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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17 17:26:03
  • 최종수정2015.05.17 17:26:03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청주에서 무심천(無心川)은 문화와 예술과 환경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도시가 도심의 하천을 복개한 반면 청주는 무심천(無心川)이 노천 하천이다.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무심천의 청주대교에서 금천동까지 이어지는 두 갈래의 하천도로 중 하나를 폐쇄시키는 데 성공하였으며 70년대부터 불어닥친 경제 개발의 여파와 대청댐의 건설로 인한 수량 감소로 무심천이 심하게 오염되었는데 대청댐 물을 끌어들이고 하수 처리 시설의 설치 등 많은 노력을 한 끝에 이제 무심천은 물고기와 철새들이 몰려들고, 놀이와 건강을 위해 시민들이 모여들며, 문화와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도심의 쉼터로 변모하였다.

무심천(無心川)의 변천 과정을 기록으로 살펴보면 통일신라시대에는 남석천(南石川), 고려시대에는 심천(沁川), 조선시대에는 석교천(石橋川), 대교천(大橋川), 그리고 일제강점기에는 무성뚝 또는 심천이 지역에 따라 불리다가 하천의 유로가 자연적으로 또는 인위적으로 심하게 변경되면서 무심천(無心川)으로 굳어져서 오늘날까지 불려온 것이다.

중앙공원의 압각수에 얽힌 이야기를 보면 무심천은 홍수로 유로가 바뀌고 하상이 몇 길로 깊게 파였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본래의 다리는 홍수로 떠내려가고 유로는 남문에서 북문을 관통하여 깊은 내가 생겼으므로 그때 사람들이 명하기를 지프내(깊은내)라 불렀고 한자로는 심천(沁川)으로 기술했다. 이때 대홍수로 범람하여 하나는 지금의 사직동으로 곡류하고 또 하나는 우암산변을 거쳐 내덕동을 곡류하여 신봉동 명심산에서 합수하여 본류를 이루는 것이 옛날의 유로였다. 1906년의 대홍수때 청주가 물바다가 되자 일인들은 정지작업과 제방공사를 하여 새로 막은 제방이름을 무성뚝 또는 무심뚝이라 불렀으며 지금의 무심천의 유로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무심뚝은 무심천의 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미 무심천이라는 명칭이 주민들에게 굳어졌음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무성(武城)뚝 안으로 흐르는 심천(沁川)'이라는 의미의 '무심천(武沁川)'이 변한 것이라는 설도 '무성뚝'이 지형지물로서 무심천과는 달리 독자적인 지명으로 굳어진 것이라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으나 무성뚝이 결국 무심천의 둑인 무심뚝(무심천의 둑)에서 변형된 것으로 본다면 무심천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과정은 전혀 다르게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

영동 심천(深川)의 옛 이름이 '깊은 내'라는 의미의 '지프내'인 것처럼 무심천이 고려시대에 '심천'이라 기록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지프내'라는 이름이 오래 지속되다가 후대에 한자로 표기되었다면 '심천(深川)'으로 표기하는데 그칠 수도 있었겠으나, 청주지역은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이라서 일찍부터 한자로 기록할 필요성이 있었으므로 '심천'이라 표기하였으나 그 당시는 한자가 널리 사용되기 전이므로 일반 주민들은 '심천'으로 부르는 것만으로는 그 의미 전달이 잘 안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물이 깊은 내'라는 의미로 앞에 '물'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지명에서의 '물'은 어미에서는 '미'로 발음되지만 어두에서는 '무논'(물이 있는 논)처럼 '무'가 되므로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심천'보다는 '무심천'이 빈번히 사용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지명의 일반적인 형성 과정에서 볼 때 가장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요약해 보면 무심천(無心川)은 남석천(南石川), 석교천(石橋川), 대교천(大橋川) 등으로 불렸으나 다리를 가지고 지은 이름은 부분적으로 불리다가 소멸되어 널리 쓰이지 못하였고 고려시대부터 홍수로 인하여 청주읍성 아래를 깊게 파고 흐르는 하천이었므로 양반들의 한자 기록으로는 '지프내'라는 의미의 심천(沁川)으로 표기되었으나, 하층 주민들에게는 의미 전달이 잘 안되므로 '물이 깊은 내'라는 의미로 '물'이 앞에 첨가되어 일반적인 지명 표기상 '무'로 표기됨으로써 '무심천'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주민들에게 널리 쓰인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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