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재혁

청주상당경찰서 분평지구대

'분노'. 요즘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다.

올해 들어 삼단봉사건, 이별통보 애인을 차로 밀어버린 사건, 세종시와 화성시에서 발생한 두건의 총기난사 사건과 같이 사건들이 계속해서 보도되며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불안하게 하고 있다.

매스컴이나 인터넷에서 사건 설명을 하며 피의자들이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한국심리학회의 심리학용어사전에 따르면 '분노란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정서 중의 하나이다. 분노 조절이란 분노를 지배하고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분노에 대한 건전한 반응이란 상대편을 해치거나 손상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신체적, 심리적 불균형 상태로부터 다시 평안을 회복하고 분노 상황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을 달성하게 하는 반응이다'라는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분노자체가 문제는 아닌 것이다. 그 정상적인 감정이 상대방을 해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마저 손상시키는 비정상적인 행태로 나타나는 것이 문제이다.

요즘 사회가 분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분노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상당히 많은 숫자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발생한다. 그 많은 사건들 중에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을 수 있고, 그냥 소소한 일상에 지나칠 일들도 많을 것이며, 강력범죄사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모두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지도 않을 것이고, 방송에서도 그 중에서 선별해 보도하고 또한 관심을 끄는 제목을 뽑아 경쟁적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경향은 방송이나 언론뿐만 아니라 정치, 기업, 사회,문화 등 우리나라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어릴 적 읽은 책에 '어느 나그네가 길을 가는데 길 가운데 작은 돌맹이가 있어 발로 찼는데, 움직이진 않고 커져서 계속 차고 때리고 했더니 나중에는 길을 꽉 막아버릴 정도로 커졌다. 그때 지나가던 스님이 말하기 "그 놈은 화라는 도깨비인데, 가만 내버려두면 작아지지만 건드리면 계속 커져 사람을 삼켜버리는 괴물이 된다"고 하였고 그 말을 들은 나그네가 그냥 두고 떠났더니 다시 작아졌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화'가 자신의 마음속에서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바이러스나 질병처럼 분노,증오, 불안, 공포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타인에게도 쉽게 전파된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타인을 억압하고 착취하고, 갈등을 조장하여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꼭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극히 일부였고 이제까지의 사회를 이끌어오고 우리가 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 이해하고 도움을 주며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그렇게 중심을 잡고 끌고 왔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몇몇 나쁜 사람들이 분노를 조장하고 부추긴다고 분노에 휩싸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 자신까지 그 "화"라는 도깨비에 잡아먹히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감정의 전파는 부정적인 감정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믿음, 친절, 웃음, 존경, 배려, 사랑 등의 긍정적인 감정도 젖은 한지에 떨어진 먹처럼 은근하고 아름답게 퍼진다.

문을 열어놔도 도둑이 들지 않는다면,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굳이 높은 담장에 CCTV에 개인경호를 둘러쳐 놓고도 불안해 잠도 못자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사회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강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민이 좀 더 현명해져서 '화'를 조장하는 나쁜 기업, 정치인, 매스컴에 현혹되지 말고 그들이 바른 길로 가도록 해야 한다.

오늘 내가 베푼 친절이 언젠가 나의 자손에게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또 오늘 내가 누리는 복이 부모님께서 쌓으신 덕분이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화를 조장하는 사회'에서도 화의 노예가 되지 않고 가족, 이웃과 배려와 나눔, 소통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 그러한 사람들로 우리나라가 가득 차기를 바란다.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