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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8.26 11:06:35
  • 최종수정2015.09.03 14:48:3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 사직동에 위치한 커피숍 '까페이상'를 운영 중인 박재홍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21. 청주 사직동 '까페이상' 박재홍 대표

까페이상 박재홍 대표가 사직동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전엔 야식 배달을 했어요. 원래는 야식집을 차리고 싶었고요. 야식집을 먼저 차려 돈을 번 후 커피 가게를 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3년 전 너무 힘든 시기가 찾아왔어요. 꿈이고 뭐고 무작정 망가지고 싶다는 생각만 들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커피 가게를 확 저질러 버린 거죠. 모은 돈을 다 까먹을 요량으로요. 그런데 그 비관적인 소망마저 뜻대로 안 되더라고요. 망할 작정으로 시작한 가게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청주가 좋아요. 사람들도 여유도 있고. 그래서 도시 자체가 느릿하기도 하고. 그런 면이 핸드드립과 맞아떨어지는 도시라고 생각해요. 사실 청주만큼 로스터리 가게가 많은 곳도 드물 거예요. 도시 규모를 생각하면 정말 넘쳐나는 수준이거든요. 집에서 직접 커피콩을 볶아 내려 먹는 사람들도 많고. 이런 점에서 청주가 서울보다 커피 본연의 문화는 더 발전했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지역에서 흉내 낼 수 없는 청주만의 커피 장점이 있어요. 그건 바로 물맛이에요. 단언컨대 청주의 수돗물 맛은 전국에서 최고예요.”

“커피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요. 독학으로 시작했죠. 책과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점점 온라인 커피 커뮤니티에 의지하게 됐고요. 그러다 어느 순간 모든 게 공허해지더라고요. 막연하게 남의 기술만 흉내 내서는 발전이 없다는 걸 그제야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온라인 팁들을 따라 한다고 내 것이 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카피일 뿐이죠. 진짜가 아니니까요.”

가게 한켠에 마련된 (손님 자리보다 넓은) 자신의 공간에서 웃고 있는 박재홍 대표.

ⓒ 김지훈기자
“가게 이름은 작가 이상과 전혀 무관해요. 그냥 ‘이상’일 뿐이에요. 메뉴도 이상하고, 공간도 이상하고, 주인도 이상하잖아요. 이상적인 커피 맛을 내고 싶고 맛 이상의 맛을 내고 싶기도 하고요. 굳이 작가랑 연관을 짓자면 ‘13인의 아해’ 같은 마인드랄까. 저도 13번 망할 각오를 했거든요. 제1의 커피숍이 망했다고 그리오, 제2의 커피숍도 망했다고 그리오?”

“한 번은 어떤 손님이 팥빙수가 달지 않다고 불만을 나타내셨어요. 그래서 ‘전 원래 단 걸 좋아하지 않고 설탕을 퍼부어서 팥을 쑬 수도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손님은 계산할 때 저를 노려보며 ‘너무 맛있어서 다 남겼다’며 팥빙수를 그대로 남기고 나가셨어요. 속이 많이 상했어요. 고민도 많이 했고요. 그래도 많은 설탕 쏟아 부으면서 손님을 끌고 싶진 않아요.”

“현재는 강원도서 생활하고 있는 여선생님 부부가 기억에 남아요. 부인이 연수로 1년 간 청주에서 머물게 됐는데 남편까지 청주로 와서 안양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더라고요. 연수가 끝나자 부인은 다시 원주로 발령을 받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또 원주 근교로 집을 얻는다고 하시는 거예요.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불편함을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 사랑이잖아요. 그런 분들이 이 공간에 머물면 가게 전체 분위기가 달라져요.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 순간을 각별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존재감이 정말 남다르거든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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