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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충청북도 문화예술과 문화재팀장

온갖 꽃이 만개하는 4월을 맞이하여 나들이를 떠나는 도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따사로운 봄볕을 따라 찾아간 충북의 산천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비단 봄꽃만은 아니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면 어김없이 문화재가 자리 잡고 있어서 봄꽃과 함께 그곳을 찾는 이들을 반겨주고 있다.

충청북도 전역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산재한다. 옅은 녹색 빛이 감돌기 시작한 산등성이에서도,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들판 어귀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한 마을 한켠에서도 손쉽게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도내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문화재가 무려 1000여 건에 달한다.

흔히 문화재라고 하면 경복궁이나 불국사처럼 깨끗하게 정비된 모습을 떠올리지만, 실상 우리 주변의 문화재 중 경복궁처럼 전담 인력을 두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더욱이 충청북도에 있는 문화재 전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며, 때로는 숙련된 기술자를 요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소수의 문화재 담당 공무원만으로 모든 문화재를 관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충청북도는 2011년부터 문화재 돌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문화재 돌봄사업은 문자 그대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화재를 돌보는 사업이다. 어머니가 아이를 돌볼 때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미리미리 살펴보고, 더럽혀진 곳은 닦아주고, 상처 난 곳이 있으면 약을 발라주거나 의사에게 데려가는 것처럼 문화재 하나하나를 관리한다.

2015년 돌봄사업 대상 문화재는 총 500개소로, 충북 전역을 6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일상관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외 전문 모니터링팀, 경미보수팀을 구성, 운영 중이다. 특히 문화재 경미보수 및 전문 모니터링 분야를 강화하였다. 돌봄사업단 내에 보존처리전문가와 문화재수리기능자를 확보하여 문화재 훼손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중대한 문화재 훼손도 처음에는 작은 갈라짐에서부터 시작한다. 만일 처음 갈라짐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파악하고 조치한다면 더 큰 훼손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 모니터링을 통해 문화재 훼손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여 제거하고, 경미한 훼손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신속히 복구하는 것, 이것이 문화재 돌봄사업이 추구하는 제일의 목표이다.

문화재 주변 환경정비도 돌봄사업의 일환이다. 아무리 가치 있는 문화재라 해도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 가치를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문화재가 가진 가치를 관람객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관람 환경을 청결히 유지하는 활동 역시 문화재 돌봄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아직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보존 가치가 충분한 비지정문화재 42개소에 대한 관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어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아이가 올곧게 자라나듯, 문화재도 도민들의 사랑과 지속적인 관리의 손길이 닿아야 본연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재 돌봄사업을 통해 충청북도의 문화유산이 찬란한 빛을 발하며 후세까지 전달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문화재 훼손신고나 관리가 필요하면 ☎268-9960(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문화재 돌봄사업센터)으로 전화 주시면 문화재 119가 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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