에서 '목'이 쓰인 예를 보면 충남 금산군 진산면(珍山面) 부암3리에 '목골'이라는 곳이 있는데 마을에 큰 연못이 있어 못골이 변하여 목골(목동)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금산군 추부면(秋富面) 용지리의 못골은 용지리에서 가장 큰 마을로 큰 못이 있었으므로 못골이라 하였으며, 못골이 변하여 목골이 되었고, 한자로 지동(池洞)이라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목도 지역에는 지명으로 정착될 만한 큰 연못이 없으므로 '못(池)'에서 어원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하겠다.

전남 완도군 보길면 정동리(亭東里)의 달뜬목은 '달이 떠 오르는 언덕에 위치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강원도 영월군 중동면(中東面) 녹반리(碌磻里)의 장구목재는 지형이 장구의 목 부분처럼 생긴 고갯길을 가리키고 있다.

여러 지역의 지명에 쓰이고 있는 '노루목'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글자대로 해석하여 '노루가 많이 다니는 지역'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지명학자들에 의하면 '느르목'(경사가 늘어진, 완만한 언덕 길)에서 온 말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타당성도 있다고 하겠다. 이들 지명에 쓰인 '목'은 '여울목, 길목'의 '목'과 같은 말로 '두 지역 사이를 이어주는 길'의 의미를 지니는데 지명에서 두루 쓰이는 것으로 보아 '목도'의 어원으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목도(목나루)'는 불정면 지역과 감물면 지역을 이어주는 나루이므로 지명으로서의 유연성이 가장 크다고 하겠다.

따라서 '목도'란 '두 지역을 이어주는 나루'로서 매우 주요한 교통의 요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므로 지명으로 정착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음차만 했을 뿐 엉뚱한 훈(訓)을 지닌 한자를 사용함으로써 혼란을 주게 된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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